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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엔지니어] 음악, 영화, 문학, 예술, 그리고 스포츠에서 배운 크리에이티브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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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돈이 되지 않는 비생산적인 활동을 좋아합니다. 취미나 여가로 즐길 수 있는 음악, 영화, 문학, 예술, 스포츠 등을 좋아합니다. 비생산적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제가 소비자로서만 활동할 뿐 직접 소득을 창출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가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본다고 누가 돈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직접 돈을 지출하지 않아도 그런 활동에 쏟는 시간도 엄연한 자원이므로 저는 많은 자원과 에너지를 비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먹고 살기 힘드니까 스트레스를 푸는 것에 도움이 된다고 나름 합리화를 하지만 결국 통장 잔고에 도움이 되는 일은 아니라는 점에 동의할 수밖에 없습니다. 거기에 한 가지 더해서 매일 글을 쓰는 것도 당장은 돈이 되지 않고 있으므로 가장으로서 잘하는 짓인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쏟았는지 음악, 영화, 바둑, 야구, 독서 등에 관해서는 준 전문가 수준 정도는 됩니다. 어느 누구와 얘기해도 밤새 얘기할 자신이 있습니다. 나이에 맞지 않게 힙합과 춤도 좋아합니다. 그래서 쇼미더머니와 스트리트 걸스 파이터, 스트리트 맨 파이터, 쇼다운 등의 댄스 프로그램들도 즐겨 봅니다.

 

왜 이런 것들을 좋아하는지 생각해 보면, 저는 사람이든 뭐든 끊임없이 영감과 자극을 받기를 원하는 것 같습니다. 바둑에서 인생을 배우고, 음악을 들으며 다양한 감정을 느껴보고, 영화의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장면들에 감탄하고, 책에서 읽은 한 구절에 감동 받는 것을 즐기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모든 예술과 스포츠는 결국 창의성과 언어인 것 같습니다. 작가들과 예술가들은 세상과 소통하고 싶어하고, 무언가 얘기를 하고 싶어합니다. 그런 욕구를 음악이라는 언어, 영화라는 언어, 소설이라는 언어, 그림이라는 언어, 춤이라는 언어 등으로 표현해내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얘기를 듣기를 좋아하는 것이고요. 스포츠도 정해진 룰 안에서 매번 똑같이 한다고 이길 수 없습니다. 순간의 판단력과 팀원들 간의 융화가 창의적인 플레이와 합쳐질 때 짜릿한 장면들을 만들어 냅니다. 선수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한 것들을 한 게임에 쏟아부을 때 투혼이라는 멋진 에너지로 폭발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한 편의 영화와 같습니다. 작품 하나하나, 게임 하나하나 들여다 보면 수많은 스토리들이 양산되고 회자되는 이유도 결국 그들이 뽐낸 창의성과, 그들이 주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기 때문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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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도 끊임없이 소통을 하고 싶어하고, 그들의 스토리들을 들어주며, 누군가에게 다시 스토리텔링으로 전달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게 돈이 되어야 할 텐데 혼자서만 너무 낭만적으로 살고 있나 반성할 때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가족을 등한시 한 적은 없지만, 보다 생산적인 생각과 고민으로 재테크에 전력을 쏟았으면 달라졌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단순히 음악만 좋아할 것이 아니라 악기 연주를 잘하면 훌륭한 연주자가 될 수도 있고, 영화를 좋아하면 시나리오를 쓰거나 촬영 스태프가 될 수도 있고, 스포츠를 좋아하면 선수나 매니저를 할 수도 있는데 저는 단순히 팬이고 소비자일 뿐이니 그런 생각이 드는가 봅니다. 차라리 요즘 같은 시대에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나서도 될 것 같은데 그건 또 말을 잘 못하니 진작에 포기했습니다. 항상 뭔가 애매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덕후가 되어 한 분야만 파던가 했어야 했는데, 너무 많은 분야에 관심이 있었던 탓에 넓고 얕은 상태가 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잠시 성찰하고 반성을 할 뿐,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분명 저와 같은 캐릭터도 세상에 많을 것이고 우리 같은 사람들을 필요로 하는 곳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야를 두루 아는 덕분에 조율과 융합에 적합한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분야 출신의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을 때 시너지가 생겨날 수 있고, 저도 그럴 때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경력직으로 입사한 후 그룹 전체의 신규 경력직들이 한데 모여 교육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속한 팀은 출신들이 변호사, 토목 엔지니어, IT, 항공 우주 연구원, 금융 등이었습니다. 제가 나이가 가장 많았고 6명이 각자 분야도 다르고 회사도 달라서 처음에는 공통 화제가 없어서 어색했습니다. 조별 과제를 수행하면서 계속 꼴찌만 했고 성적도 별로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기왕 이렇게 된 거 즐겁게나 하자고 분위기를 바꿔봤습니다. 저는 1등이 우리의 목표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목표가 분명해지면서 우리 팀은 교육 기간 내내 화기애애했습니다. 발표할 때나 준비할 때 항상 웃음이 떠나지 않았고 다른 팀들이 신기해하고 부러워하기 시작했습니다. 포기하고 나니 모든 게 재미있고 즐거웠습니다. 결국 우리 팀은 2등으로 교육을 마쳤습니다. 마지막 날에는 제가 보상으로 거하게 한 턱 쏘면서 교육을 즐겁게 마무리했습니다. 그때의 우리 팀은 5년이 된 지금도 단톡방이 즐겁습니다. 저는 팀 분위기를 관리하는 능력도 크리에이티브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음악, 영화, 문학, 예술, 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지식, 전달하려는 메시지와 다양한 소통 언어, 융합에 대한 감각 등을 자연스럽게 체득했고 배워왔던 것 같습니다. 저의 이런 능력이 언젠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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