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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엔지니어] 리비아에서 낯선 삶에 적응하기 5부 숙소와 빨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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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이야기들과 정보들은 2014년 처음 리비아에 도착해서 한달 정도 지났을 때 소회를 남긴 글입니다. 내용이 길어서 몇 차례 나눠서 올리고, 마지막에 긴박했던 리비아 탈출기를 정리해서 올릴 예정입니다. 탈출 후 귀국해서 쓴 글이 있을 텐데 아무리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어서 다시 적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때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기 때문에 문제 없을 것 같습니다. 유의하실 점은 모든 기록과 데이터들은 2014년에 작성 당시 기준이고 개인적인 소회이므로 일부 잘못된 정보들이 포함되었을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오래 전에 쓴 글을 다시 정리하는 재미도 나름 쏠쏠한 것 같습니다. 당시 제가 느꼈던 감정들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투박한 글솜씨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기도 합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그때그때 글을 써 두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편의상 반말로 쓴 글이니 불편하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자 그럼 계속 이어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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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와 빨래

리비아에 대해 대략 설명한 것 같으니 이곳 생활 얘기를 해볼까 한다. 먼저 작고 아담한 내 방을 소개한다.

▲ 내 방 책상 모습

방에는 책상, 침대, 옷장이 전부다. 혼자 생활하고 있으니 정리할 필요도 없고, 뭐라 하는 사람도 없어 지저분해도 그냥 잘 모르고 산다. 노트북, 아이패드, 전자사전, 책들, 줄넘기, 스킨, 썬 크림 등 내 생활이 거의 전부 다 들어 있다.

리비아는 쓰레기 분리 수거를 하지 않는다. 음식물이든 뭐든 그냥 한 곳에 다 버린다. 우리나라 분리수거 이전의 생활 모습을 떠올리면 된다. (2023년 첨언 : 아침, 저녁으로 할 일이 없으니 독서와 공부를 원없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라도 버텨내고 싶었고, 잘해내고 싶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에피소드가 하나 생각났다. 혼자 생활하면서 평소 잘 안 하던 빨래를 해야 한다.

 

▲ 빨래실 국산 세탁기

 

국산 드럼 세탁기이고 국내에서 가지고   아니라 수출한 것을 구매한 것으로 빨래가 어려워 봐야  별거 있겠나 하는 생각으로 그냥   했더니 문제 없이  되길래 그냥 그렇게  일을 살았다정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그러다가  이런 것도   안다고 칭찬도  받고 싶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진을 찍어서 아내에게 보내주면서 물어봤다마침 다른 사람이 나와는 다른 메뉴에 설정해놓고 세탁기를 돌리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 세탁기의 여러 메뉴

나의 질문의 “난 보통 저렇게 Cotton (면)에 놓지 않고 오른쪽에 Hand Wash (손 빨래)에 놓고 하는데, 그게 맞는 것 아닌가? 왜냐하면 손 빨래로 놓으면 손으로 빨래 하듯이 정성스럽게 빨래해준다는 뜻 아닌가? 그래서 난 계속 이렇게 해왔는데.” 그랬더니 아내가 웃음이 터져 이유도 얘기해주지 않고 한참을 큰 소리로 웃기만 했다. 난 영문도 모른 채 웃음이 멈추기만을 기다려야 했다. 한참 후에 웃음을 멈추고 설명을 들어보니, 손 빨래는 손으로 빨 듯이 정성스럽게 빨래해준다는 뜻이 아니라, 손으로 빨 듯이 조심스럽게 빨래해준다는 뜻으로 니트나 털이 많은 옷처럼 손상되기 쉬운 옷을 빨 때 사용하는 옵션이라고 한다. 아마 이 글을 보고 웃는 사람도 있겠지만 웃지 못하고 나와 같은 사람도 분명 있을 거라 확신한다. 조금 창피하긴 하다.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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