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감찬과 서희

강감찬과 서희

초등학교 5학년 딸이 저에게 물었습니다.

 

딸 : 아빠. 학교 토의 주제인데, 서희가 대단해? 아니면 강감찬이 대단해?

 

나 : 꼭 한 사람을 골라야 해?

 

딸 : 응. 꼭.

 

나 : 음. 어렵네. 고르지 않았다고 대단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지만 꼭 골라야 한다면 서희가 더 대단하지 않을까?

 

딸 : 왜?

 

나 : 전쟁을 해서 이기는 것도 물론 훌륭하지만 우린 승리한 장군만 기억하지 이기기 위해 죽어간 수많은 사람들을 기억하지 않잖아. 전쟁이란 것이 많이 죽이는 쪽이 이기지만 우리쪽도 피해가 없을 수는 없으니까. 외교력 만으로 피 한방울 흘리지 않고 이기는게 더 대단하고 어려운 일인 것 같아. 그게 어려워서 우리가 아직 통일을 하지 못한 거지. 싸워서 이기려고 들면 왜 못이기겠어.

 

딸 : 그건 그렇지.

 

 

이렇게 대화를 끝내고 보니 다시 생각해봐도 참 어려운 주제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론적으로는 그렇죠. 언젠가는 거의 반드시 싸움을 피할 수 없는 순간이 올 것입니다. 언제까지나 피한다고 모든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어느 하나를 선택하기를 강요받지만 세상은 꼭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싸우지 않고 싸워야 하고, 대화하지 않고 대화해야 하는 복잡한 세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