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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엔지니어] 태양광에 대한 오해와 가짜 뉴스, 그리고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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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태양광의 기초 이론인 광전 효과와 핵심 설비인 태양전지 모듈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태양광 사업에 대한 오해를 풀어 드리기 위해 시작한 글인데 어려운 기초 이론 얘기로 시작해서 의아해 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태양광 사업이 별다른 기술도 없이 마구잡이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물리학 기초 이론을 갖추고 첨단 기술의 총아임을 설명 드리기 위함이니 이해 바랍니다. 지난 시간의 설명을 짧게 정리하자면, 태양광 발전소의 핵심 설비인 태양전지 모듈은 빛이 입자라는 성질을 이용한 광전 효과에 의해 전기를 생산합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이 부분만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지나다니시면서 파란색 또는 검은색 모듈을 보시면 ‘광전 효과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설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태양광 사업에 대해 비판하는 여러 언론들의 취지는 한결 같습니다. 태양광에 대한 오해는 거의 모두 가짜 뉴스로부터 시작됩니다. 보수 언론들은 원자력발전소가 효율도 좋고, 안전하며, 깨끗한데 왜 태양광으로 인해 탈원전을 해야 되냐고 묻습니다. 마치 원자력발전소가 종교라도 되는 것처럼 난리법석입니다. 팩트만 말씀 드리면 우리나라는 아직 탈원전을 시작도 안 했습니다.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탈원전의 핵심은 가동 중인 원전은 놔두고 새로 신설을 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계획 자체가 초장기 플랜이어서 몇 십년은 족히 걸릴 것입니다. 그럼 탈원전은 왜 하냐고요? 방사능폐기물 처리 문제 때문입니다. 좋은 땅에 태양광으로 덮는 게 말이 되냐고 물으시는데 원자력발전소에서 매일 나오는 방사능폐기물을 보관하는 처리장도 정기적으로 규모를 늘려야 합니다. 그리고 그곳은 약 10만년 동안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곳이 됩니다. 방사능 원소들의 반감기가 10만년 정도 되어서 그런 것이고 전 세계는 아직 방사능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태양광으로 뒤덮는 것은 싫은데 10만년 동안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시설이 점점 커지는 것은 괜찮다는 것은 무슨 논리인지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태양광과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들을 짓게 된 동기는 사실 원자력발전소가 아니라 석유와 석탄 등의 화석 연료로 전기를 생산하는 화력발전소 때문입니다. 화력발전소의 치명적인 단점은 이산화탄소의 배출입니다. 지구 온난화와 미세먼지의 주범입니다. 그래서 전 세계가 화력발전소부터 없애자고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들을 경쟁적으로 짓기 시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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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들은 태양광 발전소의 폐기물에서 중금속이 나온다고 난리를 치던데 그것도 오해를 풀어야 할 것 같습니다. 중금속이 실제로 나옵니다. 모듈에 포함된 납 성분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게 문제라면 컴퓨터, 스마트폰, TV, 냉장고 등에서 나오는 납 성분은 괜찮으신가요? 가전제품들 모두 납땜으로 인해 납 성분을 가지고 있고 태양광 모듈도 마찬가지로 내부에 납땜을 해서 납 성분이 검출되는 것입니다. 폐기하면 당연히 납 성분이 나옵니다. 뭐든지 폐기를 잘하면 됩니다. 그래서 태양광 모듈 전용 재활용 센터가 충북 진천에 건립되어 안전하게 재활용되고 폐기되고 있습니다. 가전제품들을 재활용하고 폐기하듯이 안전하게 잘 되고 있습니다.태양광 모듈의 납 성분이 걱정된다면 컴퓨터와 스마트폰은 어떤지 잘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태양광 발전소는 가까이 갈 일이라도 없지, 컴퓨터와 스마트폰은 무서워서 어떻게 매일 몸에 가까이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전자파에 대한 오해도 있습니다. 태양광 발전소에서 나오는 전자파로 인해 암이 걸리는 것 아니냐고 묻는 분들 많습니다. 저희 장모님도 저에게 똑같이 물어보시더군요. 하도 많이들 물어봐서 국립전파연구원에서 실험하고 조사하여 발표한 결과가 있습니다. 구글링으로 찾아보시면 태양광발전소에서 나오는 전자파는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 헤어 드라이어, 전자레인지보다 적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태양광 발전소에서 매일 일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실제로 제가 일하고 있는 저희 회사에서 발전소를 공장 지붕에 만들었더니 공장의 노조가 전자파 문제를 제기해서 회사측과 노조측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전자파를 측정한 적이 있었습니다. 결과는 태양광발전소의 전자파는 거의 측정이 되지 않았고 공장 내부 설비들로부터 나오는 전자파가 몇 배나 더 측정되었던 사례도 있었습니다.

 

전기는 공짜가 아닙니다. 대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치러온 방사능 폐기물과 이산화탄소라는 대가는 너무 혹독합니다. 태양광 발전소는 연료비가 공짜고 치러야 할 대가가 거의 없습니다. 어차피 지어질 것이고, 언젠가 모든 에너지를 태양광과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가 대체할 날이 올 것입니다. 세상만사 모든 곳에서 패러다임이 변화되는 과정에서는 기존의 패러다임이 대체되지 않으려고 몸부림을 치기 마련입니다. 버틸 때까지 버텨보는 거죠. 저에게는 지금의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신재생에너지를 선택할지 여부를 토론할 때는 이미 지났습니다. 전 세계가 나서서 기후 변화에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는 지금,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에서 뒤쳐질 경우 RE100으로 수출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버틴다고 버텨지는 게 아니고, 묵인한다고 가려지는 게 아닙니다. 지금은 그냥 해야 되는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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