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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엔지니어] 다독(多讀)이 항상 옳은가 (독서는 많이 할수록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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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독(多讀)이 항상 옳은가 (독서는 많이 할수록 좋은가)

 

독서에 관한 가장 최근 통계인 2021년 자료에 따르면, 1년에 성인은 평균 4.5권, 학생은 평균 34.4권을 읽는다고 합니다. 그보다 전인 2019년에 비해 성인은 평균치가 3권, 학생은 6.6권이 줄어든 셈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성인의 52.5%가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고 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책을 읽지 않는다고 불평하면서 정작 성인들의 독서량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지하철을 타도 책을 읽는 사람은 며칠에 한 명 만날까 말까한 편이고, 주변 지인들에게 만날 때마다 요즘 무슨 책 읽느냐고 물어도 답하는 사람들을 찾기가 점점 힘든 세상입니다. 대부분 게임, 웹툰, 쇼핑, 뉴스, 유튜브 등을 보기 위해 스마트폰만 쳐다보며 사는 것 같습니다. 그나마 밀리의 서재로 책을 보는 이들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 가입만 해놓고 본전도 못 뽑는 사람들이 태반인 것 같습니다.

 

세어가면서 읽어본 적은 없지만, 저는 아무리 바빠서 못 읽어도 한 달에 한 권 이상은 읽는 것 같습니다.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한 번 주문하면 10권 정도를 주문하고 1년에 2~3번 주문하는 편이라서 약 20~30권 정도 읽는 것 같습니다. 거의 대부분이 자기개발 서적이고 1~2권 정도가 소설입니다. 2020년에 코로나 사태가 전 세계를 강타했을 때 회식과 술자리가 사라지면서 시간이 많이 남아 책을 원없이 읽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저는 일주일에 한 권 읽는 것을 목표로 했고 1년 동안 52권을 읽는데 성공했었습니다. 마지막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하거나 하지 않았고 이미 11월에 목표를 달성해서 12월은 여유있게 지냈습니다. 저는 독서를 할 때 저만의 독특한 습관이 있습니다. 책을 깨끗하게 보지 못하는 편이어서 밑줄도 긋고 접으면서 읽은 뒤, 나중에 다 읽고나면 밑줄 친 부분을 MS워드에 입력하고 간직하고 싶은 글귀는 손글씨로 따로 적어둡니다. 그래야 한 권을 다 읽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예전에는 한 권 읽을 때마다 블로그에 서평을 쓰기도 했었는데 요즘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서평을 적어야 오래 기억에 남기 때문에 언젠가 다시 시작할 생각입니다.

 

얼마 전 TV 예능 프로그램 중 유퀴즈온더블록이라는 프로그램에 수능 만점자들이 나와 인터뷰하는 것을 봤습니다. 매년 연례행사처럼 각종 TV 프로그램들은 수능 만점자들을 불러 그들의 얘기를 듣습니다. 이번에 나온 만점자들에게 MC인 유재석이 책을 많이 읽느냐고 물었더니 두 사람은 한결같이 “책을 읽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예전 같으면 안 읽어도 읽는다고 했을 텐데 요즘 세대는 참 솔직한 것 같습니다. 교과서만 읽어도 빠듯한데 굳이 읽어야 되나 싶은 마음인 것으로 보여졌습니다. 한편으로는 당돌해 보였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사는 우리들은 매일 쏟아지는 새로운 정보들과 책들 중에서 1%도 접하지 못하고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 태어나기 전에 이미 생성된 정보들까지 MZ 세대들은 접해야 되므로 체감상 제가 느끼는 것보다 더 방대하다고 느낄 것입니다. 따라서 정보를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하고 직접 평가하고 판단한 뒤 자신만의 지식으로 받아들일 물리적인 시간 자체가 부족하므로 요약된 버전을 선호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요약을 잘하는 ChatGPT에 열광하고, 요약 버전의 유튜브 컨텐츠가 각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쩔 수 없는 사회적 현상이고, 이런 추세는 앞으로 점점 더 심화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부터는 누가 요약을 더 잘해서 전달하느냐의 싸움인 것 같습니다.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이 글의 제목인 ‘다독이 항상 옳은가’ 또는 ‘독서는 많이 할수록 좋은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그렇다’였을 것입니다. 그만큼 사회적으로 독서를 권장하고 독서를 많이 한 사람일수록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사회적 인식이 오랫동안 굳어져왔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저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다’입니다. 오히려 다독 자체가 정보의 접근성을 떨어뜨려 효율을 감소시킬 가능성이 큰 사회로 변모하고 있는 과도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기술적으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면서 최신 트렌드에 맞춰 살려면 예전보다 책을 읽는 시간이 분명히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시대적 흐름과 비례적으로 사람들의 문해력도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낮아진 문해력은 독서의 양을 점점 더 줄일 것입니다. 유튜브 시청 시간이 점점 증가하면서 TV 앞에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어 시청률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유튜브의 시청 시간은 늘었지만, 하나의 유튜브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지켜보는 이들도 점점 감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튜브 쇼츠 (Shorts), 틱톡, 인스타그램 등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추세에 발 맞추기 위해서는 독서 인구와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책도 얇아져야 합니다. 책 한 권을 진득하게 앉아서 끝까지 다 읽는 사람들이 이미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처럼 안타깝지만 세상은 극단적으로 효율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출판업계와 작가들도 이런 추세에서 살아남기 위한 구체적인 자구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 않으려면 모두가 발버둥을 쳐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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