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글 쓰는 엔지니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사기, 희망을 이용한 사기와 정치라는 합법적인 사기에 관한 생각

본문

반응형

 

오래 전 책에서 이런 글귀를 읽은 기억이 납니다. “사기를 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있다. 10만명에게 이메일을 보내는데 5만명에게는 내일 주식이 오른다고 하고, 5만명에게는 내일 주식이 떨어질 거라고 한다. 그 다음날 둘 중 하나는 맞을 테니 5만명에게 다시 이메일 보내는데 2.5만명에게는 내일 주식이 오를 거라고 하고, 2.5만명에게는 내일 주식이 떨어질 거라고 한다. 이런 식으로 매일 10번쯤 보내면 누군가는 분명 전재산을 들고 찾아올 것이다.” 대다수는 ‘뭐야 틀렸잖아. 싱거운 놈이네.’하고 넘겨버리겠지만, 어떤 누군가는 10일 연속으로 맞추는 것을 지켜보며 분명 하늘이 주신 기회라고 생각하게 되는 원리입니다.

 

는 정치와 종교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수에게 메시지를 던지고 자신을 믿는 소수의 이들이 무조건 따른다는 것, 인간의 불완전함을 전제로 희망을 매개로 하는 합법적인 사기라는 점에서 같다고 생각합니다. 다수가 싫어하거나 지지하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소수가 들고 온 재산과 맹목적인 지지만 있으면 됩니다. 그러니 어떤 정치인은 대중을 향해 망언을 쏟아내고, 누군가는 시키지도 않아도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욕지거리를 하고, 누군가는 전재산을 교회에 바친 바람에 아들이 전총리를 암살하고, 누군가는 신도를 늘리기 위해 악착같이 돌아다니다 코로나를 전국에 퍼뜨리고, 누군가는 코로나 시국에도 교회에서 기도를 해야 한다며 방역지침을 어기고, 누군가는 무소유 외치고 잠시 멈추고 느리게 살라면서 자신은 풀소유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와 종교는 비과학적이고 비합리적이지만 기술과 문명이 발전할수록 사라지기는 커녕 세력만 점점 커져가고 있습니다.

 

반응형

 

우리 사회는 속거나 속이는 사람들과 한데 섞여 사는 세상입니다. 정치, 종교, 전쟁, 테러 모두 속성은 같습니다. 소수가 다수를 희망이라는 매개로 속입니다. 그리고 이념과 생각이 다른 이들에 대해 약간의 증오만 심어주면 됩니다. 그 다음부터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맹목적인 소수가 대신 나서서 증오와 혐오로 무장한 채 자신들의 세를 과시합니다. 우리가 바라는 히어로는 결국 얼마나 더 많은 다수를 속일 수 있느냐의 역량을 가진 자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희망을 이용하면 맹목적인 믿음을 갖게 됩니다. 마치 고통이 극에 달했을 때 병원에서 처방하는 몰핀 주사와 같은 원리입니다. 우리 모두는 삶에 찌들어 힘들게 살다가 잠시 기대어 아주 잠깐 잊게 만드는 희망 섞인 합법적인 사기를 기대하고, 기다리며, 찾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내 삶의 힘겨움과 사회의 불평등을 그들이 대체 어떻게 해결해줄 수 있을까. 오히려 합법적인 사기를 치는 그들은 다수의 삶이 고달프고 불평등해야 모든 것을 바쳐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도록 해주는 같습니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잘 맞으니 정치인과 종교인은 국민 다수가 행복한 사회를 원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완벽하게 이상적인 사회는 한 사람도 빠짐없이 행복해 하는 사회일 것입니다. 저는 그런 세상에서는 정치와 종교가 설 자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인과 종교인들 모두 한 목소리로 소수가 문제지 다수는 문제가 없다고 말합니다. 과연 그런가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인들과 종교인들 모두 각자의 욕망을 품고 사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기사에 교회를 팔아서 수백억원의 시세 차익을 남긴 목사와 절이 소유하고 있던 부지를 나라에게 빼앗겼다가 되찾은 땅 값이 수백억원에 이른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소위 잘나가는 교회의 목사가 다음 목사 자리를 자신의 아들에게 세습하는 교회가 있고, 불교계 내부 정치 세력 다툼으로 길거리에서 패싸움을 하는 등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치와 종교는 삶이 힘들지 않고 불평등이 아니라고 우리의 눈을 잠시 가려서 안 보이게 하고, 잠시 잊게 만드는 것뿐입니다오죽했으면 알면서도 속겠느냐고 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삶이 얼마나 힘들면 그러겠냐고 합니다. 지푸라기라도 붙잡고 싶은 절박한 마음으로 믿고 싶어하는 마음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결국 내 문제는 내가 해결해야 합니다. 정치와 종교는 나를 도와주거나 내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지 않습니다.

728x90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