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한 도전을 시작한다.
회사를 그만두고 이직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는 상태에서 제주도 한달살기를 결정했다.
일단 다 내려놓고 저질러 보자는 생각이다.
일정은 2025년 6/25 ~ 7/24 이다.
내 청춘의 아름다운 한 페이지를 기록하기로 한다.
2025년 7월 1일 화요일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백수 1일차가 됐다.
예상대로 역시 우울하다. 계속 돌아다녀도 될까?
에라 모르겠다. 어떻게든 되겠지.
어제 돌아다니느라 피곤했는지 새벽에 일어났다가 금세 다시 잠들어 버렸다.
일어나보니 아침 7시 반이었다.
아침을 먹을까 하다가 입맛이 없어서 건너 뛰었다.
오늘도 날씨가 좋다.
한라산 쪽은 구름이 많아 보이는데 바닷가 쪽은 맑다.
오늘 뭐할지 잠시 고민하다가 올레길을 걷기로 했다.
지난번에는 숙소로부터 서쪽으로 걸었으니, 이번에는 동쪽으로 걸어보기로 했다.
오후 날씨가 너무 무더워 아침 시간을 주로 이용하기로 했다.
오늘은 가볍게 나가기로 했다.
무겁고 번거로운 것들은 모두 두고 가볍게 올레길을 걷는 컨셉을 택했다.
이마트에서 샀던 얼굴 가리개와 러닝 배낭을 들고 생수 2개만 가져가기로 했다.
외장 배터리도 두고 휴대폰 배터리가 떨어지면 숙소로 돌아오기로 했다.
경험상 4시간 정도는 버틸 수 있다.
걷기만 하면 모르겠지만 계속해서 사진을 찍어 대니 오랜 시간 버티지 못한다.
출발하자마자 바닷가는 해무로 덮혀있다.
걷기 시작한지 10여분 만에 '소천지'라는 곳에 도착했다.
백두산 천지를 닮아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다시 걷기 시작했고 예쁜 숲길이 계속 이어진다.
걷다 보니 거북이 머리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구두미 포구'라는 곳에 도착했다.
숙소에서도 보이는 섶섬이 해무와 함께 하니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모습이다.
계속해서 해안가로 이어지는 올레길의 풍경이 정말 환상적이다.
잠시 쉬고 싶어 그늘을 찾고 있었는데 지도를 보니 숲길은 한참 남아있어 그냥 해변가에 앉아 잠시 물 한잔 하며 쉬었다.
그 순간만은 땡볕인지 아닌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쉬고 싶다는 게 더 중요했다.
계속 걷다 보니 '게우지코지'라는 곳에 도착했다.
'게우지'는 전복 내장을 의미하는 제주도 방언이라고 한다.
해안가가 전복 내장 형상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바닷물 색깔이 너무 예뻐 한참을 서서 사진을 찍었다.
잠시 더 걷다 보니 벌써 쇠소깍 해변에 도착했다.
숙소에서 6km 정도 거리에 쇠소깍이 있었다니...
쇠소깍은 2008년 12월에 와이프와 함께 왔던 곳이다.
내 기억 속의 쇠소깍은 너무 작고 예쁜 곳이다.
아직 그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있을까 궁금해 하며 해변에서 인증샷도 남겼다.
계속해서 걸었다.
투썸플레이스가 보인다. 자본주의 까만 물 (일명 커피)을 파는 가게가 보이는 것은 주변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 있다는 의미다.
드디어 쇠소깍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도착했다.
쇠소깍은 이렇게 보면 안된다.
위에서 봐야 한다.
한 번 와봤다고 기억이 다 난다.
겨울에 왔을 때는 뗏목과 카약이 운영되지 않아 사람들이 나오지 않은 깨끗한 사진을 많이 찍었었는데, 여름에 오면 사람들을 피해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
그래서 아이폰의 클린업 기능으로 걸리적 거리는 카약을 지웠다.
진짜 좋은 세상이다. 지우고 나니 원래 카약이 어디에 있었는지 모를 정도로 깔끔하게 지워졌다.
쇠소깍의 상류로 가다 보면 제주 올레길 5코스와 6코스가 만나는 지점이 나온다.
이곳의 쇠소깍은 온통 돌밖에 없다.
이제부터는 제주 올레길 5코스다.
5코스는 시작부터 그늘 없는 땡볕이다.
곧 동화 속에서나 나올 듯한 동굴 같은 숲길이 나온다.
그리고 또 해안가가 나온다.
해무가 걷히고 다시 파란 하늘이 보인다.
숲길을 걸으며 내가 낙엽을 밟으며 나는 소리와 옆에서 들리는 물소리가 어우러져 너무 좋다.
에어팟을 가져왔지만 자연 소리로 충분해서 이용할 시간이 없다.
파란 하늘이 비친 파란 바다 색깔이 너무 예쁘다.
이렇게 오늘 올레길 산책을 마무리 했다.
버스를 타고 숙소 근처에 내려 갈아타지 않고 그냥 또 걸어왔다.
정리해보니 올레길은 3시간 40분 정도 걸렸고, 11.75km를 걸었으며, 14,475보를 걸었다.
집에 오며 걸었던 것까지 합치면 13.74km에 16,855보를 걸었다.
오전에 일찍 움직이니 하루가 길다.
그리고 하루종일 걷는 것은 아직 시도하지 않았는데 외부에서 하루종일 햇빛에 노출되는 것은 웬만해서는 피하려고 한다.
숲길이나 한라산은 제외하고 땡볕에 외부 활동은 위험하다.
숙소에 오니 1시 반이다. 걸어오며 숙소 인근 편의점에서 햄버거 하나를 사왔다.
샤워하고 늦은 점심을 간단히 먹고 지금 글을 쓰고 있다.
이제는 빨래를 하고 하나로마트에 가서 장을 볼 생각이다.
혼자서 점심과 저녁을 가성비 좋게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싸게 먹으려면 밥, 김치, 김만 먹으면 되고, 비싸게 먹으려면 고기를 구워 먹으면 되는데, 귀찮음과 가성비를 어느 정도 선에서 타협을 볼지 선택해야 한다.
난 나의 눈, 뇌, 마음에게 선물같은 힐링을 하러 온 것이지, 위에게 선물을 주러 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내일 뭐할지에 대한 걱정은 내일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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