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올해부터는 한국식 나이 셈법이 사라지고 글로벌 기준에 맞게 ‘만나이’로 통일됩니다. 그렇게 하면 제 나이는 1월에 생일이 지났으니 48살입니다. 사회 생활은 23년차로 접어들었습니다. 회사에서도 직급 체계를 모두 없애고 팀장이나 임원을 달지 못하면 ‘프로’라는 호칭으로 모두 통합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이 워낙 뭐든지 빠르고 변화의 속도가 급해서 ‘다이나믹 코리아’라는 표현이 가장 어울리는 곳임에는 분명한 것 같습니다. 10여년 전에 삼성의 한 계열사 직원과 미팅을 하면서 명함을 받았는데 호칭이 ‘프로’여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삼성은 시대를 한참이나 앞서갔던 것 같습니다. 저희 회사는 유행에 조금 뒤쳐져서 이제야 받아들인 제도를 이미 10여년 전에 과감하게 시도했던 것이니까요.
이런 변화들 모두 고령화가 점점 심화되면서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사실 여러 복합적인 이유들이 조금씩 영향을 끼친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만, 결국 인구 문제가 가장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21세기 들어오면서 우리 사회는 초고속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정보화와 디지털 시대에 적응해왔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고령화와 여성의 사회 진출이 가속화 되었지만, 사회 전반의 시스템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출산율 저하라는 현상으로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신생아의 수가 줄어드니 인구가 조금씩 감소하기 시작해서 요즘은 대한민국 전체 인구가 연간 10만명 가량 감소 중입니다. 단적으로 제가 일하는 사무실만 봐도 그 심각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본사 직원 약 100여명 중 1/3 가량이 여성인데 결혼 후 아이를 낳지 않기로 했다는 여직원이 약 1/3 가량인 10명쯤 됩니다. 남자 직원들 중에도 10명쯤 되는 것 같습니다. 그나마 아이를 낳은 기혼 직원들 중에도 1명만 낳은 경우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그들 대부분 MZ 세대들이고 자신들을 딩크족 (DINK, Double Income No Kids)이라고 얘기합니다.
그 와중에 수명이 늘어나면서 고령화의 속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를 ‘인구 절벽’ (Demographic Cliff)이라고 부릅니다. 한 국가의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어 인구 분포가 마치 절벽처럼 역삼각형 분포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저만 해도 여느 대기업 팀장들과 초임 임원들보다 나이가 많은 편이어서 이직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기업은 젊은 리더를 선호하는데 젊고 유능한 직원들은 힘든 일을 꺼려하여 오래 버티지 못하다 보니 점점 노쇠화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한 기업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평균연령이 증가할 수밖에 없게 되고 정년도 결국 연장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저는 1년 전부터 이직을 고민 중이지만 나이라는 걸림돌로 인해 헤드헌터들에게 연락이 거의 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고민이 많습니다. 그런데 사회의 변화 추세를 보면 결국 언젠가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의 고령자들에게도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급해 하지 않고 미래의 저에게 필요한 무기를 더 장착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좌절해봐야 누가 불쌍하다고 원하는 것을 얻게 해주는 것도 아니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10년 이상 사회 생활을 더 하려면 지금 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마인드인 것 같습니다. 저출산 및 고령화 사회라고 정부가 알아서 척척 시스템을 바꾸거나 만들어 줄 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스티브 잡스의 유명한 연설문 중 하나를 응용해서 만들어 항상 외우고 다닙니다. “Stay positive, the change is coming.”, “항상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라. 기회가 올 것이다.” 라는 말입니다. 모든 것은 긍정적인 에너지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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