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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엔지니어] 백종원 대표와 골목식당 빌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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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대표 (출처:위키백과)

 

 

저는 유튜브나 TV를 볼 때 말을 잘하는 사람들을 좋아합니다. 똑똑하고 아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 해박한 지식을 뽐낼 때 부럽고 멋있어 보이는 이유도 있지만, 사실은 제가 끊임없이 누군가에게 영감과 자극을 받기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말과 글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니 말을 잘하면 글을 잘 쓰고, 글을 잘 쓰면 말을 잘하니 저에게는 충분히 동기부여가 됩니다. 제가 자극과 영감을 받은 사람들과 그들의 말을 정리해두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한 사람에 대해 얘기하면 호불호가 있어서 '왜 비판하지 않느냐' 라거나 '그렇게 훌륭한 사람은 아니다'라는 식으로 딴지를 걸기도 하는데, 저는 순전히 제가 자극과 영감을 받은 부분에만 집중하고자 합니다. 위키백과처럼 한 사람의 일대기를 다루거나 공과 과를 균형있게 다룰 생각이 없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그리고 제가 자극과 영감을 받았다고 해서 그 사람을 존경하거나 좋아한다는 의미도 아님을 동시에 말씀 드립니다.

 

오늘은 백종원 대표에 대해 얘기하고자 합니다. 호칭을 뭐라고 해야 좋을지 잠깐 고민해는데 아무래도 한 회사의 대표인 것은 분명하므로 대표라고 하겠습니다. 요즘은 조금 줄었지만 얼마 전까지 TV를 틀면 거의 항상 백종원 대표가 나오는 프로그램이 한 두개쯤 방송되고 있었습니다. 먹방에 걸맞게 적당한 풍채와 요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정말 볼 때마다 대단합니다. 오랜 세월 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내공을 쌓기 위해 노력했는지 감히 짐작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저는 백종원 대표가 요리와 장사에 대해 얘기해면 그게 요식업에 관한 얘기로 들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생에 대해 얘기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한 분야에서 장인의 경지에 오른 사람들은 모두 공통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들은 아무에게도 말해주지 않는 비법일지 모르지만 시대와 세상을 관통하는 통찰력을 지녔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어서 뭔가를 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묵묵히 세월을 견디며 계속해서 실패하고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결국 극복해내고 그것들이 나중에 한데 모여 자신만의 노하우와 독창적인 실력으로 굳어진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백종원 대표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끝났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한동안 '골목식당'이라는 프로그램을 즐겨 봤습니다. 골목 상권을 살리자는 취지도 좋았고 요식업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프로그램의 취지와는 상관없이 가끔씩 등장하는 '빌런'들 때문에 더 주목했던 것 같습니다.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장사를 하는지 저로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갔던 식당들 중에도 분명 '빌런'이 운영하는 식당들도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더 화가 났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요식업을 누구나 쉽게 창업할 수 있는 쉬운 돈벌이 수단 정도로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식당에서 돈을 주고 밥을 먹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데 말입니다. 백종원 대표가 그런 빌런들에게 화를 내는 모습을 보면 제 속이 다 후련해질 정도였습니다. 요리든, 장사든, 뭐든 간에 이런 빌런들은 어디에나 있는 것 같습니다. 백종원 대표의 말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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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시작할 준비가 안 되어 있는데 시작한 사람들입니다. 분식집을 하는 어떤 이는 분식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떡볶이가 맛이 없었습니다. 백종원 대표가 물어보니 갑자기 남편의 회사가 부도가 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장사를 하게 되었다고 답을 합니다. 참 안타깝지만 우리나라에서 요식업이란 이렇 듯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산업으로 받아들여지는 모양입니다. 이때 백종원 대표가 이렇게 말합니다. 라면은 누구나 끓입니다. 그런데 장사를 하려면 그걸 하루에 100인분, 200인분 끓일 수 있어야 되고, 맛도 모두 한결같고 다르면 안 됩니다. 그럴 자신이 없으면 장사를 하면 안됩니다. 라고 말입니다. 요식업 뿐만 아니라 회사 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업무라도 결과물의 퀄리티가 매번 달라지면 안 됩니다. 점점 좋아지면 모를까 퀄리티가 들쑥날쑥한 사람들이 분명 주변에도 있습니다.

 

둘째, 기본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주방 청소를 안 하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돈을 주고 음식을 먹는 손님들에게 미안해서라도 저같으면 매일 청소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백종원 대표가 주방을 뒤져보면 시청자들로 하여금 뒷목을 잡게 만드는 가게들이 의외로 많았습니다. 백종원 대표는 이런 빌런들에게 "요리와 청소는 서로 다른 분야가 아니에요. 요리하기 위해 먼저 청소 먼저 해야 하고, 청소를 하지 않으면 요리도 하면 안 됩니다." 라고 말합니다. 우리의 일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운전을 하다 보면 너무 당연해 보이는 신호지키는 일도 안 하는 사람들 많습니다. 어쩔 때는 나 혼자 신호를 지키는 것이 바보같아 보일 때도 있을 정도입니다. 세상 모든 일은 일단 기본부터 지켜야 합니다.

 

셋째,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요식업을 하는 사람이 자신의 요리에 대한 지식도 없고, 다른 가게에서 먹어본 적도 없으며, 심지어 자신의 요리를 먹지도 않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물론 매일 하는 자신의 요리를 먹는 것이 물리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먹어보고 오늘은 퀄리티가 어떤지 확인을 해봐야 하는데 너무 많이 먹어봐서 질려서 이젠 안 먹는다고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사람들을 보고 기가 찼습니다. 자신이 먹어보지도 않은 음식을 우리는 왜 돈을 주고 먹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백종원 대표는 그런 사람들에게 "우리나라에서 이 음식을 가장 잘하는 곳이 어딘지 가봤어요? 당장 가보세요. 거기는 왜 맛있고, 왜 손님이 많은지 알아야 자신이 어떤 점에서 차별화를 할지 결정할 수 있어요." 라고 말합니다. 너무 당연한 얘기입니다. 제가 만약 동네에서 칼국수 집을 계획하고 있다면 아마 1년 정도는 우리나라 모든 칼국수 집을 다 다녀와서 책으로 한 권 정리할 정도가 되어야 제가 만든 칼국수가 어느 정도 퀄리티와 가격이어야 하는지를 결정할 수 있지 않을까요?

 

넷째, 큰 맘 먹고 도와줘도 안 바뀌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길게 말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백종원 대표가 어렵게 자신의 사비를 털어서까지 도와줬는데 1년 후에 다시 가보니 다시 예전처럼 개판 오분전으로 돌아간 가게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인생에서 다시 찾아오기 힘든 기회를 가졌는데도 이런 식이면 정말 답이 없는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그 기회가 얼마나 소중하고 간절한지도 모르는 사람들은 사실 우리 주변에도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지켜보자면 안타깝고 답답한 마음 뿐입니다.

 

이렇듯 저는 방송을 보면서도 제가 참고할만한 내용이 없는지 자세히 보면서 꼼꼼하게 메모해두는 편입니다. 세상 모든 일은 기본을 지키는 일부터 해야 합니다. 기본을 지키지 않고 처음부터 지름길로 가면 낭떠러지를 만나게 됩니다. 백종원 대표는 어렵게 말하지 않습니다. 그냥 기본만 지키면 중간 이상은 가는 것이라고만 할 뿐입니다. 기본을 지키는 일도 힘든 세상인가 봅니다. 저도 기본을 잘 지키고 있는지 잘 살피며 제가 가야할 길을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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