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에 이어 두번째 한강 선생의 작품 을 시작했다.
“작별하지 않는다”
"채식주의자"는 역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의 책이라 내가 이해하기엔 어렵더라.
그거야 뭐 각오했던 바였고.
대신, 나는 중학생 딸이 읽어도 될지 잠깐이지만 고민했다.
하지만 읽게 하기로 했다.
책에 19금 마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외설로 분류된 쓰레기 책도 아니고,
이미 검증된 양서이고,
감히 나 따위가 검열하고 평가할 작가와 책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경고 정도는 했다. 감수성 풍부한 시기라 놀라거나, 오해하거나, 곡해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정도만 했다.
“채식주의자”는 온통 고통으로 가득하다.
한강이라는 작가는 온몸으로 고통을 갈아넣어 본인이 그걸 견디며 글로 쏟아내는 것 같다.
읽는 내내 함께 고통스럽다.
세식구가 한권씩 읽었는데 와이프가 “소년이 온다”를 어제 일요일에 하루만에 읽으면서 아예 휴지를 옆에 갖다 놓고 오열을 하며 읽더라.
“소년이 온다”는 정말 더 큰 각오를 하고 봐야 하나보다.
요즘 그렇지 않아도 여성호르몬의 증가 탓인지 영화보며 부쩍 우는 일이 잦아졌는데 지하철에서 읽다가는 큰일나겠다.
웬 머리 희끗한 50대 아저씨가 아침부터 지하철 안에서 멀끔하게 입고 책을 읽으며 목놓아 우는 일은 없어야 한다.
주말에 조용히 봐야지.
아무튼 이번주 출퇴근용은 “작별하지 않는다”로 결정했다.
오늘 아침에 출근 길에 30페이지 정도 읽었는데 “채식주의자”와 결은 비슷한 느낌이다.
고통을 자신의 안에서 갈아 넣은 뒤 견디며 글로 간신히 쓴 것 같은…
오늘도
함께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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