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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 현장에서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의 망언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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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책에서 이런 글귀를 읽은 기억이 납니다.
 
오래 되어서 책 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 내용은 분명히 기억납니다.
 
“사기를 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있다.

10만명에게 이메일을 보내는데 5만명에게는 내일 주식이 오른다고 하고, 5만명에게는 내일 주식이 떨어질거라고 한다.

그 다음날 둘 중 하나는 맞을 테니 5만명에게 다시 이메일 보내는데 2.5만명에게는 내일 주식이 오를 거라고 하고, 2.5만명에게는 내일 주식이 떨어질거라고 한다.

이런 식으로 매일 10번쯤 보내면 누군가는 분명 전재산을 들고 찾아올 것이다.”
대다수는 ‘뭐야 틀렸잖아. 싱거운 놈이네.’하고 넘겨버리겠지만, 어떤 누군가는 10일 연속으로 맞추는 것을 지켜보며 분명 하늘이 주신 기회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저는 정치와 종교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수에게 메시지를 던지고 자신을 믿는 소수의 이들이 무조건 따르는 이치이고, 인간의 불완전함과 희망을 매개로 하는 합법적인 사기라고 생각합니다.
 
다수가 싫어하거나 지지하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며 합법적으로 사기를 칩니다. 소수가 들고온 재산과 지지만 있으면 됩니다.
 
그러니 누군가는 대중을 향해 망언을 쏟아내고, 누군가는 시키지도 않아도 전대통령 집 앞에서 욕지거리를 하고, 누군가는 전재산을 교회에 바친 바람에 아들이 전총리를 암살하고, 누군가는 신도를 늘리기 위해 악착같이 돌아다니다 코로나를 전국에 퍼뜨리고, 누군가는 코로나 시국에도 교회에서 기도를 해야 한다며 방역지침을 어기고, 누군가는 무소유 외치고 잠시 멈추고 느리게 살라면서 자신은 풀소유하고, 누군가는 주식과 코인에 전재산을 날리고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누군가와 한데 섞여 사는 세상입니다.
 
우리가 바라는 히어로는 결국 얼마나 더 많은 다수를 속일 수 있느냐의 역량을 가진 자가 아닐까요.
 
잠시 기대어 아주 잠깐 잊게 만드는 희망섞인 합법적인 사기를 기대하고, 기다리며, 찾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내 삶의 힘겨움과 사회의 불평등을 그들이 대체 어떻게 해결해줄 수 있을까. 힘들지 않고 불평등이 아니라고 잠시 가려서 안 보이게 하고, 잠시 잊게 만드는 것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지 않을까요.
 
결국 내 문제는 내가 해결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이번 수해로 안타까운 생명을 우린 잃어야 했습니다. 재산 피해는 어떻게든 복구되겠지만, 사고로 숨진 이들은 복구할 수 없습니다.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언제까지 우리는 이렇게 우리의 죽음을 바라만 봐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도 언제나 그렇게 죽을 수 있는 세상입니다.
 
그런 와중에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수해 현장으로 달려가 봉사활동을 한다면서 인터뷰를 하던 중 역대급 망언을 저지르게 됩니다. 저는 처음에 기사를 접하고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요즘 가짜뉴스도 많고 전달 과정에서 와전되기도 하니 유튜브에서 동영상으로 찾아봤습니다. 판단을 제가 직접 하고 싶었습니다.
 

동영상으로 봐도 제 눈과 귀를 의심했습니다. 국민의힘 경기 동두천시연천군 국회의원 김성원 의원“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 라고 말했습니다. 변명이나 부인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 분명히 그렇게 말했습니다.

 
김성원 의원은 공감능력이 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수해를 당한 시민들의 심정이 어떤지 대충 감은 잡고 봉사활동을 간 것인지, 시민들이 처한 상황은 관심 없고 정말 사진만 찍으려고 간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현장에서는 여러 가지 소란이 있었던 것 같은데, 나경원 의원은 "민주당 성향으로 보이는 시민"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민주당 성향이든 국민의힘 성향이든 다 같은 국민 아닌가요? 국민은 국회의원에게 항의나 컴플레인 못하나요? 자신의 지지정당에게만 항의할 수 있나요? 국민의 얘기를 귀담아 듣고 경청하는 것이 국회의원의 자세 아닌가요? 현장에 도대체 뭐하러 간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정확하게 자신들이 하려는 것, 즉 봉사활동하는 척하고, 사진만 잘 찍고 오려고 했는데 시민들이 뭐라고 하니 그게 싫었던 모양입니다. 그게 말이 되나요?
 
그리고 국회의원이 봉사활동을 하면 그게 더 방해 아닌가요? 수해 복구 예산 편성이나 하수도 관련 법률 개정 등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하면 됩니다. 그게 당장의 봉사활동보다 더 중요한 것 아닌가요?

선거철이면 유권자라고 허리 숙여 인사하던 사람들이 항의 좀 했다고 다른 당 성향의 지지자인 것 같다고 하는 것은 우리가 돈을 주고 일을 시키는 주권자임을 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아프고 슬퍼할 때 곁에 와서 사진 잘 나오게 더 아팠으면 좋겠다고 하는 자들은 더 이상 국회의원으로 뽑아주면 안 됩니다.

 

일을 잘 할 사람을 뽑아야지 아무 생각없이 투표하면 우리가 돈을 주고 일을 시킨 하인들이 주권자인 우리를 주인인줄 못알아보고 감히 덤비는 일이 생깁니다.

 

그래서 우리는 투표를 잘해야 합니다.

 

제발 투표 좀 잘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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