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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엔지니어]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의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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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저는 글을 매일 쓰고 있지만 블로그에는 한 달 정도 후에 등록되도록 관리하고 있어서 최신 사회 이슈에 대한 의견을 쓰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미 시간이 지나버린 이슈에 대해 마치 지금 방금 소식을 접한 사람처럼 글을 쓴다는 오해 때문입니다. 그래서 글의 소재도 일반적인 내용이거나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쓰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도 나름 중요한 부분이겠지만 그래도 여러 방면의 사회적인 이슈에 관심이 많은 저로서는 그때 그때 해당 이슈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기록해두는 것을 못하니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현재 이슈에 대해 완전히 글을 안 쓰는 것도 그렇고, 쓰긴 쓰되 제가 우려하고 있는 오해에 대한 스트레스를 제가 안 받으면 그만인 것 같습니다. 좀 늦게 쓰면 어떻고, 남들이 철 지난 얘기를 이제와서 왜 쓰는 거냐고 오해의 시선으로 보는 것은 또 어떻습니까. 저만 아니면 되는 것이고, 시간이 지나도 이슈에 대한 제 생각이나 통찰에 문제만 없으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가장 뜨거운 이슈는 대한민국을 포함한 전 세계 경제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 중이라는 것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지난 3년간 전 세계는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재난 상황에서 각자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쳐왔습니다. 경제의 가장 중요한 한 축을 담당했던 유동 인구가 급감하면서 위기를 맞은 국가들과 산업 분야들이 속출하게 되니 경제 위기를 막기 위해 국민들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거나, 기업들과 소상공인들에게 무상 대출을 지원하는 식으로 시중에 막대한 돈을 풀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단 돈부터 풀어 경제 위기를 막는 것은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당시로써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은 분명합니다. 어쨌든 일시적이지만 돈을 풀었으니 화폐가치가 떨어지고, 환율도 떨어지고, 금리가 곤두박질 치고, 부동산이 급등했으며, 주식시장과 암호화폐 시장도 유례없는 호황을 맞았습니다. 너도나도 영끌로 빚을 모아 부동산, 주식, 암호화폐에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방송과 유튜브에 자칭 전문가들이라는 사람들이 나와 이런 추세를 더욱 부추겼습니다. 가끔씩 어떤 전문가들은 금융 위기가 오고 있으니 조심하라고 경고하거나, 아예 투자하지 말 것을 권하는 이까지 있었지만, 다들 콧웃음 치며 한 귀로 흘려 버렸습니다.

 

결국 그 끝은 인플레이션이었습니다. 물가 인상을 우려하여 가장 먼저 세계 경제의 중심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FRB, Federal Reserve Board)에서 잇따라 금리 인상을 발표했습니다. 자이언트 스텝과 빅스텝 같이 듣도 보도 못했던 금리 인상 관련 용어들이 뉴스를 통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어서 한국은행에서도 미국의 금리 인상 때마다 기준 금리를 인상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지금 사태의 모든 시작은 인플레이션 우려였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 인상이 첫 신호탄이었던 것 같습니다. 금리가 갑자기 급등하고 나서 시장은 급격히 경색되었습니다. 화폐가치가 상승하니 환율이 급등하고, 대출 이자가 상승하니 영끌로 집을 샀던 사람들이 곡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락 중이며, 주식시장과 암호화폐 역시 급락 중입니다. 한마디로 부동산, 주식, 암호화폐 등의 투자를 포기하고 현금 보유액을 늘려 금리가 오른 시중 은행으로 돈이 몰려들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신문 기사로는 주식시장의 총 투자 금액이 연초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원-달러 환율도 하락 중이라고 합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지 9개월만에 일어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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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조금은 불식된 느낌입니다. 물가 폭등도 어느 정도 잡힌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닙니다. 금리의 갑작스러운 인상에 의한 후폭풍도 있을 수 있습니다. 금리 인상으로 돈줄을 죄어놨으니 소비자들과 투자자들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부동산 가격과 주식시장은 폭락할 수도 있습니다. 높은 금리로 인해 부동산에 아무도 투자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고, 미국 금리가 한국 금리보다 높다면 한국 증시에 물려있는 투자금이 미국으로 빠져나가면서 폭락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미국의 금리 인상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나라들까지 나오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릅니다. 이미 스리랑카는 대통령이 나라를 버리고 해외로 도주한 상태이니 몇 나라가 더 나올지 지켜봐야 할 일입니다. 이러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얼마나 더 지속될지, 얼마나 더 커질지 아직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저와 같이 집도 없고 절도 없는 사람들은 이렇게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강한 바람이 불면 납작 엎드려 바람이 지나가길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바람에 몸을 싣고 이리저리 날아다니거나, 때로는 바람을 거스를 줄 아는 힘과 여유를 갖기에는 아직 잘 나는 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잘 날지도 못하면서 어설프게 점프 한 번 했다가 바람에 휩쓸려 날아가는 사람들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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