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엔지니어입니다. 토목엔지니어이고, 미국토목기술사, 토목기사, 태양광 기사, PMP 자격증을 갖고 있습니다. 매일 뭔가를 공부하며 저를 갈고 닦고 연마하고 있습니다.
저의 꿈은 엔지니어입니다. 이미 엔지니어인데 왜 꿈이 여전히 엔지니어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이렇게 답합니다. 저에게 엔지니어란 직업이 아닌 삶의 자세이자 태도이기 때문입니다. 직업을 관두는 그날까지 엔지니어로서 언제, 어디서, 어떤 프로젝트에 투입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자기 계발을 해야 하고 저를 최상의 상태로 만들어 두기 위함입니다.
제가 거의 매일 책을 읽는 이유도, 영어 공부를 하는 이유도, 프로그래밍 공부를 하는 이유도, 세상에 관심을 갖는 이유도 모두 저는 엔지니어이기 때문입니다.
아래의 글은 미국 기술사 (PE) 다음(Daum) 카페에 직접 게재한 글입니다. 엔지니어의 역할과 사회적 지위, 그리고 미국과 한국의 기술사 제도의 차이점 등에 대해 논한 것입니다. 카페에서 정해준 틀에 따라 제가 오랫동안 생각해오던 것들을 직접 정리했습니다. 많은 기술자들이 함께 고민하고 공유하고 때론 토론과 논쟁하며 우리들의 처우를 개선했으면 좋겠습니다.
1. 미국기술사(PE)취득시 배울 수 있는 점들
그들의 엔지니어링 시스템을 배울 수 있습니다. 어차피 기술력은 우리와 그들 사이에 큰 차이가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더 뛰어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기술사는 우리와 달리 Civil engineer에 하위 분야가 나뉘어 있지 않습니다. 이것은 대단히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에서는 대학에서 전공을 공부할 때 모든 기초 지식을 배우고 기사 자격증 시험 때 역시 모든 분야를 공부하게 됩니다. 하지만 취업할 때 이미 한 분야를 택해야 하고 해당 분야에 대한 기술사를 취득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평생 한 분야에만 매진하게 됩니다. 미국은 반대로 대학, FE, PE, 취업까지 모든 분야를 공부합니다. 실례로 국내 엔지니어링 회사가 해외 엔지니어와 합동 사무소에서 일하는 경우 해외 엔지니어는 단 한 사람이고 국내 엔지니어는 대여섯 명의 엔지니어가 함께 업무를 진행하게 됩니다. 이것은 대단히 비효율적입니다. 국내의 도로 및 공항 기술사들은 시험에 응시할 때 공항 관련 지식을 공부하는데 실제로 공항을 설계해본 기술사가 과연 몇이나 될지 생각해보면 심각성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비효율성은 비용 증대를 초래하고 해외 진출이 어려워져 고립화를 심화시키게 되므로 PE취득은 미국의 선진 엔지니어링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2. 한국 기술사 취득시 배울 수 있는 점들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비효율적임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배울 수 있는 점들은 있습니다. 동전의 양면처럼 단점이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시스템의 단점을 기술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 분야만을 집중할 수 있으므로 훨씬 높은 수준의 기술력의 재고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본래부터 분야의 세분화의 도입 취지 역시 그러할 것입니다.
3. 미국기술사(PE)취득 후 한국 기술사 전환에 대한 의견들 (2009년 이후로 전환 불가)
개인적으로 아직 국내 기술사 취득을 목표로 하고 있지는 않지만, 시류를 거스르긴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카페만 보더라도 하루에도 십수명씩 회원 가입을 요청하고 있는 상태이고 정도는 각자 다르겠지만 대부분 한국 기술사 전환에 대한 기대심도 있으리라 봅니다. 아무리 기술자적 양심에 호소를 하더라도 멋진 글로써 설득하기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앞으로는 우리 카페 회원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든 아니면 다른 모임이나, 사설 학원을 통해서 배출되는 PE가 생길 텐데 ‘많이 고민해 온 우리 카페 회원만 진정한 PE다’라고 하기엔 어려울 테니까 말이죠. 고민해 봐도 왕도가 없는 것 같아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앞으로 더욱더 고민해봐야 할 부분은 배출된 PE 들에 대한 지속적인 윤리교육이나 기술교육이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어떤 경로로 PE를 취득했던 간에 이들에 대한 관리 시스템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열정적이고 윤리적이던 엔지니어가 변할 수도 있는 것이고 한국 기술사 전환의 목적으로만 취득했던 엔지니어도 변할 수 있는 것이니 이러한 교육이야 말로 어쩌면 엔지니어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사료됩니다. 더구나 진취적인 엔지니어라면 취득한 자격증을 액자에 넣어서 사무실 잘 보이는 곳에 걸어놓는 것에 만족하리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미국 자격증을 땄으면 실제 미국 엔지니어들과 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언어의 벽을 넘지 못하고 과연 PE로서의 자격이 있는 것인지 고민이 많습니다. PE가 된다는 것은 세계 표준에 발맞출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일 겁니다. 몇 권의 책과 합격 레터 그 이상의 다른 노력이 필요하지요. 이같이 준비되어 있는 엔지니어라면 국내 기술사 전환에 무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4. 엔지니어 윤리의식의 필요성과 중요성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부분이 바로 이 윤리 의식입니다. 이것은 마치 10여 년 동안 도덕과 국민윤리를 배운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것과 같습니다. 즉, 엔지니어의 윤리의식을 강조하고 공부한다고 해서 이들이 ‘착한 엔지니어’가 되리란 보장은 아무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반드시 그리고 꾸준히 윤리 의식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직 갈 길이 멀긴 하지만 엔지니어들의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자발적으로 사회에서 롤모델(role model)이 되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변호사와 의사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 것이 우리들의 1차적인 목표입니다. 그들과 같이 우리는 전문직입니다. 하지만 고소득 전문직은 아닙니다. 따라서 돈이 목표라면 대한민국에서 엔지니어로 살아가기란 너무나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니 윤리의식이 부족한 엔지니어라면 당연히 돈을 쫓아가게 되어 있고 여기에서 사회 부조리가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윤리의식에도 한계는 분명 있습니다. 교과서적으로 윤리의식을 가진 엔지니어라면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모든 부조리를 고발할 것입니다. 많이 사라졌다 해도 관례로 행해지는 것들이 아직 주위에 많습니다. 그렇다면 윤리의식을 우리는 현재 경험적으로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부조리는 많지만 고발할 수는 없으니 눈감아주고, 나만 비리를 저지르지 않으면 된다.’라는 것입니다. 윤리의식은 엔지니어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덕목이지만 현실에서 그 의식대로 실천에 옮기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앞으로 끊임없이 고뇌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5. 엔지니어 관련 시스템(제도)에 대한 의견들
미국의 업무 시스템에 관한 얘기해 보고 싶습니다. 미국의 엔지니어의 경우는 엔지니어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높습니다. 기초 교육 단계에서부터 지속적으로 높은 윤리관을 갖도록 교육되고 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지만, 엔지니어에 대한 신뢰도는 의사에 대한 신뢰도에 뒤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엔지니어가 검토한 성과품들이 매우 존중되고 있습니다. 의사에게 이번에는 이렇게 이렇게 수술해 달라고 요청하지 않듯이 엔지니어에게도 마찬가지의 절대적 신뢰와 존중이 기저에 있는 것입니다. 미국의 경우 프로젝트 초기 각 분야의 PE 들이 모여 몇 날 몇 일을 묵으며 회의를 진행해서 concept 을 잡습니다. 그리고 합의된 그대로 다음 단계로 진행하게 되죠. 각 단계마다 그 단계에 해당하는 설계대금을 받게 되고 그에 해당하는 정밀도로 설계를 진행합니다. 마지막 단계에 이르기까지 설계를 변경하기도 하고 조율하기도 하는 겁니다. 만약 concept 자체가 흔들리면 다시 돈을 받고 처음 단계부터 시작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공기며 공비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그에 대한 책임소재도 분명히 합니다. 처음부터 시스템적으로 진중하게 프로젝트가 진행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우리의 경우 투철한 서비스 정신으로 원하는 대로 몇 번이고 수정하는 것이 ‘갑에 대한 예의’로 인식되고 있는 실정이죠. 수정 분에 대한 ‘문서화’를 요구하는 것도 어려울뿐더러, 일일 작업일지를 작성해서 올려야 하는 등의 쓸데없는 서류작업도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미국의 경우는 프로젝트의 1부터 10까지를 모두 데이터화 해 놓습니다. 쉬운 예로 주고 받은 e-mail 은 처음 문제를 제기한 사람이 보낸 e-mail부터 여러 단계를 거쳐 마지막 사람이 받은 e-mail까지 그대로 남아 있게 됩니다. 각 section 이 “A”로 합의해 일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B”가 되어야 한다면 ‘어디서 잘못해서, 왜, 언제까지’ 등등이 분명해 집니다. 모든 문제점들이 수면위로 올라올 수 밖에 없습니다. ‘쉬, 쉬’해 가면서 처리하기가 힘들다는 얘기입니다. 정당하지 않은 ‘갑’의 요구로 혹은 인정에 의해 쉽게 설계가 변경될 수 있고, 이를 위해 다 같이 야근하고 철야 하고 하는 것은 우리 정서에는 맞을지 모르나, 역시 업무 선진화와는 다른 방향에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6. 공학과 과학 또는 다른 학문과의 관계에 대한 의견들
공학은 응용학문입니다. 순수 기초 학문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어쨌든 공학도는 순수 과학과 기초부터 공부하게 됩니다. 그리고 공학은 거의 모든 부분이 이미 전산화되어 있습니다. 정보, 통신, 컴퓨터 분야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습니다. 산업적 측면에서 토목 공학은 인프라스트럭쳐 (infrastructure)로 국가의 근간이 되는 사업을 주 업무로 합니다. 따라서 정치, 경제, 환경, 사회학에 대한 지식 역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7. 엔지니어 전문화와 기업의 종속에 관한 의견들
이번FE 준비를 하면서 신선하기도 하고 어렵기도 했던 분야는 여러 다른 분들처럼ethics 였습니다. ‘윤리’가 원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활과 밀접한 예제들을 통해 엔지니어로서의 자세를 한번 더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중 ‘엔지니어가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한 프로그램은 그 소유주가 엔지니어인가, 엔지니어가 소속된 회사인가, 발주처인가,?’ 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엔지니어가 기업에 종속되어서는 된다, 안된다는 문제는 제게 너무 어렵고 기업의 테두리 안에서 일을 해야 하는 엔지니어의 입장에서 보면 직원들이 어떻게 하면 지속적으로 ‘학습’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회사였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기업의 노력으로 창출된 정보와 기술력들을 체계적으로 공유한다면 그것이 바로 똑똑한 기업이 되겠지요. 그렇게 기업이 축척하는 정보와 기술력들은 엔지니어가 기업에 종속되어서 만들어 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것이야 말로 ‘win win’이 아닐까요?
8. 다양한 조직 내에서의 엔지니어의 현 주소
잠시 다른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배우자의 직업 선망순위에 토목관련 엔지니어가 꼴등을 차지했더군요. 다른 직업군은 상세히 그 이유가 기술되어 있었는데 엔지니어란에는 딸랑 한 줄로 “업무시간 불일정”. 이혼 사유라더군요.
일단 대학 내에서 토목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졸업장처럼 거의 대부분 토목 기사 자격증을 취득합니다. 졸업하기 직전까지 본인이 시공분야로 갈지, 설계분야로 갈지 결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일단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시공은 너무 힘들 것 같아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대학생 취업난인 현재 현장에서는 인력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설계로 선택했다 하더라도 분야가 많아서 어디로 갈지 다시 고민을 하게 되는데 결국 이력서를 모두 내보고 합격되는 곳으로 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실제로 소수의 상위 몇 %만이 자신의 진로를 학생 때 확실히 결정합니다. 이렇게 취업하더라도 10~20%는 취업 후 얼마 안되어 전직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취업을 하면 초급 기사로 박봉에 매일 야근에 주말 근무까지 하며 일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엔지니어로써 기술을 습득하고 공부하는 시간보다 CAD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는 것입니다. 경력은 쌓이는데 실제로 설계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CAD 업무에 지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누군가 직업이 뭐냐고 묻고 “토목 엔지니어입니다.”라고 대답하면 “오~~~ 대단한데.”라는 말을 들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돈도 못 벌고 고생만 하겠네. 다른 직업도 많은데 왜 하필.”이란 대답을 듣곤 합니다. 이게 진짜 우리의 현주소입니다.
인내로 버텨 경력이 쌓이고 진급을 하게 될 때는 여성 기술자들은 회사를 관두는 일이 생겨납니다. 국내 설계 회사에 여성 기술자가 과장이나 차장으로 진급하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요? 엄연한 현실입니다. 일단 진급을 한 기술자들이라도 기술사 자격증을 준비하기 전에는 여전히 CAD 업무를 하면서 문서 작업도 많아지게 됩니다. 이 기술사를 준비하기 전의 과정에서 박봉 때문에, 그리고 진급을 이유로 이직을 많이 합니다. 결혼하고 가정도 갖게 됩니다.
이제 기술사를 준비하게 되는데 여기서 또 난관이 있습니다. 회사에서 기술사를 준비하는데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공부는 누가 도와주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매일 야근에 주말 근무하는 사람이 쉽게 기술사를 취득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어렵게 기술사를 취득해도 문제입니다. 사법고시처럼 일단 패스하면 평생이 보장되듯이 기술사 역시 그와 동등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대부분 기사 때처럼 박봉과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실의 높은 벽에 엔지니어로써의 자존심을 지키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것은 이공계 생의 감소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 세대에는 엔지니어들은 미국과 같이 칼 퇴근에 주말마다 여행을 다니는 멋진 직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9. 전문직으로서 엔지니어로서 필요한 요소들
‘일단 저번 프로젝트가 비슷하니까.. 얼마 전에 썼던 걸로 쓰지.. 검토는 다음에 하고 지금은 바쁘니까 우선.. 그거 가져다 써.. ‘ 우리네 열악한 환경이 참 타성에 젖기 쉽게 만들지 않나 싶습니다. 납품이라는 초 싸움에 기발한 아이디어는 무모하거나 위험한 시도인 것이고, 일단 답습을 최선의 최고의 미덕으로 삼는 지금의 풍토가 엔지니어로서의 기본적 자세를 자꾸 잊게 합니다. 사실 공공의 안위까지 신경 쓰며 계산서를 만드는 엔지니어가 몇이나 될지 의문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못나서이다라고 자책만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발주처는 제가 잘 모르겠지만 작은 설계 사무소에서 주말을 반납하며 도면을 챙기고 계신 엔지니어 분들께는 정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전문직 엔지니어로서 필요한 요소들. 첫째는 이 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체력입니다. ^^ 그리고 둘째는 진정한 엔지니어가 되겠다는 의지입니다. 많은 가능성 있는 우수한 인재들이 이 단계에서 그냥 drafter 로 머무르거나 타 직종으로 전환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시도하고, 증명하고, 만들어 보이고, 하는 결연함이 한국의 엔지니어에게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외국의 엔지니어들은 참 유머감각이 뛰어납니다. 물론 그네들 문화인 것이고 천성이라고 한다면 또 딱히 할말이 없지만, 참 즐겁게 일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우리가 대체적으로 시간에 쫓기며 험상궂은 얼굴로 시한폭탄을 안고 눈 밑에는 다크 서클 주머니 안에는 담배꽁초, 대한민국 평균 노동시간을 늘리는데 일조하며 모니터 앞에 앉아 있는 반면, 그들은 즐겁게 주말은 즐기고 끊임없이 유쾌한 ‘꺼리’ 들을 찾습니다. 때론 스스로에게 충격을 가하거나 의도적으로 장애를 부여해서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휘할 만한 기회를 만드는 것도 이런 즐거운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일이지요.
10. 앞으로 엔지니어로서 사회적인 지위와 역할에 대한 의견들
위에서 이미 모두 얘기한 것 같습니다. 중복을 감수하고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엔지니어는 현재의 낮은 사회적 지위를 변화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사회에서 롤모델이 되어야 합니다. 직업에 대한 편견을 깨트려 나가야 합니다. 순수 예술에 대한 사회적 논란과도 그 맥을 같이 한다고 생각합니다. 순수 예술을 하는 사람들을 우러러보고 그들의 높은 수준의 예술에 감동받던 사람들이 그들이 부를 축적하고 대중적인 예술을 하며 성공을 거둘 경우 상업적으로 변질되었다고 비난하는 경우를 우린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 예술가는 더 이상 위대한 예술가가 아닌 것이 되는 것인가요? 의사와 변호사는 자신의 사회적 지위에 대한 책임감과 윤리의식과 더불어 고소득이라는 별도의 보상을 받고 있습니다. 엔지니어는 항상 순수 예술가들처럼 배고파야 하나요? 언제까지 박봉에 시달려가며 자존심을 지켜나가야 하나요? 우리도 그들처럼 고소득 전문직이라 불리면 안되나요? 엔지니어 모두가 나서서 변화에 대한 갈망을 표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들을 꾸준히 발전시키고 제도적인 변화를 꾀하고 세계로 진출해야 합니다. 그리고 순수 예술에 대한 해묵은 논란처럼 우리도 치열하게 치고 박고 싸우며 토론하고 논쟁하며 이러한 고민을 함께 공유해야 합니다. 우리의 논쟁은 너무나 과도하게 신사적이고 조용합니다. 그만큼 변화도 비례적으로 느려질 것입니다.
2022년 서울특별시 도시 및 건축 분야 용역자료집 (2) | 2022.01.31 |
---|---|
중대재해처벌법 바로 알기 (0) | 2022.01.31 |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2단표 (0) | 2022.01.31 |
경제정보센터 (KDI) 한눈에 보는 국토종합계획 정책 인포그래픽 (0) | 2022.01.31 |
미국토목기술사 PE (1) | 2021.12.17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