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한 도전을 시작한다.
회사를 그만두고 이직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는 상태에서 제주도 한달살기를 결정했다.
일단 다 내려놓고 저질러 보자는 생각이다.
일정은 2025년 6/25 ~ 7/24 이다.
내 청춘의 아름다운 한 페이지를 기록하기로 한다.
2025년 6월 28일 토요일
전날 밤 늦게 친구가 방문했다.
이번 여행은 가족 외에는 방문자 없이 혼자 지내기로 했지만, 이 친구는 예외다.
제주도 한달살기를 처음으로 나에게 제안했고, 숙소 예약과 여러 가지 팁을 준 친구다.
이미 제주도에서 한달살기를 두 번이나 경험한 덕분에 중요한 정보들을 많이 얻었다.
평소에 내가 제주도에서 한달살기를 간절히 바라며 살았던 적이 없었고, 급하게 내려온 탓에 나에겐 아무런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이 친구의 팁 하나하나가 소중했다.
친구 녀석이 전날 늦게 숙소에 와서 회포를 푸느라 새벽 늦게 잠들었지만, 워낙 새벽잠이 없는 나는 일찍 일어나 씻고 조식을 먹기 위해 친구를 깨웠다.
아침을 먹으며 오늘 일정을 결정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 친구는 나의 이번 한달살기의 목적을 이미 간파하고 몇 군데 추천해줬고, 나는 그 중에 고르기만 하면 됐다.
머체왓 숲길... 이름부터 심상치 않은 곳인데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우리 둘은 서둘러 짐을 싸서 출발했다. 차로 약 30분 거리였다.
머체왓... 도대체 무슨 뜻일까?
이곳저곳에 적힌 간판들을 읽어보니 제주도 방언으로 '머체'는 '돌'이라는 뜻이고, '왓'은 '밭'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래서 '머체왓'은 '돌밭'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돌이 많은 제주도 답게 숲길에도 여기저기 돌이 많아 붙여진 이름인 것 같다.
토요일이지만 아직 본격적인 휴가철이 아니어서 사람들이 많지 않아 조용히 산책하며 힐링하기에 최적인 곳이다.
이곳에는 코스가 3개가 있다.
소롱콧길은 6.3km, 머체왓숲길은 6.7km, 서중천 탐방로는 3km 등 3개 코스다.
이 중에서 우린 소롱콧길을 선택했고, 머체왓숲길은 나중에 나 혼자 다시 오기로 했다.
시작부터 너무 예쁜 숲길이 나온다.
동화 속에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의 숲길이다.
어제 걸었던 올레길과는 느낌이 또 다르다.
조금 걷다 보니 높이가 30m는 족히 넘어 보이는 삼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 길이 나왔다.
경치, 온도, 날씨, 공기, 시간, 냄새 등 모든 주변 환경들이 완벽했다.
"제주도에는 올레길만 있는 것이 아니구나" 생각했다.
제주도 숲길의 매력에 푹 빠져 버렸다.
친구 녀석이 돌아가면 혼자서 숲길 위주로 다녀 봐야겠다고 다짐했다.
너무 멋진 풍경에 정신없이 사진 찍느라 걷는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었다.
카메라는 사람의 눈을 따를 수 없다는 진리를 새삼 깨달았다.
내 눈에 담긴 수많은 예쁜 장면들이 사진에서는 그만큼의 감동이 담기지 않았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걸으면서 낙엽 밟는 소리가 너무 듣기 좋아 녹음하듯 영상으로 남겨뒀다.
우린 속도를 내서 숲길 산책을 끝냈고, 2시간이 걸렸다.
역시 트레킹은 시간당 3km의 속도인가 보다.
주변 식당을 검색해서 물영아리 식당 2호점에서 메밀 냉면으로 점심을 먹었고, 다음 갈 곳을 정했다.
친구 녀석이 중문 관광단지로 가자고 했다.
경치가 좋은 카페를 AI인 퍼플렉시티에게 물어봤더니 중문에 있다고 답했다 한다.
이렇게 여행이 즉흥적이어도 되나 싶지만, 이것도 나름 재미있는 방식이다 싶어 중문으로 향했다.
1시간 정도 후에 중문의 면세점에 도착했고, 술과 담배에 진심인 친구 녀석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샀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더 클리프 (The Cliff)'라는 카페였다.
AI의 환각 (할루시네이션)이면 어쩌나 싶었지만 커피를 주문하고 밖을 나간 순간 숨이 멎었다.
아니 이게 진짜 우리나라 맞나 싶은 풍경이다.
아이스 커피 한 잔에 이게 무슨 호강인지, 그리고 날씨는 또 왜 이리 좋은지...
너무나 멋진 풍경에 제주도에 혼자 호강하고 있는 것 같아 아내와 딸아이에게 카카오톡으로 사진들과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미안하다 가족들아!!!
우리는 다시 숙소로 향했다.
저녁은 외식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숙소에 와서 대중교통으로 갈만한 곳을 검색해보니 서귀포 시내에 있는 '네거리식당'의 후기가 눈에 띄었다.
버스를 탈까 생각했지만 30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곧바로 택시를 불러 10분만에 식당에 도착했다.
이곳에 유명인사들이 많이 왔다고 벽에 사인들이 잔뜩 붙어있는데 그 중에 문재인 대통령의 사인도 있었다.
이곳은 갈치구이와 갈치조림이 유명한 곳이었고 우린 갈치구이를 선택했다.
맛이 기가막혔고 친구와 나는 사진도 더 이상 못 찍고 먹기에 바빴다.
서귀포 시내에서 맛집을 찾고 있다면 이 집을 강력히 추천한다.
둘이서 갈치구이 中자 55,000원에 소주 두 병으로 배 터지게 먹고 나왔다.
우린 인근에 있는 서귀포 매일올레 전통시장으로 향했다.
주말인데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없어 왜 그런가 했더니, 사람들은 모두 전통시장에 모였나보다.
제주도 생활 4일차 동안 가장 많은 사람들을 봤다.
그 중에서 사람들이 줄서서 먹는 곳이 눈에 띄어 두 가지를 샀다.
바로 흑돼지강정과 문어버터스테이크였다.
흑돼지 고기로 강정을 만들었다고 해서 신기해서 샀고, 문어버터스테이크는 화려한 불쇼에 넋이 나가 사람들이 가장 길게 줄을 서있어 살 수밖에 없었다.
염무화라는 곳이다.
두 가지를 포장해서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와 한 잔 더 했는데, 솔직히 둘 다 맛은 별로였다.
특히 화려한 불쇼로 만든 문어버터스테이크는 비싸기만 하고 맛은 그닥이었다.
불쇼를 본 값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오늘을 마무리하며, 역시 내일 걱정은 내일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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