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까지 출근인데 저는 항상 그렇듯이 7시쯤 나와 책을 읽거나 일찍 업무를 시작합니다. 오늘은 글을 쓰며 하루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저는 어느 한 대기업에서 태양광 사업을 하는 조직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토목 엔지니어가 어쩌다가 태양광 사업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 얘기는 나중에 별도로 하기로 하고 오늘은 태양광에 대해 얘기하려고 합니다. 태양광 사업을 약 8년째 하면서 참 많은 사람들로부터 터무니 없는 오해를 받아 왔습니다.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이미 보수 언론들과 보수 정치인들에게 낙인이 찍혀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하는 기업을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사기꾼, 때로는 빨갱이 소리까지 들어가며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태양광에 관해 생각나는 몇 가지 오해들에 대해 얘기하려고 합니다. 얘기가 길어져 이틀에 나눠 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해를 풀기 전에 먼저 태양광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부터 해야 합니다. 태양광은 태양의 빛 에너지를 이용합니다. 잘 모르시는 분들은 태양광과 태양열을 헷갈려 하시는데, 태양열은 태양의 열 에너지를 이용하여 난방 및 온수로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태양광은 태양의 빛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므로 엄연히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입니다. 기본적인 이론은 ‘광전 효과’입니다. 여러 과학자들이 19세기에 발견했고 마지막에 아인슈타인이 정리한 바로 그 광전 효과를 이용하여 전기를 만들어 냅니다. 많은 분들이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으로 노벨상을 탄 줄 아는데 사실 아인슈타인은 광전 효과로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광전 효과는 빛이 입자라는 것을 증명하는 현상입니다. 현대 물리학은 빛은 입자면서 동시에 파동이기도 하다는 빛의 이중성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많은 실험에서 빛은 파동임이 증명되었지만 바로 광전 효과 때문에 빛이 입자라는 것을 부정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태양광 발전소의 핵심은 태양전지라고도 불리는 모듈입니다. 빛이 입자라는 성질을 이용한 광전 효과에 의해 전기를 생산하는 모듈은 폴리실리콘으로 만들며 우리가 아는 반도체와 제조 공정이 거의 동일합니다. 어떤 특정 조건이 없으면 아무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다가, 특정 조건이 주어지면 전기가 만들어지는 원리입니다. 이때 특정 조건이 바로 빛을 쐬는 것입니다. 태양전지도 태양 빛을 쐬면 전기가 만들어집니다. 폴리실리콘의 주요 성분은 규소입니다. 규소는 모래 안에 있으니 자연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태양 빛도 무한정 공짜로 얻을 수 있으니 그야말로 청정 그린 에너지입니다. 자연 상태에서 규소 원자는 전자 4개를 가지고 있습니다.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규소 원자에 불순물을 첨가하여 N타입 층 (N형 반도체)과 P타입 층(P형 반도체)을 만들어 이어 붙입니다. N타입 층은 주로 전자가5개인 인 원소를 첨가하고, P타입 층은 주로 전자가 3개인 붕소 원소를 첨가합니다. 규소의 전자가 4개보다1개 더 많은 인 원자의 전자 하나가 자유 전자가 되고,규소의 전자보다 하나가 적은 붕소 원자의 전자의 빈 자리는 정공이 됩니다. 안정된 상태인 전자 4개를 이루려는 상태를 일부러 만들기 위해 이렇게 만든 것입니다. 이때 어떤 특정 조건이 주어져 자유전자가 정공으로 움직이면 전자가 이동하면서 전위차가 생기고 전류가 만들어지며 전기가 생산되는 원리입니다. 특정 조건은 역시 빛을 쐬는 것인데 빛이 입자여야만 자유전자와 부딪혀 정공으로 움직이게 하므로 광전 효과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제는 책이나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지 않아도 줄줄 외울 정도로 저도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태양광을 공부하다가 양자역학까지 맛보게 된 토목 엔지니어의 설명이니 믿으셔도 됩니다. 내일 이어서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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