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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엔지니어] 말 많고 외로운 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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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글을 쓰며 뭘 써야 할지 먹막할 때 일단 한 줄이라도 써놓고 고민하라고 했다. 나의 멘토 김민식 PD님께서 책에서 주신 조언이었다. 오늘이 딱 그런 날이다.

 

김민식 PD님은 여러 개를 써놓고 비공개로 해둔 뒤 첨삭하고 여러 차례 검토와 수정을 거쳐 내놓는다고 했다. 나는 그런 과정을 과감하게 생략하기로 했다. 어디서 나온 자신감이냐고 따질 수도 있겠지만 자신 있어서가 아니다. 아직은 그런 정도의 열정이 없기 때문이다. 좀 더 푹 빠져 시간과 에너지를 더 쏟을 수 있다면 모를까 현재의 나의 상태를 고려해볼 때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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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보는 이들이 불편하지 않을 소재만을 택하기로 했다. 그런 소재만을 고르는 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일 것이다. 소재에 대해 고민해보니 결국 이른바 ‘꼰대’가 말이 많아 글을 쓰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즉, 말 많은 꼰대 하나가 아무도 안 들어주니 글로 쓴다는 혹시 모를 비판에 즉각 부인하기 어렵다. 꼰대라는 말에 부정하고 부인하는 태도가 곧 꼰대라는 증거라고 하지 않았던가. 게다가 내 나이와 사고방식이 꼰대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일단 인정하고 보기로 했다. 부인할 묘안도 딱히 없는 데다 완전히 틀린 말도 아니니 나도 당분간은 나 자신을 ‘말 많고 외로운 꼰대’라 부르기로 했다. 이제 한국 나이로 50살을 바라보는 지금, 이전 50년의 경험과 지혜로 다음 50년을 준비하는데 어쩌면 주춧돌이 될 수도 있으니 지금을 좀 더 지혜롭게 살아야 하겠다. 

 

그래서 지금의 외로움이 반갑고, 할 말이 많아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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