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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한달살기 특집] 10일차 - 다랑쉬 마을, 다랑쉬굴, 다랑쉬 오름, 비자림, 사려니숲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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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한달살기 프로젝트

 

무모한 도전을 시작한다.

회사를 그만두고 이직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는 상태에서 제주도 한달살기를 결정했다.

일단 다 내려놓고 저질러 보자는 생각이다.

일정은 2025년 6/25 ~ 7/24 이다.

 

내 청춘의 아름다운 한 페이지를 기록하기로 한다.

다랑쉬오름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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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차 주요 내용

 

2025년 7월 4일 금요일

 

제주도 한달살기를 시작한지 벌써 10일차다.

 

1/3이 지났다는 얘기다.

 

어떻게 시간이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빠르게 지나갔다.

 

원래는 조용히 독서하고 사색하며 지낼 생각으로 왔는데, 제주도의 자연에 푹 빠져 살았다.

 

특히 제주도의 숲길의 매력에 완전히 매료됐다.

 

그렇게 돌아다니다 보니 아침마다 조깅을 할 필요가 없어졌고, 독서는 할 시간이 없다.

 

그래도 하루에 몇 장이라도 보려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어제 잠들기 전에 내일 어디에 갈지 잠시 고민을 해봤다.

 

제주도 한달살기를 위해 숙소를 알아볼 때 최종 후보지가 두 곳이었고, 지금 묵고 있는 서귀포의 라임오렌지빌로 결정하면서 탈락한 곳이 바로 비자림 근처 숙소였다.

 

그래서 비자림에 가기로 결정하고 지도를 확인해보니 근처에 다랑쉬오름, 잃어버린 마을 다랑쉬 마을, 다랑쉬굴이 보였다.

 

6일차였던 월요일에 잃어버린 마을 곤을동에 다녀왔다고 이제 '잃어버린 마을'이라는 문구만 봐도 어떤 곳인지 알겠다.

 

그래서 비자림에 가는 길에 다랑쉬를 들리기로 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사려니숲길을 둘러보기로 했다.

 

갈 곳이 정해지니 피곤해서 일찍 잠들었다.

 

 

잃어버린 마을 다랑쉬 마을, 다랑쉬굴

 

새벽 4시에 잠깐 깼다가 다시 잠들었다.

 

3년이 넘은 루틴이다. 일어나려고 일어난 것이 아니라 그냥 깬다.

 

운이 좋으면 다시 잠들지만, 거의 대부분 다시 잠들지 못한다. 그런데 오늘은 운이 좋았다.

 

아침 6시 반에 일어나 서둘러 준비했다.

 

삶은 달걀과 방울 토마토로 간단히 아침을 챙겨 먹은 뒤 7시 반에 출발했고 8시에 다랑쉬 마을에 도착했다.

 

잃어버린 마을 다랑쉬 마을

 

다랑쉬는 다랑쉬 오름의 분화구가 달처럼 둥글하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1948년 4.3 학살 때 이 마을은 10여 가구에 40여명이 살고 있었고,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폐가가 된 것은 피할 수 없었다고 한다.

 

잠시 서서 고초를 겪으신 마을 주민들께 묵념을 드렸다.

 

그리고 바로 인근에 있는 다랑쉬굴로 향했다.

 

다랑쉬굴은 주차장이 있으니 차를 타고 가도 되지만, 나는 먼 거리도 아니고 경건한 마음으로 걸어갔다.

 

다랑쉬굴 가는 길

 

500미터 정도 걸으니 주차장과 유적지에 도착했다.

 

다랑쉬굴 유적지

 

사실 이곳은 제주 4.3 평화 기념관에서 정보를 미리 접해 알고 있었다.

 

알고 나면 더욱 치가 떨리고 화가 나는 사건이다.

 

다랑쉬굴 유적지

 

1948년 12월 18일 학살을 피해 다랑쉬굴에 숨어있던 사람들을 발견하고 토벌대가 동굴 안에 수류탄을 던지고 총을 쏴도 나오지 않자 입구에 불을 피워 11명의 주민을 질식사시킨 사건이다. 동굴 밖에서는 이미 20여명을 학살한 이후에 벌어진 일이다.

 

더 황당한 것은 44년만인 1991년 12월에 유해가 발굴되었지만, 노태우 정부는 유가족들의 진상규명 요청을 거부하고 유해를 화장해서 바다에 뿌려버렸다고 한다.

 

정말 용서 못할 자들이다.

 

여기서도 잠시 서서 묵념을 했다.

 

제발 그곳에서는 평안하고 행복하게 사시길 빌고 또 빌었다.

 

그리고 그 동안 이런 역사를 모르고 산 것에 대해 죄송하다고 몇 번을 사과 드렸다.

 

 

다랑쉬오름

 

다시 차로 돌아와 근처에 있는 다랑쉬오름으로 향했다.

다랑쉬오름

 

주차장에 도착하지 내 차를 제외하고 두 대가 더 있었다.

 

다랑쉬오름
다랑쉬오름

 

다랑쉬오름의 정상은 해발 382m라고 한다.

 

탐방로는 메인인 오름탐방로가 1km, 분화구탐방로가 1.5km, 오름둘레길이 3.4km이다.

 

그 중에서 나는 오름탐방로와 분화구탐방로만 걷기로 했다.

 

아침 9시 20분에 오르기 시작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오름탐방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오르막길만 있다.

 

다랑쉬오름

 

오르면서 본 풍경이 정말 예술이었다.

 

다랑쉬오름에서 본 풍경

 

앞에 있는 오름은 아끈다랑쉬오름이다. '아끈'은 아마 '작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리고 멀리 어제 다녀온 성산일출봉과 우도가 보인다.

 

그리고 계속 올랐다.

 

다랑쉬오름

 

그렇게 30분간 오르니 정상에 도착했다. 너무 힘들어서 온 몸이 땀에 젖었는데 분화구를 보니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다랑쉬오름 분화구

 

나무에 가려져 분화구를 자세히 볼 수 없었지만 주변 풍경이 또 예술이다.

 

다랑쉬오름에서 본 풍경

 

정상에 올랐으니 분화구 주변을 돌 수 있는 둘레길을 걷기 시작했다.

 

잠시 걸으니 정상에서 본 분화구보다 더 잘 보이는 곳이 따로 있었다.

다랑쉬오름 분화구

 

둘레길을 걸으면 분화구가 점점 더 선명하게 잘 보인다.

다랑쉬오름 분화구
다랑쉬오름 분화구
다랑쉬오름 분화구
다랑쉬오름 분화구

 

제주도에 와서 봤던 모든 여행지들을 통틀어 다랑쉬오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다 좋았지만 다랑쉬오름만큼 난생 처음 보는 곳에서 느낀 경외감은 어디서도 느껴보지 못했다.

 

한참을 분화구 주변을 서성이다가 하산했다.

 

다랑쉬오름

 

다랑쉬오름은 올라갈 때 30분, 분화구탐방로 1시간, 하산은 20분 걸렸다.

 

물론 분화구 주변에서 한참 동안 사진 찍고 바라보느라 머물렀던 시간이 대부분이어서 마음만 먹으면 내 걸음으로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을 것 같다.

 

 

비자림

 

다랑쉬오름에서 10분 거리에 비자림이 있다.

 

잠시 쉬다가 곧바로 출발했다.

 

비자림

 

비자림은 주차는 무료지만 탐방을 하기 위해서는 성인 기준 3천원을 내야 한다.

 

결재하고 걷기 시작하자마자 뭔가 심상치 않은 나무들이 보인다.

 

비자림

 

나무의 종류는 비자나무라고 하는데 '비자'는 'bizzare'와 발음이 유사해서 혹시 영어인가 궁금했다.

 

정확한 어원은 모르겠지만, bizzare가 '기괴한'이라는 의미여서 이 나무에 딱 어울리는 표현인 것은 분명하다.

 

걷는 내내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의 영화 세트장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다.

 

비자림

 

비자림

 

비자림

 

비자림은 A코스와 B코스가 있는데 둘 다 다 돌아도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걷는 내내 독특한 감성의 숲길이라 나름 매력이 있었다. 

 

코스의 난이도는 최하여서 누구나 간편한 복장과 운동화로도 즐길 수 있다.

 

탐방을 끝내고 나는 주차장에 앉아서 싸가지고 갔던 사과, 삶은 달걀, 방울 토마토로 점심을 해결했다.

 

 

사려니숲길

 

비자림 탐방을 끝내고 나는 사려니숲길로 향했다.

 

비자림에서 사려니숲길은 한시간 거리다.

 

솔직히 사려니숲길은 어디로 가야 하나 헷갈리게 해놨다.

 

내가 가서 완벽하게 정리해왔다.

 

사려니숲길

 

사려니숲길 약도

 

처음가는 사람들은 헤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나는 지도에서 D에서 출발해서 A까지 총 10.6km를 걸었다.

 

정확히 A 위치는 제주시이고 도로명이 '사려니로'이고, D 위치는 서귀포시고 도로명이 '남조로'이다.

 

중간쯤 꺾이는 곳이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경계다.

 

차를 가져간다면 D에 있는 남조로 사려니숲 입구로 가야 한다. 주차장은 여기에만 있다.

 

나중에 보겠지만 제주시쪽 입구인 A 위치에는 주차장이 없고 예쁜 숲으로 둘러싸인 도로만 있다.

 

나는 차를 D에 세우고, A까지 걸어간 뒤, A에서 D까지 버스 232번을 타고 갔다.

 

사려니숲길은 주차도 무료, 입장도 무료다.

 

남조로 사려니숲길 입구

 

입구에 '무장애숲길'이 별도로 있어 가족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코스가 있다. 

 

데크로 되어 있고 잠시만 걸을 수 있어 말 그대로 산책을 즐기기 좋다.

 

하지만 나는 다음에 사람 없을 때 오기로 하고 정공법을 택했다.

 

원래는 중간쯤 걷다가 돌아와도 10km 정도 되니 그렇게 하려고 했지만, 끝은 어떤 곳인지 궁금해서 버스를 타기로 하고 끝까지 걸었다.

 

평일인데도 주차장은 자리가 없어 빽빽하고 무장애 숲길로 사람들이 몰리지만, 나처럼 중간길을 걷는 사람은 정말 별로 없었다.

 

총 2시간 좀 넘게 걸었는데 걸으며 마주치거나 내가 추월한 사람들은 모두 합쳐도 1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사려니숲길은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가장 많다고 한다.

 

말이 길었는데 사진들로 내가 느낀 감정들을 대신한다.

 

사려니숲길
사려니숲길
사려니숲길
사려니숲길
사려니숲길

 

숲길의 난이도는 최하이지만, 길이가 길어 시간이 오래 걸린다.

 

나는 이미 숲길을 많이 걸어 온 상황이라 빠른 걸음으로 걸어 2시간만에 금방 나왔지만, 천천히 제대로 즐기려면 4~5시간은 족히 걸릴 것 같다.

 

높이가 30m 가량 되는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어 시원시원하고 웅장한 맛이 있다.

 

사려니숲길은 아기자기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숲이 아니다.

 

멋있고 웅장한 느낌이다.

 

걷다가 노루도 만났다.

 

사려니숲길에서 본 노루

 

서귀포 치유의 숲에서 만난 산림치유사님의 얘기로는 제주도에는 고라니가 없다고 한다.

 

숲길에서 만나면 노루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던 말이 기억났다.

 

내가 길을 걷는데 노루 한마리가 길을 건넜다.

 

내가 가까이 가니 금방 도망가버렸다.

 

 

 

 

그렇게 열심히 걷고 나니 제주시 사려니로 방향의 입구로 나왔다.

 

나오고 나니 엄청난 규모의 숲이 또 기다리고 있어 버스를 기다리며 한참동안 사진을 찍어댔다.

 

사려니숲길

 

입구 바로 옆에 버스정류장이 있다.

 

사려니숲길의 버스정류장

 

카카오맵에서는 9개 정류장을 12분만 가면 내가 출발했던 입구로 간다고 한다.

 

느긋하게 기다렸다가 버스타고 차로 가서 숙소로 잘 돌아왔다.

 


 

오늘의 발견은 다랑쉬오름이었고, 비자림과 사려니숲길은 역시 제주도의 숲길 목록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품 숲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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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19.62km에 25,054보를 걸었다.

 

너무 피곤해서 금방 잠들것 같다.

 

언제나 그렇듯이, 내일 걱정은 내일 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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