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에 이라크에 출장을 다녀온 후기입니다. 당시에 썼던 글을 우연히 다시 읽게 되어 공유하고자 합니다. 정말 그 당시 저의 모든 감정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30대 후반의 제가 어떤 마음으로 일하고 있었고, 어떤 생각으로 이라크에 갔으며, 어떻게 자격증을 취득했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위험하고 보안상의 이유로 사진을 많이 못 찍은 것이 가장 아쉽습니다. 당시에 쓴 글을 최대한 첨삭하지 않을 것이지만 그래도 보기에 불편한 곳은 아주 조금 손을 봤습니다. 몇 부에 걸쳐 연재될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정리해볼 테니 재미있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이틀간 계속된 회의에 몸과 마음이 지쳤다. 바쁜 공식 일정들을 모두 소화하고 이제 살아서 이라크를 탈출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더욱 크게 갖게 되었다. 여유도 조금 생겨 가족에게 보내줄 사진들을 찍기 시작했다. (첨언 : 이라크 현지 관계자들과 동행한 직원들끼리 단체 사진도 찍었지만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여기에 업로드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들 잘 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음식은 뷔페였고 수준은 바그다드보다 100배 정도 좋았다. 정말 다양하고 맛있게 이라크 음식을 즐겼다. 물론 다양한 닭고기와 양고기 위주였지만 말이다. 샐러드와 야채도 있었지만 채식은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아 좋은지 잘 모르겠다.
호텔에서 와이파이를 사용하려면 1일 사용료로 하나의 접속 아이디 당 12달러 정도를 지불해야 했다. 역시 인터넷은 대한민국이 최고다. (첨언 : 결국 돈을 주고 사용했습니다. 속도가 빠른 편도 아니었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해야 했고, 출장 중에도 여전히 한국에 있는 본사 직원들이 일손이 부족해서 저를 애타게 찾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첨언 : 위 사진은 호텔 옥상에 올라가 찍은 바스라 시내의 전경입니다. 우리나라의 소도시 정도의 느낌이었고 햇살이 따가워서 오래 서있기 힘들었습니다. 습도가 없이 덥기만 한 기후는 처음이라 신기했습니다.)
(첨언 : 호텔 건물 밖이지만 호텔을 둘러싼 방호벽을 벗어난 것은 아닙니다. 경계를 서는 초병들의 보호를 벗어날 수도 없었지만, 그러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드디어 탈출의 날이 밝았다. 공항으로 가는 길이 어찌나 멀게 느껴지던지. 또 다시 호송 차량이 요란하게 소리를 내며 차량으로 붐비는 도로를 비집고 통과했다. 좀 조용히 달리자니까. 달리는 차에서 찍은 바스라의 모습은 이랬다. (첨언 : 도로는 차량들로 붐비고 있었는데 교통 신호도 별로 없고 나름 자신들만의 질서가 있는 듯 했습니다. 우리를 태운 차량들은 왜 그렇게 시끄럽게 사이렌 소리를 내며 달리는지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조용히 달리는 것이 안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되지만 이곳 사람들은 생각이 정반대인 모양이었습니다.)
지방 선거로 선거 벽보들이 여기저기 붙어 있었다. 아래 사진의 가운데 히잡과 차도르를 입은 여성이 아이와 함께 서있다. (첨언 : 지금 생각해보면 아래 사진을 찍은 것은 위험한 행동이었습니다. 이슬람 문화에서는 다른 여자를 쳐다보기만 해도 큰일나는 행동이라고 하는데 사진을 찍기까지 했으니 들켰다면 곤욕을 치렀을 수도 있었습니다. 이라크에서 10일 정도 있었다고 적응을 했는지 철없는 행동을 했었네요. 여러분들은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이라크의 자동차들은 현대, 기아, 그리고 일본 차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가 이라크에 이렇게 자동차를 많이 팔았는지 몰랐다. 이라크 자국에서 만든 자동차는 아예 없는 것 같다. 만약 있더라도 아예 보이지 않으니 알 수가 없다. (첨언 : 중동은 자동차를 거의 전량 수입합니다. 주유소 기름값이 워낙 저렴하기 때문에 자동차의 유지 비용도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중고차를 대량으로 구입하는 이들 대부분이 중동 국가입니다. 그래서인지 당시 이라크에서 현대와 기아 자동차를 정말 많이 봤었습니다. 게다가 TV를 틀면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광고 배경음악으로 나올 정도로 유명 했었습니다. 이라크 사람들에게는 우리나라에 대한 인식이 그리 나쁘지 않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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