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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엔지니어] 미약한 시작, 끝은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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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의 서재에서 우연히 만난 책 한 권에서 읽은 대로 실천하고자 한다. 김민식의 "매일 아침 써봤니"라는 책이다.
 
블로그에 매일 글 쓰기...
 
글 재주가 있다는 얘기를 듣긴 했었지만, 결국 그래봤자 엔지니어들 사이에서 들었던 얘기여서 신뢰도는 높지 않다. 나 조차도 내가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남의 얘기를 듣고, 읽는 것도 좋아하고, 술 한 잔 기울이며 술 기운으로 두런두런 얘기하는 것도 좋아하니 글 쓸 준비는 이미 되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책을 좋아하니 작가들에 대한 존경심도 충분하다.
 
처음부터 다음어질 리 없다. 아마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끝까지 글의 퀄리티가 좋아지지 않을 수도 있다. 문법, 문장의 구성, 맞춤법, 인문학적 소양, 문학적 스킬 등은 이곳에 글을 쓰는 지금 내 뇌 안에 없다. 그래도 맞춤법은 최대한 지킬 것이다. 혼자 두서없이 넋두리할 공간으로 삼으면 그만이다. 누가 읽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블로그에 글을 쓰지만 설사 아무도 읽어주지 않더라도 상관없다.
미리 밝히지만, 때로는 일기, 때로는 넋두리, 때로는 뉴스를 보고 느낀 내 생각, 그리고 때로는 반말, 때로는 존댓말로 정말 말 그대로 마구잡이로 쓸 생각이다. 계산을 좋아하는 엔지니어지만 여기서는 계산하지 않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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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글을 쓰는 습관이 좋다고 해서 시작할 뿐이다. 생각을 정리해서 좋고, 기록을 남겨서 좋고, 남들과 공유할 수 있어 좋다고 한다. 그러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뭐든지 좋아진다고 해서 시작한다. 그래서 첫 제목을 "미약한 시작, 끝은 아무도 모른다"고 정했다. 좋다고 하니 시작은 했는데, 과연 내가 얼마 동안 나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고, 오랫동안 글 쓰는 데 성공하더라도 이 습관으로 인해 내가 어떻게 바뀔지도 불확실하고, 과연 엔지니어가 매일 글을 쓰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끝에 뭐가 있는지 보이지 않아 삶을 아름답다고 하지 않던가. 계산하지 않고 무작정 쓰다 보면 뭔가 있겠지. 좋다고 하면 좋겠지. 2022년의 끝을 향해 가는 지금의 나는 뭐든 해야 하니까. 현재의 나를 한 단어로 표현하면 "아둥바둥" 또는 "허우적허우적"이다. 최선을 다해 살아온 삶인데 언젠가부터 내 뜻대로 되지 않고 내 의지대로 살 수가 없다. 뭔가 계기, 모멘텀, 동기부여 등이 필요하다. 하고 싶은 일은 많은데 선뜻 시작하기 두렵거나, 시작하기가 불가능한 일들 뿐이다.
 
그래서 시작한다.
 
블로그에 글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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