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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엔지니어] 우리 시대의 변하지 않는 트렌드들 (혼밥, 장수, 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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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변하지 않는 트렌드들 (혼밥, 장수, 무인)

 

저에게 영감을 주는 많은 분들 중에 바이브앤컴퍼니의 송길영 부사장님이 계십니다. 우연히 본 유튜브 영상 하나로 그분이 출연한 방송과 책들을 모조리 섭렵해서 많은 영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빅데이터 전문가가 아니라 세상에 없던 직업을 새롭게 정의하여 ‘마인드 마이너 (Mind Miner)’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분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빅데이터를 분석하면서 우리 사회의 변화된 모습과 앞으로의 예측까지 하면서 우리의 마음을 ‘캐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이분의 강연 영상 중 하나를 보면서 메모해둔 얘기를 하고자 합니다.

 

2023년 현재 대한민국의 모습을 세 단어로 정리하면, 혼밥, 장수, 무인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의 선호도도 그렇고, 산업계의 구조도 이에 맞게 바뀌고 있으며, 시회 문제도 이와 관련되어 있다고 합니다. 하나씩 살펴보면, 첫째, 혼밥입니다. 전세계가 코로나 19로 사람 만나는 일이 줄어들면서 혼자 밥먹는 것에 매우 익숙해졌지만, 사실 대한민국 사회는 20여년 전만 해도 어디 가서 혼자 밥먹고 왔다고 하면 주위에서 걱정과 위로를 해줬습니다. 무슨 일 있었느냐, 왜 그랬냐, 외롭지 않았냐 등등 혼자 밥먹는 것은 감히 상상하기 일 중 하나였습니다. 식당에서도 손님 한 명은 잘 받지 않아 쫒겨나기도 했고, 혼자 식당에 가는 것 자체가 미안한 일이었습니다. 짜장면 한 그릇만 배달 시키는 것도 매우 미안한 일이어서 혼자 먹을 때도 두 그릇을 시키기도 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식당에서도 손님 1명이라고 받지 않으면 매상이 떨어지니 어쩔 수 없이 받고 있습니다. 물론 코로나 19 사태가 끝나가고 있어서 다시 1인 손님은 받지 않는 가게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어쨌든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둘째, 장수입니다. 확실히 제가 어렸을 때보다 요즘 노인들의 장수 추세가 확실히 느껴집니다. 20여년 전에 저의 친가와 외가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돌아가실 때 연세가 80세 정도였는데 올해 저희 아버지가 78세, 어머니가 77세이신 것을 보면 완전히 달라진 느낌입니다. 주변 지인들의 부모님 뿐만 아니라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90세가 넘어 건강하시다는 얘기도 종종 듣곤 합니다. 우리나라 의료 기술의 눈부신 발전과 위생 및 보건 수준이 그만큼 향상되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인구 절벽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노인의 인구가 급증하고 있고, 노인의 정의가 이제는 60세가 아니라 70세나 80세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제가 어릴 때만 해도 집집마다 회갑 잔치를 열었고 선배들의 부모님 회갑 잔치에 다니느라 주말에도 바빴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회갑 잔치는 가족들끼리만 조용히 식사만 하더니, 지금은 칠순 잔치도 가족들끼리 하는 추세입니다. 게다가 코로나로 팔순 잔치도 하지 않아 아직 저는 주변 지인들 부모님의 칠순 잔치와 팔순 잔치는 가본 적이 없습니다.

 

셋째, 무인입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는 주인이 없는 무인 문구점이 있습니다. 동네마다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는 있을 텐데, 이제는 문구점도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장을 보는 마트도 셀프 계산대가 있고, 다이소에도 셀프 계산대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커피와 햄버거를 파는 곳들은 이미 키오스크로 주문을 받고 있습니다. 많은 술집들에서도 자리에 앉아 태블릿 버튼으로 주문을 하고 있습니다. 주문하면 아예 로봇이 음식을 가져다 주는 곳도 있습니다. 그리고 통장을 개설하거나, 카드를 만들 때도 비대면으로 간단하게 처리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점점 사람과 사람이 맞닿는 일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저조차도 어딘가 전화를 해서 클레임을 접수하거나 궁금한 것을 문의하거나 하려면 예전보다 쉽지 않은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냥 온라인으로 문의를 접수하는 곳은 없는지 한 번 알아보게 되고, 그냥 전화 한 통이면 될 것을 인터넷으로 검색부터 하기도 합니다.

 

위 세가지의 추세가 코로나 19 사태로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송길영 부사장님의 얘기로는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그보다 훨씬 이전인 20여년 전부터 이미 혼밥, 장수, 무인이라는 추세는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시대별 빅데이터를 분석하다 보면 계속해서 이런 추세가 증가해왔고 코로나 19 사태로 변화이 속도가 급격히 빨라진 것 뿐이라고 합니다. 코로나 전에도 분명히 혼밥의 수요가 유의미하게 있었고, 이미 장수 시대에 접어들고 있었으며, 무인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았었지만 우리는 몰랐을 뿐이라고 합니다. 이미 우리는 매년 10만명씩 인구가 줄어들고 있지만, 반대로 1인 가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공부를 하든, 사업을 하든, 무엇을 하든 이런 추세를 감안하지 않고 섣불리 덤볐다가는 무조건 실패할 것입니다.

 

인간의 취향은 유행처럼 시시각각 변합니다. 기술 트렌드도 어제의 기술보다 오늘의 기술이 더 나을 정도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의 트렌드는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인구가 감소하는 추세를 다시 증가 추세로 바꾸는 것은 단시간에 해결하기 불가능합니다. 노인들이 넘쳐나는 초고령화 사회를 우리는 미쳐 대비하지 못한 상황에서 마주해야 합니다. 아마도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사회 문제와 갈등이 곳곳에서 벌어질 것입니다. 게다가 제가 노인이 되는 나이가 되면, 지금과는 또 다른 세상이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노인이 코딩하고, 영상편집하고, 블로그에 글을 쓸 것이기 때문입니다. 젊은이들은 인공지능이 대신해주는데 왜 그러냐고 한심해 하겠지만, 미래의 노인들은 역시 코딩, 영상편집, 블로그 글쓰기 등은 손맛이라며 이제는 낡아빠진 기계식 키보드를 직접 두드리는 사회에서 살게 될 것 같습니다. 어쨌든 우리 사회는 엄청난 변화를 맞이하겠지만 변하지 않는 트렌드는 바로 혼밥, 장수, 무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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