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11월 15일부터 11월 23일까지 7박 9일 동안 우리 가족은 로마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10년만에 떠난 해외여행이지만, 급작스럽게 결정되고 준비한 탓에 비용 증가는 피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내년이면 고등학생이 되는 딸아이와 언제 다시 여행을 갈 수 있을지 모르니 예산을 더 쓰더라도 평생 추억에 남는 여행을 하기로 우리는 생각했습니다.
2025년은 우리 가족에게 여러모로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잘 나가는 대기업을 관두고 혼자서 제주도 한달살기를 다녀왔고, 로마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기 때문입니다.
이제 저도 새로운 시작 직전이어서 더욱 2025년은 우리 가족에게 가장 중요했던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행복은 과거형이나 미래형이 아닌 현재형 시제라고 믿습니다.
로마에 다녀온지도 벌써 일주일이 넘게 지났습니다.
로마는 도시 전체가 '유적지'입니다.
로마로 여행을 계획 중이라서 정보를 찾고 계시다면, 제 글이 거의 끝판왕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7일차 여행의 동선을 공유합니다.

| 1 | 아우구스타 루칠라 팔레스 (Augusta Lucilla Palace) |
| 2 | 테르미니 (Termini) 역 렌터카 인수 |
| 3 | 오르비에토 (Orvieto) & 오르비에토 성당 (Duomo di Orvieto) |
| 4 | 치비타 디 바뇨레죠 (Cívita di bagnoregio) |
| 5 | 테르미니 (Termini) 역 렌터카 반납 |
| 6 | 콜로세움 (Colosseo) 야경 감상 |
| 2 | 테르미니 (Termini) 역 |
| 1 | 아우구스타 루칠라 팔레스 (Augusta Lucilla Palace) |
| 2025년 11월 21일 7일차 | |
| 07:30 | 호텔에서 출발 |
| 07:40 | 렌터카 도착 |
| 08:30 | 차량 인수 후 출발 |
| 10:20 | 오르비에또 주차장 도착 |
| 11:00 | 오르비에토 성당 (Duomo di Orvieto) |
| 11:30 | Montanucci에서 점심식사 |
| 12:00 | 치비타 디 바뇨레죠를 향해 출발 |
| 12:40 | 치비타 디 바뇨레죠 주차장 도착 |
| 13:30 | 치비타 디 바뇨레죠 (Cívita di bagnoregio) 입장 |
| 14:30 | Bar Enoteca에서 커피 |
| 14:55 | Gelateria Maluba에서 젤라또 |
| 15:00 | 로마를 향해 출발 |
| 15:30 | 주유소에서 주유 |
| 17:20 | 도착 및 차량 반납 |
| 17:30 | 소현 가방 구입 |
| 17:40 | 테르미니역에서 출발 |
| 17:50 | 콜로세오역 도착, 야경 감상 |
| 18:20 | 콜로세오역에서 출발 |
| 18:30 | Termini역 도착 |
| 18:40 | Amodei Banco & Bottega에서 저녁식사 |
| 19:30 | 호텔 도착 |
| 19:50 | 기념품 & 선물 구입 |
| 20:20 | Conad에서 장보기 |
| 20:50 | 기념품 & 선물 구입 |
| 21:00 | 젤라또, 맥주 구입 |
| 22:00 | 취침 |
정말 할 말이 많은 7일차 여행이었습니다.
에피소드는 생각나는 대로 아래에 별도로 기록해두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6일차까지 우리는 로마 시내에서 가보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모두 다 가봤습니다.
이때까지 가보기는 했지만 제대로 못 가본 곳은 트레비 분수에서 동전을 던지는 것과 콜로세움의 야경을 보는 것뿐이었습니다.
7일차는 금요일이었고, 다음날에는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공항에 가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날이라서 못해본 것들을 해결해야 하는 숙제도 있었습니다. 숙제를 했을까요? 아직은 비밀입니다. ^^
일정을 빡빡하게 6일차까지 몰아넣었던 이유는 와이프가 하루 정도는 로마의 근교를 보고싶다고 해서였습니다.
이에 대한 고민만 일주일 넘게 했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피렌체, 피사, 나폴리, 폼페이 등 유명한 곳들이 많으니 어느 한 곳만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중 유튜브로 로마 근교 여행 추천지를 찾아 보다가 오르비에토와 치비타 디 바뇨레죠를 알게 되었고 고민 끝에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로마에서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곳이어서 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 받고 렌터카를 예약했습니다.
그리고 이탈리아에서 운전하는 법, 주유하는 법, 톨게이트를 통과하는 법까지 책과 유튜브를 보며 공부했습니다.
이때까지는 어떤 에피소드들이 생길지 감히 상상조차 못했었습니다.
아침에 출발해서 에피소드 #1과 #2를 겪고 나니 시간은 시간대로 날리고 벌써 피곤해졌습니다.
로마 또는 이탈리아에서 렌터카로 운전을 하실 계획이시라면, 여행 기록 아래에 제가 남긴 에피소드들을 반드시 정독을 하시기 바랍니다.



로마에서 운전하기 위해서는 구글맵보다 Waze 앱을 사용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로마의 ZTL (Zona a Traffico Limitato, 차량 통행 제한 구역)을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구글맵은 ZTL을 회피하지 못하고 과속 단속구간도 제대로 알려주지 못하므로 이탈리아에서는 Waze를 이용해야 합니다. 그래서 운전할 때 저처럼 해야 됩니다.


렌터카 예약할 때, 네비게이션도 옵션으로 추가할 수 있었지만 저는 Waze가 있으니 굳이 그럴 필요를 못 느껴서 추가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운전할 때는 네비게이션을 보기 위해 핸드폰을 한 손에 쥐고 가야 합니다.
책과 유튜브에서 본 대로 톨게이트를 문제 없이 잘 통과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탈리아의 고속도로는 130km/hr가 제한이어서 2시간 거리인데도 1시간 반정도 걸려서 오르비에토에 도착했습니다.



근처에 가니 벌써부터 높은 지대에 위치한 오르비에토가 보였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잠시 밖에 나와보니 규모가 엄청났습니다.

오르비에토 (Orvieto)는 이탈리아 움브리아 지역에 위치한 고대 에트루리아 기원의 언덕 도시로, 화산암 절벽 위에 자리잡아 독특한 풍경으로 유명합니다.
어떻게 지었는지 감히 상상도 안 될 정도입니다.
주차장에서 오르비에토로 가는 길은 처음부터 끝까지 에스컬레이터입니다.



그 와중에 중간쯤에는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가 고장이 나서 계단으로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필 제일 높은 에스컬레이터가... ㅠㅠ
올라가서 본 오르비에토는 작은 시골 마을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곳은 성당과 지하 도시로 유명한 곳입니다.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엄청난 규모의 성당이 보입니다.



골목길 사이로 보이는 엄청난 규모의 오르비에토 성당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런 작은 마을 같은 곳에 저렇게 큰 성당이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규모가 엄청나서 카메라의 한 화면에 담는 것이 버거울 정도였습니다.









우리는 한참을 성당 앞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재미있는 것은 이곳저곳에서 한국말들이 들리는 것입니다.
로마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이곳까지 사람들이 버스를 타고 투어를 하고 있는 모습이 우리가 봐도 신기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성당은 볼만큼 봤으니 두 번째 유명한 곳인 지하 도시를 가기 위해 오전 11시에 매표소에 갔습니다.
그랬더니 매시간 정시에 투어가 출발하고 방금 11시에 이미 출발했으니 12시에 출발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아침에 에피소드 #1과 #2를 겪으며 허무하게 날려버린 시간만 아니었으면 볼 수 있었는데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지하 도시를 보지 못하고 포기해야 했습니다.
다시 성당 앞에 나와 고양이와 잠시 놀았습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우리는 점심을 먹을만한 식당을 검색해서 가봤습니다.
그냥 근처에 있어서 간 곳인데 가서 보니 엄청 유명한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식당에는 한국인들이 단체로 와서 식사를 하고 있어서 이곳이 이탈리아인지 한국인지 헷갈릴 정도였습니다.




점심을 다양한 파스타와 이탈리아 가정식으로 먹고 우리는 에피소드 #3의 당황스러움을 겪고 주차장을 탈출한 뒤, 다음 목적지인 바뇨레죠로 향했습니다.
오르비에토에서 치비타 디 바뇨레죠까지는 차로 약 30분 정도 거리인데 산을 하나 넘어가야 합니다.
한참 산을 오르다 보니 저 멀리 오르비에토가 한 눈에 잘 보이는 곳을 우연히 만나 차를 세우고 사진을 마구 찍었습니다.





날씨도 좋아서 어찌나 오르비에토 전경이 잘 보이던지 가슴이 확 트이는 느낌이었습니다.
30분 정도 운전하고 나니 목적지인 치비타 디 바뇨레죠의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오르비에토와는 달리 바뇨레죠는 멀리서 보이지 않습니다.
가는 내내 내가 잘 가고 있는지 의심하며 산길과 시골 마을의 골목길들을 달립니다.
그리고 주차장에 도착해서 차를 세우자마자 건물의 모퉁이를 도니 이런 광경이 펼쳐집니다.









치비타 디 바뇨레죠 (Cívita di bagnoregio)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천공의 성 라퓨타'의 모델로 삼은 공중 도시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보는 내내 라퓨타 생각밖에 안납니다.
정말 풍경이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보면서도 신기하고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는 저 마을의 구석구석 다 걸어본 입장에서 다녀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지만, 혹시 시간이 없으신 분들은 주차장에서 위의 전경만 보고 가셔도 될 것 같습니다.
보는 내내 입이 벌어지고 감탄만 하면서 한참을 서서 감상했습니다.
우리는 매표소로 가기 위해 계단을 내려갔습니다.







매표소로 가는 길에서 본 광경도 정말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입니다.
입장료는 나이와는 상관없이 1인당 5유로입니다. 참고로 주차 요금은 무료입니다.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았고, 특히 중국인들인지 대만인들인지 단체로 몰려와 시끌벅적했습니다.
교량 위를 걷는 내내 비현실적인 풍경에 감탄만 한 기억밖에 없습니다.








교량은 200~300미터 정도 되는 거리인데 사진 찍느라 속도를 낼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구름이 몰려와 날씨가 점점 흐려지고 있어서 사진을 보면 마치 다른 날 온 것 같은 착각도 듭니다.
사실 이 날은 비 예보가 있어서 우산을 가지고 다녔는데 바뇨레죠까지는 다행히 비가 오지 않아 원없이 걸어다녔던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치비타 디 바뇨레죠 (Cívita di bagnoregio)는 현재 무너지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연약한 암반 위에 도시를 세우고 오랜 세월 풍화와 침식을 겪으니 절벽이 점점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절벽 위에 서있는 건물들이 위태로워 보입니다. 저도 걱정이 되서 줌으로 현재 암반 상태를 확인해 보니 곳곳에 침식 흔적들이 보입니다.
이 멋진 공중 도시가 언제 사라질지 모르니 로마 여행을 가시는 분들은 반드시 들러보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며칠 동안 로마 시내 곳곳을 걸어다니다가 이 날은 운전을 해서 온 덕분에 체력은 빵빵한 상태였습니다.
대신 날씨가 흐려지고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약간 추워져 딸아이가 걱정되었는데 결국 이 날 저녁부터 감기에 걸려 훌쩍거리기 시작했습니다. ㅠㅠ
한참을 걸어서 우린 결국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작고 아담한 시골 마을에도 성당이 있었습니다.
이곳은 폭이 100미터, 길이가 300미터 정도 되는 곳이어서 30분이면 다 돌아볼 수 있습니다.






이곳은 카메라만 들이대면 화보처럼 사진이 나오는 마법같은 곳이기도 했습니다.
마을이 너무 예뻤습니다.





저야 뭐 여느 한국의 아저씨처럼 나왔지만, 제 딸아이는 로마의 코르소 거리에서 산 자켓을 입고, 캄포 데 피오리에서 산 모자를 쓰고, 성 베드로 성당에서 산 목걸이를 하고 찍은 사진이 정말 화보처럼 잘 나왔습니다.
위의 오른쪽 사진은 지나가다가 찍은 카페도 색감이 너무 예뻐서 찍어봤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카페를 지나가다가 고양이들을 만나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우리는 시간이 좀 남아서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하며 잠시 휴식을 가졌습니다.



이 카페에는 치비타 디 바뇨레죠의 역사를 액자로 전시해놓고 있었습니다.







이 중에서 1750년만 그림이고, 나머지는 모두 사진입니다. 1870년에 누군가가 치비타 디 바뇨레죠를 사진으로 찍어두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카페를 나와 치비타 디 바뇨레죠를 나오는 길에 멋진 빛내림을 마주했습니다.





우리는 6시까지 차를 반납해야 했기 때문에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젤라또를 먹으며 다리를 건너 주차장으로 향했습니다.
퇴근시간이어서 그런지 네비게이션 상으로 2시간이 걸린다고 되어 있었습니다.
가는 길에 에피소드 #4와 #5를 겪은 뒤 무사히(?) 로마로 돌아왔고, 오는 길에 예쁜 무지개도 만났습니다.


로마로 돌아와 에피소드 #2, #4, #5를 모두 겪고나서 차량을 반납하고 돌아서자마자 보증금 500 유로의 결제가 취소되어 환급되었습니다.
우리는 테르미니 역에 차량을 반납하고 곧바로 지하철을 타고 콜로세움으로 향했습니다.
다음 날 로마를 떠나기 전 숙제 두 가지 중 하나인 콜로세움의 야경을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로마로 돌아오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 빗줄기가 점점 굵어지고 있었습니다.
콜로세움의 야경을 본 것과 보지 않은 것은 마치 콜로세움을 다녀오지 않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콜로세움의 비오는 날 밤의 야경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비가 많이 오다가 갑자기 그쳤다가 반복됐는데 그 와중에도 콜로세움의 야경은 정말 눈부시게 아름다웠습니다.
우리는 숙제 하나를 해결했다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지하철을 타고 다시 테르미니 역으로 돌아왔고, 우리가 묵고 있던 호텔과 같은 건물 1층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향했습니다.






우리는 피자, 소꼬리찜, 호박 수프 등으로 저녁을 먹었습니다.
로마에서 마지막 저녁 식사여서 좀 더 의미있고 좀 더 고급스러운 곳으로 갈까 했지만, 이미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다 가봤기 때문에 후회는 없습니다.
저녁을 먹고 남은 시간에는 한국에 가져갈 각종 선물들을 사러 쇼핑을 해야 했기 때문에 시간 여유도 없었습니다.
마지막 날 저녁에 Conad에서 장을 볼 때 아예 한국에 가져갈 선물들 위주로 샀고, 호텔로 오는 길에 냉장고 자석들도 샀습니다.
호텔에서 저는 마지막 날이라는 아쉬운 마음과 하루종일 에피소드로 가득한 피곤한 하루를 달래며 와인을 한잔 했습니다.
이렇게 로마에서 꿈 같은 마지막날 밤을 보냈습니다.
해외 출장을 다니면서 허츠 (Hertz)를 이용한 적이 많아서 고민 없이 허츠에 가서 보니 여행 일주일 전이어서 모든 예약이 완료되어 이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찾아보다가 예약이 가능한 곳이 유럽카 (Europcar) 밖에 없었습니다.
리뷰를 보니 썩 좋은 곳은 아니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현장 결제를 하면 보험료를 가지고 장난을 친다고 해서 모든 비용을 예약하면서 아예 선결제를 해버렸습니다.
제가 선택한 차는 '지프 레니게이드 또는 동급 차량'이었고 비용은 보험료까지 100유로 정도였습니다.
시간은 아침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10시간이었습니다.
차량을 인수하기 위해 테르미니역에 있는 유럽카를 찾았는데 아침 7시 40분에 가보니 직원이 앉아 있었지만 8시부터 업무가 시작한다면서 문을 닫고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제가 만약 7시부터 빌렸다면 어떻게 차량을 인수했을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8시까지 밖에 앉아서 기다렸다가 들어가보니 먼저 온 사람이 있어서 20분 정도가 그냥 흘러버렸습니다.
8시 20분경에 차례가 되어 국제운전면허증, 국내 운전면허증, 이메일로 받은 바우처를 제출하고 인수 절차를 시작했습니다.
몇가지 질문에 답하고나니 추가 보험료를 추천하길래 됐다고 단칼에 거절했더니 표정이 안좋아지더군요.
그리고는 보증금을 결제해야 한다고 카드를 달라고 해서 트래블 카드를 줬더니 갑자기 결제가 안된다는 것입니다.
저는 며칠 동안 전혀 결제에 문제가 없었는데 갑자기 왜 안되냐고 따졌지만 안되는 걸 어떡하냐고 도리어 저에게 따집니다. 다른 카드를 달라고 해서 비상용 다른 카드를 줬는데도 결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본인도 몇 번 해보다가 안되어 카드 번호와 유효기간 등을 입력해보더니 역시 안되었습니다.
이때 정말 당황했었습니다. 렌터카 이용이 불가능해지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플랜 B가 없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더욱 난감했습니다.
결국 직원이 트래블 카드의 번호와 유효기간을 입력해보고 안되어 다시 해보더니 갑자기 결제가 됐습니다.

어떤 문제로 안됐었고, 또 왜 갑자기 결제가 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500 유로의 보증금 결제가 되었습니다.
결제가 되고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동시에 카드번호와 유효기간이 어디론가 복사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혹시 몰라 비상용 카드를 즉시 해외 결제 차단을 해두었습니다.
이제 차량만 인수하면 되는 상황인데 주차장이 어디인지 설명을 들은 뒤 올라가보니 도저히 찾을 수가 없어 한참을 해맸습니다.
다른 렌터카 직원들에게 물어물어 간신히 찾은 뒤 유럽카 직원을 만나 서류를 보여줬습니다.
그랬더니 저에게 키를 준 차가 바로 도요타였습니다.

제가 예약한 '지프 레니게이드 또는 동급 차량'이 맞나요?
누가 봐도 제가 눈탱이 맞은 거 맞죠? 차라리 도요타 하이브리드였으면 기름이라도 아낄 수 있었을 텐데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아침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무려 로마 여행인지라 웃어 넘기려고 노력 많이 했습니다.
첫번째 에피소드부터 길어졌네요.
다른 에피소들도 많았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우여곡절 끝에 렌터카를 인수받고 저는 혹시 몰라 외관 사진들을 찍어둔 뒤 차에 탔습니다.
아침부터 인수 절차와 차량 종류 때문에 이미 기분은 많이 상한 상태였지만 어떻게든 기분 좋게 여행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차에 타서 시동을 걸자마자 기름의 양을 보니 이랬습니다.

잘 보이시죠? 기름이 딱 절반만 차 있었습니다.
저는 이런 렌터카 태어나서 처음 봤습니다.
렌터카를 예약할 때, 방금 접수할 때, 분명히 제가 아는 상식대로 설명도 들었고 바우처에도 그렇게 써 있었습니다. 반납할 때는 반드시 기름을 채워서 반납해야 하고, 부족하면 기름값 뿐만 아니라 주유하는데 필요한 직원의 임금과 경비까지 청구 당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저게 뭐죠? 그래서 저는 직원을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에게 차를 주고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빨리 가야 하는데 저는 나중에 분명히 문제될 것 같아서 확인은 해두고 싶었습니다.
한참을 기다리다가 저에게 키를 준 직원을 찾아 따졌습니다.
기름이 반밖에 없다고 했더니 뭐라고 답한지 아세요?
그럼 반만 채워서 반납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합니다.

그게 말이 되나요? 절반을 어떻게 맞춰서 채워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렌터카의 기름 절반만 채울 줄 아세요?
한국의 제 차면 대충 채울 수 있겠지만, 차의 기름 탱크 용량도 모르고, 이탈리아의 기름값도 모르는데 어떻게 절반만 채워요?
영어를 잘 못하는 직원과 더 이상 대화가 불가능해서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고 그냥 출발해야 했습니다.
8시부터 차를 빌렸는데 주차장을 빠져나온 시간이 9시였습니다.
그냥 1시간이 훌쩍 지나버렸습니다.
이후에는 모든 것을 잊고 여행에만 집중하려고 했고 즐겁게 다녀왔습니다.
도저히 절반을 채울 수가 없어서 가득 채운 뒤 2/3 정도 남긴 채 반납했습니다.
그런데 얘기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반납하기 위해 원래 그 자리로 돌아오니 다른 직원이 제가 반납한 차를 확인하고는 기름이 채워지지 않았다며 돈을 달라는 것입니다.

제가 걱정했던 그 일이 일어나 버린 것입니다.
어이가 없어서 아침에 제가 찍은 사진을 보여주고, 원래 절반만 채워졌었기 때문에 난 돈을 못 주겠다고 따졌습니다.
그랬더니 직원은 쿨하게 알았다면서 가도 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사진을 찍어두지 않았다면 저는 또 다시 눈탱이를 맞을 뻔 했습니다.
해외에서 렌터카 이용이 처음도 아니고 처음부터 끝까지 이렇게 기분 나쁜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절반만 채워서 차를 준 것이 전략인 것 같습니다.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은 싸우다가 그냥 돈을 낼 테고, 절반을 채울 수 없으니 넘친 것은 기름을 빼내어 다른 곳에 유용할 수도 있고요.
다들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사실 어떻게 조심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ㅠㅠ
오르비에토에 주차를 하고, 성당을 보고, 점심을 먹은 뒤,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주차 사전 정산을 했습니다.



들어올 때 받았던 주차권을 넣고 주차 요금을 3유로인가 4유로인가를 지불했던 것 같은데, 주차권을 다시 돌려주지 않는 것입니다.
분명히 설명에 보면 요금을 지불하고 나서 'Withdraw the ticket'이라고 되어 있는데 주차권을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해야 고민하다가 혹시 그냥 열어주나 싶어서 차를 몰고 게이트로 가봤으나 문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주차장에 갇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너무 당황스러웠습니다.
정산기로 다시 가봤지만 주차권은 역시 없었고 전화번호만 있길래 전화를 해서 따졌습니다.
'내가 주차 요금을 지불했는데 주차권을 돌려주지 않았다'고 영어로 설명하니, 직원이 어디냐고 물었습니다.
게이트 앞에 있다고 하니 원격으로 열어주었습니다.
대화할 때 분명히 영어를 잘 못하는 것 같더니 제 말을 다 이해한 모양이었습니다.
주차장에 갇힌 20분 정도가 너무 당황스러워 잊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뭔가 잘못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책과 유튜브에서 몇 번을 찾아보고 공부했었는데 주유가 쉽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절반만 기름을 채워야 하는 미션도 있었으니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기름이 절반이 채워진 채로 2시간 가량 운전하고 보니 기름이 거의 바닥이었습니다.
그래서 치비타 디 바뇨레죠에서 나오자마자 기름을 넣으면 로마로 돌아가는 길에 절반이 떨어질 것이니 꽉 채우자는 계획이었습니다.
그래서 바뇨레죠 근처의 셀프 주유소에 들어가고 보니 주유기에 영어 설명도 없고 휘발유를 의미하는 E5도 보이지 않아서 그냥 나와야 했습니다.
20분 정도 더 달리니 다른 셀프 주유소가 나왔는데, 이곳에는 E5는 보이는데 결제를 어디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못찾고 당황하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이탈리아는 주유기와 결제하는 곳이 약간 떨어져 있어서 잘 찾아야 합니다.
그때 주유소 직원이 다가와서 친절하게 알려주었습니다. 영어는 못하는데 손짓발짓으로 위치와 결제하는 법을 설명해줘서 주유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해보고 나면 별 것 아닌데 처음 맞닥뜨리면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로마에서 떠나올 때는 톨게이트에서 별 문제 없이 통행권을 받고, 도착한 곳에서 카드로 11 유로를 지불하면서 자신감이 붙었는데 돌아올 때 문제가 생겼습니다.
치비타 디 바뇨레죠에서 나와 주유를 하고 국도를 한참 달리다가 들어간 톨게이트에는 차들이 빽빽하게 줄지어 서있었는데 도무지 움직이질 않았습니다.
옆 라인은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무도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막혀있는 것도 아닌데 왜 아무도 진입하지 않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냥 그렇게 기다렸어야 했는데 저는 차량의 반납시간 때문에 기다리지 못하고 옆 라인으로 진입했습니다. 어떻게든 되겠지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역시 이유는 모르겠지만 통행권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분명 기계는 있었지만 통행권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주변에 사람도 없고 직원을 호출하는 벨도 없어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몰라 한참을 그 자리에서 고민만 하다가 그냥 고속도로로 진입해야 했습니다.
로마로 돌아오는 내내 찝찝한 마음이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당황스러웠습니다.
벌금을 내야 한다면 얼마를 내야 하는지도 알 수가 없었습니다.
드디어 로마로 들어가는 톨게이트에 도착했고, 정산기 앞에서 직원을 호출하는 벨을 눌렀습니다.
영어로 통행권을 받지 못했는데 어떻게 해야 되냐고 물었더니, 어디에서 왔냐고 묻길래 '치비타 디 바뇨레죠'에서 왔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정산기 화면에 4.8유로를 결제하라는 내용이 떴습니다.
곧바로 현금으로 계산했더니 게이트가 열리고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대단한 실력은 아니더라도 영어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어디에서든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렌터카를 빌리고 나서 반납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당황스러움의 연속이었는데 어떻게든 안전하고 무리 없이 마무리가 되어 다행이었습니다.
[로마 여행] 1일차 -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 테르미니 역, 아우구스타 루칠라 팔레스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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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로마 가족여행 2025년 11월 15일부터 11월 23일까지 7박 9일 동안 우리 가족은 로마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10년만에 떠난 해외여행이지만, 급작스럽게 결정되고 준비한 탓에 비용 증가는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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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여행] 2일차 - 포폴로 광장, 스페인 계단, 코르소 거리, 트레비 분수, 판테온, 나보나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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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여행] 3일차 - 바티칸 박물관, 시스티나 성당, 성 베드로 대성전, 산탄젤로 (성 천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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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여행] 4일차 - 콜로세움, 포로 로마노, 팔라티노 언덕, 키르쿠스 막시무스, 아벤티노 언덕, 말타 기사단의 광장, 진실의 입, 헤라클레스 신전, 마르셀루스 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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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여행] 5일차 - 조국의 제단, 판테온, 캄피돌리오 광장, 티베르 섬, 트라스테베레, 자니콜로 언덕, 세스티우스의 피라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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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여행] 6일차 - 보르게세 미술관, 보르게세 공원, 핀초 언덕, 포폴로 광장, 코르소 거리, 바르베리니 광장, 카푸치니 박물관 및 납골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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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여행] 로마 가족여행 출발 전 준비
로마 가족여행 2025년 11월 15일부터 23일까지 7박 9일 동안 로마로 가족여행을 결정했다. 이미 1개월 전에 결정해서 항공권, 호텔, 각종 입장권 등을 예약 및 예매했고, 유명한 식당들을 예약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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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여행] 로마 여행 시 주의사항 및 참고사항
로마 여행 시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 드디어 내일 로마에 간다. 그런데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어젯밤에 가족들과 짐을 싸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아직 제대로 실감이 나지 않는다. 나이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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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한달살기 특집] 제주도 한달살기 비용, 도보 거리, 올레길, 오름 & 숲길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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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한달살기 프로젝트 제주도 한달살기 29일차다. 내일이면 서울 집으로 간다. 아직 하루가 남았지만 그 동안 썼던 비용, 걸었던 도보 거리, 오름과 숲길을 총정리 해본다. 나처럼 제주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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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한달살기 특집] 제주도 한달살기 총정리 유튜브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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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한달살기 프로젝트 무모한 도전을 완료했다.회사를 그만두고 이직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는 상태에서 제주도 한달살기를 결정했었다.일단 다 내려놓고 저질러 보자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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