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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엔지니어] 리비아에서 낯선 삶에 적응하기 8부 리비아 탈출기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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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와 주변 국가들

 

미국 영화 중에 ‘13시간’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2016년 작품으로 원제는 ‘13 Hours: The Secret Soldiers of Benghazi’, 즉 ‘13시간: 벵가지의 비밀 군인들’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벵가지라고 하면 생소하기 때문에 그냥 짧게 ‘13시간’이라고 한 것 같습니다. 제가 리비아에 가기 전인 2012년에 테러리스트들이 미국의 벵가지 영사관을 습격해서 미국의 대사가 사망한 사건을 다루는 영화입니다. 갑자기 영화 얘기를 꺼낸 것이 마치 제가 전쟁을 치르고 왔다거나, 총알을 뚫고 탈출했다는 과장된 얘기를 하려고 한 것이 아닙니다. 그만큼 위험한 곳에 있었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당시 저는 그 사실을 몰랐거나, 기사로 접했어도 남의 얘기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2014년에 테러와 내전이 잠잠해졌을 때 제가 리비아에 갔고 다시 격화되어 탈출했던 그때로 잠시 돌아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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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가 도착한 2014년 당시에도 밖에서 기사로 접했던 것보다 리비아 내의 상황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었습니다. 카다피가 사망하고 친미 정권이 들어섰지만 알카에다와 카다피 잔당들이 계속해서 테러를 저지르고 있었습니다. 테러의 빈도는 산발적이었고 요인 암살 위주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장관 등 정부 요직이 바뀌자마자 암살 당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몇몇 부처는 아무도 장관을 맡지 않으려 해서 정부는 거의 공백 상태나 다름 없었습니다. 오랜 내전과 테러로 인해 경제는 파탄 직전까지 몰려 강도와 도적들이 들끓었습니다. 시민들이 참지 못하고 광장으로 뛰쳐나와 시위를 하는 일들이 잦았습니다. 제가 도착하기 얼마 전에는 한국인 직원이 차를 몰고 시내에 볼일을 보러 나갔다가 강도들에게 자동차뿐만 아니라 팬티만 빼고 옷까지 빼앗기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사람 안 죽인 것만 해도 다행이라는 자조 섞인 얘기에 너무 무서웠습니다. 그리고 제가 도착한 이후에도 통번역 업무를 맡고 있던 리비아 현지인이 시내에 생필품을 사러 나갔다가 총격을 받아 자동차에 총알 구멍이 대여섯 군데가 생긴 것을 보며 상황이 심각해졌음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다음 편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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