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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 고등학교 자퇴 당시 썼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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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

서태지의 광팬입니다. 남자지만 저에겐 오빠고 대장입니다. 물론 그의 음악을 좋아하는 것이지 종교같이 맹목적이지는 않습니다. 아무튼 그의 음악을 좋아하고 '서기회'(서태지와 아이들 기념 사업회) 회원이기도 했습니다. 서태지가 기성세대를 바라보는 시각, 대하는 태도들 모두 좋아했습니다. 당당하고 불합리한 점을 직접 바꿔나가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우연히 팬클럽에서 본 글이었는데 오래도록 간직하다가 많은 분들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사실 진위 여부는 잘 모르겠습니다. 서태지가 맞다고 말해준 적 없으니 더욱 그러합니다. 하지만 팬클럽에서 뜬금없는 글을 남긴 것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처음 글을 읽고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고등학교를 자퇴하며 당당하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아이라면 저는 자퇴도 응원해줄 수 있습니다. 뭐가 됐든 신념이 확고하고 당당하며 이미 어른이 될 준비를 마쳤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철없이 다른 사람을 괴롭히고 남들에게 민폐를 끼치며 부모 가슴에 대못질을 하는 자퇴는 절대로 동의해줄 수 없습니다.

 

아래의 고등학생 서태지의 필력을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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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알기엔 아직 어린 나이
세상에 의지하기엔 이미 커버린
나는 이 혼돈속의 정리를 원한다.

두가지 세계에서 외면당한 설움
나와 같은 공허속의 이름 신세대...

우리를 바라보는
포장된 시선들은 배부른 소리 하지말라고 한다.
그때가 좋았다고 한다.
그건 나약한 사고이다. 어느 시간속에 존재하건
자신의 행복은 자신의 책임이다.

시대의,시간의 책임이 아니다.

나와같은 신세대여 아무런 대책없는 미래에 대한 넋두리를
이젠 닥쳐주었으면 한다.
냉정한 내 발언에 숨이 막혀오는이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나약한 영혼이여!
도피의 끝은 진정 죽음이 아니다.
영원히 깨어있다.
날개를 잃어버린 채 추락하는 영혼이 될 것이다.

나는 두가지길 중 사람들의 발자취가 없는 가시밭길을
택하련다. 나의 선택에 따르는 고통은 견딜 수 있다.
가시를 밟으며 피를 흘린듯 새로운 곳에 내가 먼저 갈 수 있다면....

 

1989. 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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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하나하나에 시대를 관통하는 통찰이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읽어도 전혀 어색하지가 않습니다. 나이에 비해 너무 커버렸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창의적인 능력까지 갖췄으니 예술가로서 이미 준비가 끝났던 모양입니다.

 

저에게 지금 글을 쓰라고 해도 10대의 서태지보다 더 잘 쓸 자신이 없습니다.

 

읽고 또 읽어봐도 명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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