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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의 BIM in Practice (실무에서의 BIM)

일상이 여정이 되는 순간/책 리뷰

by 그림아이 2022. 1. 5.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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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M in Practice

본 리뷰는 2014년에 작성되었습니다.

 

포스코 건설에서 BIM에 대해 책을 냈다. 책을 낸지 벌써 1년은 지났지만 서점에서 BIM 관련 책을 찾다가 우연히 발견한 책이다. 평소 BIM에 관심도 많았고, 한국 BIM 학회 회원이고, BIM 업계 관련 인맥으로는 거의 최고라 자부하며, BIM으로 밥 먹고 살 뻔 했던 나로서는 이 책을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일부러라도 천천히, 그리고 자세히 읽어보려고 노력했다.

 

이 책을 읽으며 드는 생각은, 포스코 건설 내부에서 정말 치열하게 BIM을 연구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과 결국 자신들을 홍보하기 위해 펴낸 책이구나 하는 생각들이었다. 물론 약간의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어쨌든 분명한 것은 BIM이 실무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현황을 파악하고 싶었고, 실무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나의 궁금증을 깔끔하게 해소시켜 주었다.

 

아마 대부분의 회사들이 그렇겠지만 포스코 건설 내부에 BIM을 연구하는 조직이 있는 모양이다. 책에서 소개했던 BIM 전담 조직이나 연구 조직에서 담당했을 수도 있다. BIM의 개념마저도 정의를 내리려고 노력하기 보다 업계와 학계의 BIM에 대한 정의를 모아서 분석까지 했을 정도로 체계적이다. BIM의 역사, 오해와 진실, 실제 사례, 현황, 전망 등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책의 맨 마지막 장에 고마운 분들께 감사드릴 분들의 명단에 한미 글로벌의 김성아라는 이름이 보여 반가웠다. 나는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우리 회사 역시 BIM에 대해 연구하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봤지만 실제로 접한 적은 없어서 잘 모르겠다. 아무튼 기회가 되면 BIM 관련 연구나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

 

BIM의 다양한 개념 정리들을 모아서 분석한 뒤 내린 결론은, “BIM은 프로젝트의 생애주기 동안 3D 기반 기술과 정보 모델을 활용하여 프로젝트와 관련된 정보를 참여자들 간에 생성, 교환, 공유, 활용하는 행위 또는 기술을 의미한다.”이다. 일반적으로 조금씩 시각차는 있지만 대부분 BIM 관련자들이 공통적으로 동의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BIM이 급속도로 도입되는 듯 하다가 속도가 늦춰진 느낌이다. 그에 대해 이 책은 명쾌하게 아쉬운 점을 토로했다. “BIM 효과가 우리나라에서 실무자들에 의해 효과를 나타내기에는 아직까지 부족하다는 인식이 많은 상태이다. 그 이유로는 국내의 BIM 도입이 너무나 갑자기, 그리고 빠르게 진행되었다는 점에 기인한다.” 전적으로 이 말에 동의하면서 내가 여기에 한 가지만 더 덧붙이자면, BIM을 적용하고 도입하는 것을 주도하는 주체가 엔지니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건설 산업에서 BIM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바로 BIM 관련 소프트웨어 업체들이다. 이들이 아예 발벗고 나서서 세미나와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나름의 BIM 가이드라인을 작성 및 배포하고 있다. 그리고 활발하게 연구를 진행 중인 학계다. 학계의 R&D는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업계에서 받아들이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인 개념 상태로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게다가 이들 모두가 진행하는 교육, 세미나, 강연 등을 많이 들어봤지만 도대체 무슨 말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건설 산업에 종사하는 엔지니어들이 주체로 나서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책은 이어서 “BIM 도입 초기부터 발주자를 중심으로 BIM의 긍정적인 면만 강조하다 보니 발주자뿐만 아니라 건설사의 경영자, 엔지니어 등은 대부분 BIM에 대해 높은 기대치와 환상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BIM이 프로젝트에 적용되는 횟수가 증가하면서 초기 기대치와 다른 BIM의 적용성과 효과에 대해 실망을 가지면서 실제로 사용 가능한 기술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게 되었다.” 라고 말한다. 내가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엔지니어 주도의 혁신이 아니기 때문에 좋다고 자꾸만 도입하자고 주장해서 사용해봤더니 처음 생각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실제로 도입해서 적용하고 사용하는 주체는 엔지니어이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책에서 다루지 않았던 문제지만, BIM의 도입과는 별개로 건설 산업의 위기라는 지금 이 시기에 BIM 도입이 과연 적절한 타이밍인지 불확실하다는 점이 있다. 쉽게 표현하면 우리는 지금 아픈 환자다. 병원에 누워 수술을 기다리며 회복을 바라고 있는데 갑자기 병원을 리모델링 하자고 한다면 어떨까? 적절한 비유일지 모르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병원을 리모델링 해서 혁신적으로 구조와 시스템을 바꾸면 그 안에서 수술과 회복에 도움이 될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수술과 회복이 필요한 환자에게 반드시 꼭 필요한 것은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건강한 환경이 조성되고 깨끗한 상태라면 모르겠지만 건설 산업은 회복되려면 얼마나 걸릴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할 만큼 아픈 상태다. 어차피 빨리 도입해서 적용하는 나라가 BIM을 선도하겠지만 지금 급하게 도입하는 것이 과연 최선인지는 잘 모르겠다.

 

실제로 중동의 프로젝트들에서 입찰시에 BIM의 수행 계획서 제출을 요구 받는다고 한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BIM에 대한 깊은 이해와 연구, 그리고 그에 따른 적절한 회사 내 인프라가 구축되어있지 않다면 수주가 불가능하다. 포스코는 이러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자신들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설명하고 있다. BIM 관련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보유하고 있어서 4D, 5D와 연동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성적, 정량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를 위해 자신들만의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고사양의 하드웨어 구축에 투자하고 있다. 물론 BIM 전담 조직을 구성하여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BIM 매니저, BIM 모델러, BIM 분석가, BIM 컨설턴트, BIM 연구원 등 이름도 생소한 보직을 부여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자체 교육 프로그램을 구축하여 3주간 교육을 진행한 후 필기, 실기 시험 등을 통해 평가하여 등급을 매긴다. 이 프로그램을 수료하면 S, A, B, C, D의 등급을 부여 받게 된다. 이러한 체계적인 투자와 관리 시스템은 다른 건설 산업 관련 기업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벤치마킹의 대상이다.

 

어디에서도 접하지 못했던 BIM ROI (Return On Investment)에 대해 이 책은 이렇게 말한다.

 

“BIM ROI 분석을 보면 대부분 도면 오류 및 공종간섭 체크 건수를 찾아 재시공 했다는 가정하에 비용을 계산하여 투자대비 이익을 계산하는 경우가 많다.”

 

“2D CAD를 쓴 경우와 BIM만을 쓴 경우로 나누어 진행한 경우는 없기 때문에 BIM ROI에 대한 의구심이 계속 생기는 추세이다. 건설사의 입장에서는 공기와 원가를 기본적으로 설계도면 오류 나 공종간섭에 의한 공기지연과 원가상승을 가정하고 있지 않다.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BIM으로 인한 눈에 보이는 공기단축이나 원가절감 항목을 찾기는 어렵다.”

 

포스코 건설은 ROI에 대해 대단히 회의적인 입장인 듯 보인다. 내가 엔지니어가 주도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의 일과 업무는 다른 사람들이 잘 모른다.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을까? 아무리 다른 사람들이 잘 안다고 해도 직접 수행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책에서는 BIM의 미래를 예측하면서 결국 “BIM 3D 기반 기술과 이를 이용한 4D, 5D, nD 및 융복합 기술로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건설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한다. 언젠가 도입이 완료되고 모든 선결 과제들이 해결된 후에는 당연히 그렇게 될 것이다. 게다가 그때가 되면 우리의 건설 산업도 위기를 멋지게 극복해낸 후가 될 것이니 효과는 배가 될 것이다. 책에서 소개한 첨단 기술들과의 융복합, 즉 디지털 Mock-up, 3D 프린터, 레이저 스캐너, 증강현실, 에너지 시뮬레이션 등은 고가이고 널리 사용되지 않아서 그렇지 이미 도입해서 사용하고 있는 기술들이다. 어쨌든 이런 기술들로 BIM은 엄청난 혁신을 가져올 것임에는 틀림없다. 그렇게 믿어도 좋다.

 

BIM is coming to t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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