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이야기들과 정보들은 2014년 처음 리비아에 도착해서 한달 정도 지났을 때 소회를 남긴 글입니다. 내용이 길어서 몇 차례 나눠서 올리고, 마지막에 긴박했던 리비아 탈출기를 정리해서 올릴 예정입니다. 탈출 후 귀국해서 쓴 글이 있을 텐데 아무리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어서 다시 적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때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기 때문에 문제 없을 것 같습니다. 유의하실 점은 모든 기록과 데이터들은 2014년에 작성 당시 기준이고 개인적인 소회이므로 일부 잘못된 정보들이 포함되었을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오래 전에 쓴 글을 다시 정리하는 재미도 나름 쏠쏠한 것 같습니다. 당시 제가 느꼈던 감정들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투박한 글솜씨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기도 합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그때그때 글을 써 두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편의상 반말로 쓴 글이니 불편하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자 그럼 계속 이어서 올리겠습니다.
자동차 및 전화기
리비아에서 도로로 나가보면 거의 대부분이 한국의 현대와 기아 자동차뿐이다. 도로만 놓고 보면 도대체 이게 한국인지 리비아인지 구별이 안될 정도다. 한국 자동차 기업들이 엄청난 돈을 벌어가고 있는 모양이다. 그 중에서도 싼타페의 인기가 하늘을 찔러 강도들에게 공격 대상 1호라고 한다. 싼타페를 끌고 다니다가 강도에게 차를 뺐기는 일이 많다고 한다. 그만큼 싼타페는 리비아 국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모델이라고 한다. 공항 주차장에 가보면 정말 장관이다. 주차된 거의 모든 차들이 한국 차이기 때문이다. 휘발유 값은 리터당 0.15 LD, 즉 150원 정도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기름 값은 정말이지 눈물 나게 부럽다. 할 수만 있으면 드럼통 몇 개에 가득 담아서 집에 가져가고 싶은 심정이다.
전화기 역시 한국 제품뿐이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삼성 핸드폰을 들고 다닌다. 하지만 스마트 폰을 사용하는 모습을 많이 보지 못했다. 와이파이의 혜택을 누릴 수가 없고 3G로도 연결이 안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거의 대부분 선불 폰을 사용한다. 걔 중에는 극소수의 아이폰 사용자들이 있다. 이들의 행동거지를 보면 나름 깨어있는 지식인으로 보인다. 이들 역시 아이폰은 명품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폰을 가지고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효율성은 한국에서처럼 그리 높다고 할 수 없다.
화장실
리비아를 비롯한 이슬람 문화권으로 여행을 가면 가장 황당한 것이 바로 화장실 문화일 것이다. 나에겐 아직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가 하나 있다. 바로 공중 화장실이다. 남자 공중 화장실에는 소변기가 없다. 이슬람 문화에서는 성기를 노출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고 금기시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군들이 이라크에서 포로들을 옷을 벗기고 괴롭힌 것이다. 이슬람 문화에서 할 수 있는 최악의 고문을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건 그렇다 치자. 문을 열고 좌변기를 보면 옆에 낯선 호스와 수도꼭지가 보인다.
사진과 같이 호스가 걸려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볼 일을 본 뒤 저걸로 닦는다고 한다. 그러니까 비데 (Bidet)라고 생각하면 된다. 내가 미스터리라고 한 이유는, 씻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데 그 다음이 문제다. 여긴 휴지가 없다. 씻고 나서 말리고 나가지는 않을 테고 휴지나 수건을 들고 다니지 않고서야 어떻게 처리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현지인들에게 물어볼까 싶었지만 혹시 결례가 될까 못 물어보고 있다.
조금 좋은 호텔에 가면 좌변기 옆에 아예 아주 작은 세면기 같이 보이는 것이 하나 더 있는 경우도 있다.
처음 이라크에 갔을 때 도대체 저게 뭔가 싶었다. 전혀 지식 없이 보면 저건 누가 봐도 발을 씻는 세면대다. 나도 처음엔 그런 줄 알았다. 알고 보니 저게 바로 비데라고 한다. 하지만 그것도 미스터리다. 어떻게 닦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자세가 안나온다. 이러한 문화는 이슬람 율법에 있다고 한다. 그래서 나름 청결한 문화로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한다.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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