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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엔지니어] 2023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WBC)을 보며 느낀 참담한 심정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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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WBC)을 보며 느낀 참담한 심정 1부

 

제가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2023년 3월 15일입니다. 지난 3월 8일에 개막한 2023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WBC)에서 대한민국이 본선에 진출하지 못하고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모든 언론들이 충격적인 결과라며 원인 분석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지하게 묻고 싶습니다. 정말 이렇게 될 줄 몰랐나요? 이미 작년 2022년 도쿄 올림픽에서 우리 모두는 대한민국의 야구의 현주소를 똑똑히 목격했고, 한없이 부족한 수준에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불과 6개월 정도만에 실력이 나아질 거라고 믿었다면 야구를 몰라도 너무 모르고 하는 소리들입니다. 여러 언론 보도들과 소위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가만히 지켜보면서 대한민국 야구의 미래가 더욱 암울해 보였습니다.

 

이번 WBC에서 대한민국은 일본, 호주, 체코, 중국과 함께 B조에 속해 있었고, 조 2위까지만 본선에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집니다. 체코와 중국은 처음부터 우리의 전력과 상대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으므로 호주만 잡으면 무난하게 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3월 9일 호주와의 첫 경기가 가장 중요했었지만 8:7 케네디 스코어로 졌습니다. 엎치락뒤치락했지만 결국 패했습니다. 이때 이미 탈락은 확정된 것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호주 리그는 우리나라 KBO 리그의 2군에서 1.5군 정도 수준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메이저리그 (MLB)에서 뛰어본 선수는 한 명뿐이고, 대부분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을 뿐인데도 우리나라보다 야구를 잘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두 번째 일본과의 경기에서는 13:4로 졌고, 콜드게임으로 지지 않은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체코와 중국과의 경기는 예상대로 손쉽게 이겼지만 3개 대회 연속 예선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이번 WBC 대회가 어떤 대회였냐면, 1회 대회에서 3위, 2회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대한민국이 3회와 4회에서 예선 탈락으로 본선에 못 올라갔던 수모를 갚기 위해 절치부심한 대회였습니다. 무려 14년만에 본선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한 대회였는데 실패한 것입니다. 참고로 WBC 역대 우승 국가들과 MVP의 현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연도 우승 준우승 3 4 MVP
2006 일본 쿠바 대한민국 도미니카공화국 마쓰자카 다이스케
2009 일본 대한민국 베네수엘라 미국 마쓰자카 다이스케
2013 도미니카 공화국 푸에르토리코 일본 네덜란드 로빈슨 카노
2017 미국 푸에르토리코 일본 네덜란드 마커스 스트로먼

 

많은 사람들이 6개월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도쿄 올림픽에서의 야구를 벌써 잊은 것 같은데, 이미 WBC 예선 탈락은 그때 충분히 예견되었습니다. 도쿄올림픽 야구는 대륙별 예선이 이미 치러진 상태에서 6개국만이 출전해서 3개 팀씩 두 개의 조로 진행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거기에서 4위를 했습니다. 금메달은 일본이 가져갔고, 우리나라보다 못한 국가는 멕시코와 이스라엘 뿐이었습니다. 한 번이라도 더 이겼으면 동메달이라도 딸 수 있었지만, 실력과 수준 차이는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도 각종 언론들이 앞다퉈 참사라는 표현을 써가며 한국 프로야구의 문제점들을 요목조목 짚었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이번 WBC 대회에서는 개막 전에 본선에 갈 것처럼 희망 섞인 기사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속으로 ‘올림픽을 벌써 잊었나? 잘할 리가 없는데’라고 생각했고 기대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결과는 역시 제 예상대로였습니다.

 

대한민국 프로야구의 문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과 WBC 준우승을 했던 2008년과 2009년이 전성기였고, 당시 멤버들이 황금 세대였음은 자명합니다. 하지만 그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보인 적이 없습니다. 2015년 프리미어12에서 우승을 하긴 했지만 WBC에서는 예선탈락을 하고 있었습니다. 단기전의 속성 상 시합 당일 투수들의 컨디션에 따라 운 좋게 이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잘하는 투수 한두 명만 있으면 한 두 게임 정도는 해볼만한 것이 단기전의 특성이기도 합니다. WBC에서 3위와 2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땄을 때의 투수들은 김광현, 양현종, 류현진, 봉중근, 윤석민, 정대현, 구대성 등이 있었습니다. 2015년 프리미어 12 때는 김광현, 양현종이 하드캐리했던 대회였습니다. 그런데 8년이 지난 2023년에도 김광현과 양현종이 주축이었습니다. 언제까지 김광현과 양현종이냐고 했던 추신수 선수의 발언도 문제입니다. 누구는 내보내고 싶어서 그랬겠습니까. 그만큼 선수가 없었다는 얘기입니다. 1988년으로 35살인 김광현과 양현종 다음을 잇는 투수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그렇다고 안우진 얘기를 다시 꺼냈다가는 팬들은 완전히 등을 돌릴 것입니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이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다음 시간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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