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한 도전을 시작한다.
회사를 그만두고 이직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는 상태에서 제주도 한달살기를 결정했다.
일단 다 내려놓고 저질러 보자는 생각이다.
일정은 2025년 6/25 ~ 7/24 이다.
내 청춘의 아름다운 한 페이지를 기록하기로 한다.
2025년 7월 3일 목요일
제주도 한달살기를 시작한지 벌써 9일째다.
거의 1/3이 지났다.
열심히 힐링을 하고 있는데 시간이 정말 빨리 간다.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보통 주변 사람들과의 사이에서 평가를 받거나 의견을 들어 알 수 있을 텐데 혼자서 지내다 보니 알 수가 없다.
어쨌든 지금은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하기로 했으니 초심을 잊지 않기로 한다.
나만 좋으면 그만이니까.
지금은...
지난 일요일에 친구 녀석과 미리 사전 답사를 갔었던 서귀포 치유의 숲을 다녀왔다.
오늘은 하루종일 치유의 숲에서 보냈다.
사전 답사 때 가져왔던 팜플렛을 보고 3시간짜리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선택했다.
미리 며칠 전에 홈페이지에서 예약과 결재를 했다.
3일 전에 2만원을 계좌이체 및 예약을 했고 문자 메시지로 하루 전에 안내 사항을 안내 받았다.
9시부터 12시까지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예약했으므로 아침에 여유가 많았다.
전날에는 제주도의 동쪽 끝에 있는 성산일출봉, 섭지코지, 우도를 다녀와 피곤했는지 저녁 8시부터 잠을 자서 컨디션이 매우 좋은 날이다. 정말 푹 잤다.
아침 8시에 출발해 30분만에 도착했다.
프로그램 예약자는 주차가 무료여서 매표소에 차량을 등록하고 만남의 장소인 방문자 센터에서 기다렸다.
9시가 되자 산림치유사님이 오셨고 같은 시간에 예약한 분들과 숲으로 향했다.
일행은 모두 10명 정도였고 여성이 6명, 남성이 나까지 4명이었다.
산림치유가 목적인 프로그램이므로 핸드폰 사용을 자제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래서 치유 프로그램 모두를 사진에 담을 수는 없었다.
그나마 건진 사진들과 함께 설명할 생각이다.
먼저 숲으로 가자마자 차 한잔씩 마셨다.
비트와 귤 껍데기로 만든 차라고 하는데 색깔, 맛, 향이 모두 독특했다.
그리고 지팡이를 하나씩 나눠줘서 짚고 다녔고, 중간에 지팡이를 이용한 간단한 게임도 했다.
숲길을 걷기 전에 간단히 자기 소개를 하는데, 나는 사표 내고 제주도 한달살기 중이라고 했더니 모두 박수치며 부러워 했다.
걷는 도중에 두 분이 예산과 숙소 장소 등을 물어 보며 관심을 보여 상세하게 설명해줬다.
그 중 한 분은 자신이 한라산에 올랐던 사진들을 보여줬고, 비양도에 못 가봤다며 꼭 가보라고 한다.
비양도??? 벌써 3명에게 추천 받았다. 도대체 어떤 곳이길래 다들 추천하는지 궁금해졌다.
산림치유사님의 안내대로 말없이 숲길을 천천히 걸으며 사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해먹을 체험하는 곳에 도착했다.
개인적으로 해먹에 처음 누워봤다.
숲 속에 있는 해먹에 누워 약 20~30분 정도 자연을 느끼며 명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시작하자마자 여기저기서 코를 고는 소리가 들려온다.
나는 얼굴로 달려드는 파리들 때문에 집중하지는 못했다.
다시 모두 숲길을 걸었고, 잠시 후 맨발로 숲길을 걸었다.
발을 다칠까봐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안전하고 느낌이 좋았다.
그리고는 족욕하는 곳에 도착했고, 온수로 족욕하고, 냉수로 씻은 후, 아로마 오일로 발을 닦았다.
그렇게 3시간 동안의 프로그램이 종료되었다.
흥미로운 프로그램이긴 한데 전반적으로 좀 아쉬웠다.
숲길을 오래 걸은 것도 아니고, 명상이나 체험들을 많이 한 것도 아니라 약간 어정쩡한 느낌이다.
나는 낯선 사람들을 만나고 신기한 체험을 한 것에 만족했고, 아쉬움은 혼자서 숲길을 걸으며 풀기로 했다.
12시에 프로그램을 마치고 주차장에 도착해 차 안에서 싸가지고 간 사과, 방울토마토, 삶은 달걀로 점심을 간단히 해결했다.
그리고 다시 매표소로 가서 프로그램 체험자라서 무료로 숲길을 걷겠다고 했더니 경로를 설명해주신다.
숲길의 이름이 어려워 핸드폰으로 받아적었다.
가멍오멍 숲길 - 엄부랑 숲길 - 산도록 치유 숲길 - 놀멍 치유 숲길 - 하늘보멍 치유 숲길 - 벤조롱 치유 숲길 - 가베또롱 치유 숲길 - 노고록 무장애 나눔길
지도로 보면 쉽다. 숲길을 걷다가 시오름 정상에 갔다 오는 코스다.
내가 걸었던 경로를 색깔로 칠했다.
이렇게 안내를 받았고 3시간 정도 걸릴 거라고 했다.
직접 걸으니 2시간 반 정도 걸렸고 6.5km 정도 된다.
걷기 시작하자마자 받은 느낌은 제주도의 숲길은 정말 예쁘다는 것이다.
기온이 30도에, 폭염경보에, 한낮 12시 반이라서 그런지 정말 아무도 없다.
그래서 길 한가운데에 삼각대를 세우고 셀카도 찍어봤다.
계속해서 오르막길인데 잠시 걷다 보니 편백나무 숲이 나온다.
곧게 뻗은 나무들이 정말 멋있고 시원시원한 모습이다.
계속된 오르막길에 지쳐갈 무렵 쉴 수 있는 곳이 나와 반가웠다.
편백나무 숲을 지나 다른 숲길이 계속된다. 계속해서 오르막길이다.
한참을 오르다보니 시오름 정상에 도착했다.
사실 말이 정상이지 여기가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아무런 안내판이 없다.
이곳이 시오름 정상인지 아닌지는 한라산 정상이 보이냐 아니냐가 중요하다.
처음 출발할 때 설명해준 덕분에 이곳이 정상인지 알았다.
시오름 정상은 사방이 막혀있어 한라산 정상만 볼 수 있다.
이제부터는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
희한하게 산도 그렇고 숲길도 그렇고 내려갈 때는 사진을 많이 찍지 않게 된다.
아마 오를 때는 힘들어 쉴 때가 많으니 그때마다 찍게 되니 많이 찍게 되는 모양이다.
그래도 중간중간 일부러 쉬면서 물 한 모금 마시고 사진을 찍었다.
한참을 걷다 보니 저 멀리 데크가 보인다.
처음 안내 받을 때 데크가 보이면 그대로 내려오기만 하면 된다고 들었다.
이 데크 길이 3.8km나 이어지니 등산화에 아웃도어 복장이 아닌 가볍게 운동화를 신고 편한 복장으로 와도 되고 유모차를 끌고 와도 좋아 보인다.
서귀포 치유의 숲은 중간중간 쉴 곳을 잘 만들어 놨다.
다양한 종류의 숲길이 있어 심심하지 않고 걷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제주도 방언으로 쓴 안내판이 정말 재미있다.
"촞아와 줭 고맙수다. 놀멍 쉬멍 조미진일 멩글앙 갑서"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놀면서 쉬면서 재미있는 일 만들고 가십시오"라는 뜻이다.
그 위에 버스 전용을 "버스만 세와 줍서양"이라고 표현한 것이 재미있다.
이렇게 오늘을 마무리했다.
3시에 주차장에 도착했고, 3시 반에 숙소로 왔다.
언제나 그렇듯이, 내일 걱정은 내일 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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