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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엔지니어] 무언가를 잘하기 위한 단 한가지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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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목 엔지니어로서 설계 경력만 12년입니다. 열심히 살다 보니 제 이름으로 된 책을 두 권이나 출간했습니다. 저자로서 인세라는 것도 받아봤고, 세상에 제 이름으로 된 책이 있다는 것이 신기한 경험이자 뿌듯한 일입니다. 첫 번째 책은 2014년에 출판한 ‘Design, Engineer, and AutoCAD’라는 책이고, 두 번째 책은 2018년에 출판한 ‘All About AutoCAD’라는 책입니다. 설계를 오래 한 덕분에 설계 엔지니어들이 주로 사용하는 오토캐드 (AutoCAD)에서 그림아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며 나름 유명했었습니다. 그러다가 국내 유일의 캐드 관련 잡지인 캐드앤그래픽스 (CAD & Graphics)에 오토캐드 강좌를 연재할 기회를 얻었고, 다들 잠시 하다가 말겠지 했지만 저는 10년간 매월 빠지지 않고 연재를 했습니다. 이때 많은 엔지니어들이 저에게 오토캐드를 잘하는 법에 대해 묻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매일 사용해보고 공부하면 됩니다. 매일 기능 하나씩 공부하면 1년이면 365개 기능을 익힐 수 있습니다. 1년이면 충분히 전문가가 되실 수 있습니다.” 기능을 익히는 데에는 1년이면 충분합니다. 저는 오랫동안 오토캐드를 사용하고 공부하면서 오토캐드 실력은 결국 문제 해결 능력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단순히 기능만 익히면 되는 문제라면 몇 십만명이나 되는 엔지니어들이 서로 자신이 전문가라고 우길 것입니다. 문제는 엔지니어링의 분야, 회사의 독특한 설계 프로세스, 오토캐드를 사용하는 컴퓨터 환경, 발주처의 성향 또는 요구사항 등에 따라 달라지는 변수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같은 기능이라도 누구에게는 충분하지만, 또 어떤 이에게는 부족해서 추가적으로 세상에 없는 기능을 프로그램 언어로 만들어 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매일 수도 없이 맞닥뜨리게 되는 설계 및 도면 상의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대한 능력이 곧 오토캐드 실력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제가 DSLR을 사서 사진을 잘 찍는 법을 찾아보기 위해 책을 사거나 주변 지인들에게 물어봤을 때도 같은 답변을 들었습니다. “매일 한 장씩 찍어 보세요.”라고 말입니다. 사진을 잘 찍으려면 매일 찍어보고 많이 찍어보면 된다고 합니다. 그만큼 매일 관심을 갖고 실제로 찍어 보면서 감을 익히고 느껴보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요리를 잘하는 법을 찾아봐도 마찬가지 입니다. 요리를 자주 해보고 요리 관련 레시피를 찾아 자주 해보라고 합니다. 운동이나 스포츠는 어떤가요? 야구나 축구 좋아하는 사람들과 얘기해보면 전 세계 선수들을 다 알고 있고, 역사와 스토리까지 줄줄 외우고 다닙니다. 영어공부 같은 언어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잘하고 싶으면, 관심이 많아야 하고, 매일 듣고, 보고, 말해봐야 하고, 주변에서 아무리 말려도 잠도 안 자고 공부하게 되고, 책이나 인터넷에서 잘하는 법을 수도 없이 찾아보게 되고, 잘하는 사람들끼리 모이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실력이 오르게 되면 결국 문제 해결 능력이 생기게 되어 다른 사람들에게 잘한다는 얘기를 들게 되고 남들이 잘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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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뭔가를 잘하고 싶어서 구글에 해당 분야 전문가에게 물어보면 모두 똑같이 답변할 것입니다. 매일 해봐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김민식 PD님이 매일 글을 써보라고 권했던 것 같습니다.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쓰고 싶으면 매일 글을 써보면서 생각을 정리해두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이미 잘하고 있는 분야를 잘 생각해보면 금방 답이 나올 것입니다. 관심이 많으니 이것저것 많이 찾아보게 되고, 매일 잠도 안 자고 쳐다 보게 되고, 관련 전문가들을 찾아 물어보기도 하며, 관심 분야가 같은 사람들끼리 모여서 정보를 주고 받습니다. 연예인을 좋아하는 팬클럽도 결국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것은 관심을 갖게 되는 그 자체로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현상이며 속성이 같습니다.

 

그저 좋아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 다음은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굳이 일부러 뭔가를 하려고 하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오토캐드를 좋아했고 오토캐드를 사용하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그래서 잠을 자지 않아도 피곤하지 않았습니다. 남들에게 도움을 준다는 것이 기뻤습니다. 10여년 전에 어떤 분이 제 블로그에 이런 글을 남기신 분이 계셨습니다. “저도 오토캐드를 좋아하고 재미있어 하는데 왜 실력이 늘지 않을까요?”라고 말입니다. 저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 본인의 잘한다는 것에 대한 기준이 너무 높거나, 잘할 정도로 좋아하는 것은 아닐 것 같습니다. 오토캐드를 잘하기 위해 영어공부 해보신 적 있으세요? 저는 해봤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오토캐드를 더 잘하기 위해서 미국의 오토캐드 사용자들과 대화하고 싶어서 영어공부를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은 찾기가 어렵지 찾아내기만 하면 그 다음은 매일 관심 갖고 해보는 것만 하면 됩니다. 그게 세상 만물의 유일한 비법이자, 틀림없이 성공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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