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어느덧 1년이 다 되어 갑니다. 침공한 이유는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NATO,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에 가입하려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기존의 나토 회원국들은 건들지도 못하면서 평소에 우습게 알고 있던 우크라이나가 자신들을 견제하기 위해 나토에 가입한다고 하니 화가 났던 모양입니다. 나토는 미국과 유럽이 舊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1949년에 조직한 군사 동맹입니다. 당시 소련이 유럽 국가들을 공산화시키기 위해 세력을 떨치고 있었기 때문에 견제하기 위해 만든 방어 수단이기도 했습니다. 소련이 해체되고 강제 병합된 국가들이 독립을 이뤘지만 나토는 여전히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유지 중입니다. 그러니 나토에 우크라이나가 가입한다고 하니 러시아가 침공의 명분으로 삼은 것입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표면적인 이유일 뿐입니다.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핑곗거리를 나토로 삼았을 뿐, 결국 러시아는 ‘얼지 않는 항구’인 부동항 (不凍港)에 대한 집착을 여전히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적으로도 러시아는 가장 넓은 영토를 자랑함에도 바다에 접한 곳들이 모두 거의 1년 내내 얼어있는 곳들 뿐입니다. 북극해 쪽은 모조리 바다에 접하고 있지만 항구로 쓸 수 없고 그나마 나라 규모에 비해 턱없이 작지만 일본과 마주보고 있는 태평양 진출로 하나 가졌을 뿐입니다. 규모는 작아도 그나마 대양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부동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의 서쪽은 기후 조건은 좋은데 흑해와 카스피해에 접하고 있어 대양으로 진출할 수가 없습니다. 진출하려면 튀르키예 (舊 터키)의 이스탄불을 관통해서 지나가야만 지중해로 갈 수 있습니다. 불편하더라도 그나마 갖고 있는 몇 안 되는 부동항인데 흑해의 좁은 이 지역을 우크라이나와 양분하고 있으니 욕심이 생길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유야 어찌 됐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무고한 시민들이 피해를 보는 일은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뉴스로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전쟁 물자를 지원하기로 했다는 소식과, 푸틴의 건강 이상설이 들리는 것을 보니 조만간 전쟁이 끝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전쟁으로 러시아는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많습니다. 가장 크게 잃은 것은 전 세계가 동시에 ‘러시아가 생각보다 강하지 않구나’라는 것을 알아버린 것입니다. 미국과 유럽의 경제 제재로 러시아 루블화의 폭락과 러시아산 원유의 가격 상한제에 의한 수입 감소라는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가끔씩 핵 위협을 가했지만 어디까지나 '설전'으로 그칠 뿐이고 만약 푸틴이 실제로 핵 공격을 감행하는 날에는 러시아가 지도상에서 사라질 수도 있으니 감히 실행에 옮길 수 없을 것입니다. 사면초가에 빠진 러시아가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르겠지만 얼른 전쟁을 멈추고 수신제가 (修身齊家)부터 해서 러시아 국민들의 민생부터 돌보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무고한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죽인 전쟁 범죄에 대해서는 반드시 그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그 모든 책임의 정점은 반드시 블라디미르 푸틴이어야 합니다. 한 나라의 독재와 극우화가 어디까지 자국민들을 도탄에 빠트리고 전 세계에 피해를 끼칠 수 있는지를 정확히 기록하고 후세에 남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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