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흠잡을 데도 없지만 썩 마음에도 안듭니다.
- 노무현 대통령의 칭찬 방식, 강원국
강원국 작가가 참여정부 시절 연설비서관으로 일할 때 노무현 대통령에게 들었던 말이라고 합니다. 평소 칭찬에 인색했던 노대통령이 이런 말을 했을 때 최고의 칭찬으로 생각했었다고 합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칭찬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말만 놓고 보면 결국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다는 말인데 흠 잡을 곳이 없으니 칭찬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말과 글의 수준이 엄청났던 분이었습니다. 자신이 쓰면 더 잘 쓸 수 있고 실제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도는 우리땅입니다.'로 시작했던 815 기념사는 노대통령이 직접 일필휘지했던 연설문으로 유명하죠. 강원국 작가가 감탄했었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었습니다. 이런 분이 바빠서 다 쓸 수 없으니 연설 비서관을 둔 것이니 성에 차지 않을 만도 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강원국 작가의 실력도 날로 늘어가고 있었고 그 실력을 이와 같이 칭찬하셨던 것 같습니다. 다만, 흠 잡을 곳은 없어 좋지만, 딱 그 정도이지 훌륭하다고 말할 만큼의 '한 끝'이 부족하다는 말로 해석됩니다. 아직 좀 더 멀었으니 겸손하게 더욱 정진하라고 조언하는 듯이 보입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 추게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무조건의 칭찬보다 담금질과 채찍질이 필요한 순간도 분명히 있습니다. 게다가 내가 지켜보면서 키워야겠다고 마음 먹은 부하 직원이라면 더욱 필요합니다. 칭찬이 때로는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됐구나, 이 정도면 됐구나'라고 생각하지 못하도록 해야 하는데 그렇다고 '아직도 한참 멀었구나'라는 막막함을 느끼게 하지는 않도록 해야 하니 참 어렵습니다. 이때 해줄 수 있는 칭찬이 바로 이런 칭찬인 것 같습니다.
밸런스가 멋들어지게 완벽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이 늘었고 이 정도면 되긴 했는데, 여기서 멈추고 노력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고 말해주고 싶을 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표현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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