1980년 미국의 CNN이 24시간 뉴스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24시간 동안 뉴스를 할 일이 있는지도 의문이었고 누가 24시간 내내 뉴스를 볼 일이 있는지 의아해 했다고 합니다. 그게 가능한지도 의문이었을 것입니다. 보통 하루에 대여섯번씩 간추린 중요 뉴스만 다루는 것이 보통이니 사람들은 중요한 뉴스 한 두개만 가지고도 하루종일 얘기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24시간 동안 뭘 방송할지 이해하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게다가 방송사의 수익 구조가 가능한 일인지도 비즈니스 측면에서 모험이었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요? 세상은 생각보다 복잡다단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24시간 뉴스 채널을 예상보다 더 많이 보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삶이 단순하던 산업화 시절에는 하루종일 일하고 밤에 저녁먹고 잠들기 전에 TV로 뉴스를 보는 것이 전부였고 대부분 종이로 된 신문을 항상 들고 다니며 읽곤 했던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세상이 발전하고 우리의 삶도 많이 바뀌어 근무 시간도 제각각이고, 아예 밤에 근무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각자 관심 분야도 천차만별이고, 각자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다르고, 각자 이루고자 하는 욕망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다뤄야 할 뉴스의 양과 범위가 폭증하게 되고, 각자의 성향에 맞는 채널을 선택할 수 있는 폭도 넓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가짜뉴스가 순식간에 전 국민에게 퍼지기도 하고, 팩트체크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통상 뉴스라고 하면 어떤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하면 육하원칙에 따라 사실만 보도하면 그만인데 언론사들의 경쟁으로 거기에 자신들만의 해석과 분석을 더하기 시작하면서 시청자나 독자들에게 몰랐던 정보를 가르쳐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없던 여론을 형성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나는 대통령에 관심없고, 욕한 적도 없는데 뉴스에서 비판하는 것을 보니 왠지 싫어지고 같이 욕하게 만드는 효과가 분명한 것 같습니다.
태양광 업계에 있다보니 이런 언론의 영향력에 대해 피부로 실감하고 있습니다. 이명박과 박근혜 시절부터 추진해오던 태양광 사업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부작용이 속출하여 규제하기 시작했는데 조중동이 태양광에 대한 정부와 대통령 비판 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하면서 태양광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급속도로 퍼졌습니다. 시골 어르신들을 만나 사업 얘기를 꺼내기도 전에 태양광에 대한 가짜뉴스를 먼저 말씀하시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전 세계가 태양광에 집중하고 있는데 유독 우리나라는 태양광 하면 나라가 망할 것처럼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정권이 바뀌고 조중동은 어떤가요? 더 이상 태양광에 대한 비판 기사가 없습니다. 어차피 안 할 것이기 때문에 관심도 없는 것이죠. 원자력 발전소 얘기만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습니다. 핵폐기물 처리장이 부족해져서 이제 새로운 처리장 부지를 확보해야 하는데 지켜보겠습니다. 그렇게 안전하고 친환경인 원자력 발전소인데 핵폐기물도 감당하실 수 있는지 지켜보겠습니다. 좁은 땅 덩어리에 무슨 태양광이냐고요? 핵폐기물 처리장 하나 만들면 방사능 원소의 반감기인 10만년 동안 사람이 접근도 못하는 부지가 생기고 점점 넓어지는데 좁은 땅 덩어리에 그건 괜찮으신가 봐요?
여하튼 언론은 그래서 중요하고 여론을 어떻게 형성하고 싶어하는지 우리가 먼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찾은 곳이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빅카인즈라는 사이트입니다. 이곳은 언론 기사를 분석해주는 곳인데 매우 체계적이고 객관적으로 언론을 바라볼 수 있고 한 눈에 분석 결과를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가입만 하면 원하는 키워드로 우리나라 언론 전체의 관련 기사를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사이트 링크는 다음과 같습니다.
저는 빅카인즈에서 일주일에 한 번 전체 언론이 다룬 기사들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모두가 관심 갖고 있는 사회적 이슈는 무엇인지, 언론이 어떤 여론을 형성하고 싶어하는지에 대한 동향을 살펴볼 생각입니다. 저작권과 관련하여 빅카인즈는 분석 결과는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라고만 밝히면 되고, 기사의 본문과 사진은 안 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저는 분석 결과를 보고 여론의 동향, 즉 세상에 대한 관심사를 파악하고자 합니다.
2022년 4월 1일 언론들의 주요 키워드를 워드클라우드로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참고로 주황색은 인물, 민트색은 장소, 파란색은 기관을 의미합니다. 분석 결과 중 빈도수(키워드가 포함된 뉴스건수)가 높은 순으로 30개만 골라서 어떤 이슈인지, 왜 이런 기사가 나오게 된 것인지에 대해 짧게 정리해봤습니다.
순위 | 키워드 | 분류 | 타입 | 빈도수(키워드가 포함된 뉴스건수) | 관련 이슈 |
1 | 미국 | 전체 | 장소 | 624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바이든 대통령의 비축유 방출 소식 관련 |
2 | 한국 | 전체 | 장소 | 480 | 코로나19 최초 엔데믹 가능성 세계적 관심 관련 |
3 | 윤석열 | 전체 | 인물 | 390 | 인수위, 여성가족부 폐지, 제주 4.3 기념식, 김건희 수사 관련 |
4 | 우크라이나 | 전체 | 장소 | 362 | 러시아와의 전쟁 관련 |
5 | 인수위 | 전체 | 기관 | 360 | 금융감독원 업무보고, 임대차 3법 폐지 관련 |
6 | 경기 | 전체 | 장소 | 343 | 유승민 경기지사 출마, 코로나19 등 관련 |
7 | 더불어민주당 | 전체 | 기관 | 266 | 송영길 경기지사 출마, 공군기 훈련 중 충돌 사고 등 관련 |
8 | 국민의힘 | 전체 | 기관 | 251 | 유영하 대구시장 출마, 지방선거 공천, 장애인 단체와의 갈등 등 관련 |
9 | 러시아 | 전체 | 장소 | 246 |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
10 | 대통령직인수위원회 | 전체 | 기관 | 240 | 금융감독원 업무보고, 임대차 3법 폐지 관련 |
11 | 경기도 | 전체 | 기관 | 216 | 유승민 경기지사 출마, 코로나19 등 관련 |
12 | 문재인 | 전체 | 인물 | 215 | 공군기 훈련 중 충돌 사고, 김정숙 여사 옷값 등 관련 |
13 | 국회 | 전체 | 기관 | 211 | 대우조선 인사 논란, 여성가족부 페지, 인수위 등 관련 |
14 | 중국 | 전체 | 장소 | 200 | 상하이 봉쇄, 원자재 가격 폭등 우려 등 관련 |
15 | 부산 | 전체 | 장소 | 189 | 코로나19 관련 |
16 | 일본 | 전체 | 장소 | 166 | 교과서 왜곡, 모나미 창업주 별세 등 관련 |
17 | 청와대 | 전체 | 기관 | 165 | 한수원 사장 연임, 김정숙 여사 옷값, 공군기 훈련 중 충돌 사고 등 관련 |
18 | 유럽 | 전체 | 장소 | 139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월드컵 예선 관련 |
19 | 민주당 | 전체 | 기관 | 129 | 송영길 경기지사 출마, 공군기 훈련 중 충돌 사고 등 관련 |
20 | 대전 | 전체 | 장소 | 126 | 한화 이글스 신축 야구장 추진 불투명, 대전시장 안철수 인수위원장 면담 등 관련 |
21 | 대구 | 전체 | 장소 | 124 | 유영하 대구시장 출마, 홍준표 대구시장 출마 등 관련 |
22 | 서울시 | 전체 | 기관 | 122 | 현대산업개발에 영업정지 8개월 처분 관련 |
23 | 수도권 | 전체 | 장소 | 122 | 동탄-청주공항 광역철도 사전타당성 조사 착수 예정,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 혁신도시 2차 이전 관련 |
24 | 인천 | 전체 | 장소 | 122 | 김건희 비판 현수막 시민 압수수색 관련 |
25 | 영국 | 전체 | 장소 | 116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월드컵 예선, 한미약품 영국 자동조제기 시장 진출 관련 |
26 | 통의동 | 전체 | 장소 | 107 | 인수위 업무 관련 |
27 | 경남 | 전체 | 장소 | 106 | 공군기 훈련 중 충돌 사고 관련 |
28 | 대한민국 | 전체 | 장소 | 105 | 신구 정권 기싸움, 지방선거, 월드컵 조추첨 관련 |
29 | 제주 | 전체 | 장소 | 100 | 4.3 희생자 추모 관련 |
30 | 검찰 | 전체 | 기관 | 98 | 법무부 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윤석열 정부 검찰 공화국 우려 관련 |
하루 안에 미국이라는 키워드가 포함된 기사가 624개에 달합니다. 제가 분석한 시간 이후로 더 추가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은 TV든, 스마트폰이든, PC든, 어떤 환경에서건 언론이 만드는 여론에 노출되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상황에서건 언론에 흔들리지 않는 굳은 심지를 가지시길 희망합니다. 지금까지 빅카인즈로 바라본 이슈와 세상이었습니다. 다음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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