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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엔지니어] 블랙 아웃과 화이트 아웃, 그리고 기후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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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기후 변화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제가 글을 쓰는 지금 미국과 캐나다가 혹한과 눈폭풍 (blizzard)으로 그야말로 아비규환 (阿鼻叫喚)입니다. 특히 미국의 오하이오주, 캔자스주, 뉴욕주에서 폭설과 혹산으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오늘 신문 기사로는 영하 48℃에 60cm의 적설량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그 와중에 시속 100Km/hr (초속 약 27m/s)의 강풍까지 불어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중서부에서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사이클론이 피해를 더욱 키우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뉴욕은 100여년 만에 가장 추운 크리스마스를 기록했고 약 200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도 있었습니다. 캐나다도 온타리오주와 퀘백주에서 수십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고 토론토, 오타와, 몬트리올을 잇는 모든 열차가 크리스마스에 운행이 중지되면서 피해가 커졌습니다.

이와 같이 대규모 정전 사태를 블랙 아웃 (blackout)이라고 해서 두 단어를 아예 합쳐서 한 단어로 사용합니다. 완전히 주변이 깜깜해져 버린다고 해서 붙여진 용어입니다. 전력 수요량을 공급량이 따라가지 못할 때 벌어지기도 하는데 때로는 이와 같이 재난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바깥은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도저히 나갈 수가 없는데 집안이 정전이 되면 난방도 안 될 뿐만 아니라 음식이나 음료 섭취도 어려워지고 응급 상황 시 구조대가 갈 수도 없으니 자신의 집에서 동사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혹한과 폭설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현재까지 미국과 캐나다에서 사망자가 50명 가까이 나왔다고 하는데 얼마나 더 나올지 예상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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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미국과 캐나다의 눈폭풍으로 인해 처음 알게 된 용어가 있습니다. 바로 화이트 아웃 (whiteout)입니다. 블랙 아웃과 마찬가지로 두 단어를 하나로 합쳐서 사용하고, 눈으로 인해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을 이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눈이 얼마나 많이 와야 화이트 아웃이라는 말을 사용할 정도가 될지 감히 상상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미국 신문에는 아예 현재 미국의 상태를 ‘blizzard whiteout’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차를 몰고 가다가 화이트 아웃 상황에 고립되어 차 안에서 그대로 사망한 사람들도 있다고 하니 정말 듣기만 해도 무섭습니다.

한 가지만 발생해도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야 할 정도로 무섭고 두려운데, 하물며 불랙 아웃과 화이트 아웃이 동시에 왔으니 말 그대로 설상가상 (雪上加霜)인 상황입니다. 부디 큰 피해 없이 지나가길 간절히 바라고 또 바라봅니다. 지금은 모두가 희망을 잃지 않고 다같이 기도해주는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자연 앞에 인간은 이렇게 항상 무기력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서 감히 평소에 자연을 파괴하며 살았으니 자연은 우리에게 기후변화라는 복수를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전 세계가 기후변화를 멈추거나 늦추려고 각종 제도를 쏟아내고 있고, 전 세계가 모여 교토의정서, 파리 기후 협약 등으로 규제를 포함한 약속까지 했습니다. 그래도 아직 멀었나 봅니다. 자연은 아직 화가 많이 난 상태인 듯 합니다. 당장 시급한 과제는 바로 화석연료에 의한 이산화탄소 배출입니다. RE100을 하든, 탄소배출권을 사고 팔든, 탄소국경세를 매기든, 뭘 하든 당장 줄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지금과 같은 대형 재난을 계속해서 경험해야 합니다. 인류는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태풍, 폭설, 지진, 화산에 대해서만은 예방하거나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없습니다. 그저 예보나 잘하며 살아남기만을 간절히 바라는 수밖에 없습니다. 대기가 순환하고, 중력이 존재하고, 지구가 공전과 자전을 하는 한,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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