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한 도전을 시작한다.
회사를 그만두고 이직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는 상태에서 제주도 한달살기를 결정했다.
일단 다 내려놓고 저질러 보자는 생각이다.
일정은 2025년 6/25 ~ 7/24 이다.
내 청춘의 아름다운 한 페이지를 기록하기로 한다.
2025년 7월 9일 수요일
제주도 한달살기가 벌써 15일차다.
오늘이 딱 절반이다.
열심히 힐링하며 지내고 있지만 시간이 너무 빠르다.
한달로는 부족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시간이 부족한만큼 더 열심히 시간을 쪼개서 지내면 된다.
오늘은 어제 한라산 등반의 여파로 정말 푹 잤다.
어제 저녁에는 훈제 닭다리와 함께 소주 한 잔 하고 8시부터 잤다.
새벽 4시에 잠깐 깨서 화장실에 다녀와서 다시 잠들어 6시 반에 일어났다.
일어나니 종아리에 알이 배겼다. 어제 한라산이 힘들긴 힘들었던 모양이다.
제주도에 온지 15일만에 처음으로 날씨가 흐리다.
한라산 쪽은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어제 다녀오길 정말 잘했다.
오랜만에 아침에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다.
삶은 달걀과 방울토마토로 가볍게 아침을 먹으며 오늘 목적지를 찾아봤다.
그러다가 사려니숲길 바로 옆에 있는 붉은오름 자연휴양림이 눈에 띄었다.
그래, 오늘은 여기다.
바로 준비해서 아침 9시에 출발했고, 9시 반에 도착했다.
이곳은 사전에 예약하고 야영을 할 수 있는 곳이어서 도착하니 이미 주차장에 차들이 많았다.
나처럼 산책을 온 일반인들은 매표소에서 입장료 1,000원, 주차료 2,000원을 내면 된다.
매표를 하고 약도 앞에 서서 경로를 미리 계획했다.
붉은오름 자연휴양림은 생각보다 꽤 큰 편이었는데, 이왕 온 거 다 돌아보기로 했다.
경로는 삼나무 데크 - 상잣성 숲길 - 붉은오름 정상 등반로 - 다시 상잣성 숲길 - 해맞이 숲길 - 다시 상잣성 숲길 - 무장애 나눔 숲길로 한바퀴 크게 돌기로 결정했다.
숲길을 걷기 시작하자마자 멋진 삼나무들이 반겨준다.
자연휴양림 전체에 안개가 끼어 있어 맑은 날에 오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그야말로 운치가 있어 좋다.
사실 오늘 날씨를 보고 오름의 정상에 가도 전경 구경은 이미 포기했다.
오늘은 전적으로 어제 한라산 등반으로 지친 몸을 풀어주기 위해 왔으므로 숲길 자체에 집중하기로 했다.
삼나무 데크 길 옆으로 붉은오름 정상 등반길 입구가 있다.
등반로에 들어서자마자 삼나무 숲길이 또 나온다.
그리고나서 본격적으로 계단과 함께 오르막길이 나온다.
오르막길은 약 30분 정도 계속되는데, 어제 한라산 등반으로 인해 종아리와 허벅지에 알이 배겨 오를 때마다 통증이 느껴져 힘들었다.
그렇게 한참 오르니 붉은오름 전망대가 나왔다.
날이 흐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맑은 날에는 전경이 좋은 모양이다.
어쨌든 이미 포기한 전경이므로 아쉽지도 않았고, 나는 숲의 냄새도 맡고 이따금씩 내리는 빗소리도 들으며 계속해서 숲길을 걸었다.
휴양림이 안개로 덮이니 전설의 고향에서나 나올 법한 으스스함도 있었고, 동시에 동양화처럼 운치가 느껴졌다.
내리막길을 금방 내려오니 삼나무 숲길이 다시 나오고 원래 출발한 곳에 도착했다.
붉은오름 정상 등반로에서 내려와 다시 상잣성 숲길을 걸었다.
상잣성 숲길은 전형적인 숲길 그 자체다. 경사도 거의 없는 평지다.
난이도가 비자림만큼이나 최하라서 누구나 숲을 느끼며 걷기에 너무 좋다.
야영을 와서 나처럼 숲길을 걷는 사람이 없는지 오늘 숲길을 걸으며 마주친 사람은 단 세 명 뿐이었다.
상잣성 숲길을 걸으며 기분이 너무 좋았는데, 금방 해맞이 숲길 입구가 나온다.
해맞이 숲길도 삼나무들이 가장 먼저 반겨준다.
아무도 없어서 마음놓고 셀카 놀이를 했다.
해맞이 숲길은 전체 길이가 6.7km이다. 붉은오름 자연휴양림의 숲길 중 가장 길다.
길이도 길이지만, 난이도가 휴양림에서 가장 높다.
그래봐야 중간 정도지만 어쨌든 계단과 오르막이 나오다가 또 내리막길이 나오면서 경사의 변화가 좀 심한 편이다.
한참을 걸으니 말찻오름 입구가 나온다.
말이 오름이지 분화구도 없어 그냥 언덕 정도의 느낌이다.
말찻오름 정상에 전망대가 있는데, 이곳이 전망대인지 못 알아보고 그냥 지나쳤다.
안개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질 않으니 계단 때문에 힘들어 나도 모르게 지나갔나보다.
오늘은 그게 중요하지 않았으므로 나는 아주 약한 안개비를 맞으며 계속 걸었다.
서울은 계속되는 폭염과 열대야로 고생들이라던데, 여기는 반대로 흐린 덕분에 숲길을 걷기에 딱 좋다.
이제 좀 힘이 든다는 생각이 들 때쯤 다시 삼나무 숲이 나왔다. 그렇다는 것은 거의 끝나간다는 뜻이다.
드디어 해맞이 숲길이 끝났다.
6.7km의 길이에 경사의 변화가 좀 있어서 해맞이 숲길만 2시간 정도 걸었던 것 같다.
해맞이 숲길이 끝나고 다시 상잣성 숲길로 돌아왔다.
이 길은 왠지 기분이 참 좋은 길이다.
기분 좋게 걷다가 붉은오름 정상 등반로에서 힘들었다가 다시 상잣성 숲길로 돌아오고, 또 기분 좋게 걷다가 해맞이 숲길을 2시간 걸으며 힘들 때쯤 또 상잣성 숲길로 돌아온다.
상잣성 숲길로 돌아오자마자 사슴 한마리가 길을 막고 있다.
뿔까지 있는 숫놈이라 혹시 달려들면 어쩌나 걱정하며 조금씩 앞으로 가니 숲으로 뛰어 금세 사라졌다.
숲길을 걸으니 별 경험을 다 한다.
제주도가 얼마나 청정 지역인지 이런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 번 사려니 숲길을 걸을 때도 노루를 마주쳤었는데 오늘은 사슴이다.
다시 숲길을 걷는데 옆에는 야영장이 있고 삼나무 숲이 다시 나온다.
걷다 보니 옆으로 뻥 뚫린 풍경이 보이는데 안개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맑은 날 보면 풍경이 정말 예술일 것 같은 곳이다.
아주 희미하게 나무 한그루가 실루엣만 보인다.
상잣성 숲길이 끝나고 무장애 나눔 숲길로 이어진다.
사려니 숲길도 그렇고 서귀포 치유의 숲도 그렇고 유명한 숲길에는 '무장애 나눔 숲길'이 있다.
아마도 장애인들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숲길이라는 의미인 것 같다.
길은 모두 데크로 만들어져 있어서 휠체어나 유모차를 끌고 와도 전혀 지장이 없도록 잘 갖춰져 있다.
이 길도 은근히 기분이 좋다. 경사도 없고 경치도 좋다.
무장애 나눔 숲길은 짧아서 금방 끝났다.
모든 숲길 탐방을 마치고 맨 처음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왔다.
입구에서 인증샷을 남겼다.
아침 9시 반에 출발해서 오후 1시 40분쯤 도착했으니 4시간 가량 걸렸다.
아침을 간단히 먹었지만 배가 고파서 주차장에 앉아 가지고 간 사과, 삶은 달걀, 방울토마토를 허겁지겁 먹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내일 걱정은 내일 하기로 한다.
[제주도 한달살기 특집] 1일차 - 김포공항, 제주공항, 서귀포 라임오렌지빌
[제주도 한달살기 특집] 1일차 - 김포공항, 제주공항, 서귀포 라임오렌지빌
제주도 한달살기 프로젝트 무모한 도전을 시작한다.회사를 그만두고 이직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는 상태에서 제주도 한달살기를 결정했다.일단 다 내려놓고 저질러 보자는 생각이
studyingengineer.tistory.com
[제주도 한달살기 특집] 2일차 - 모슬포 (운진항), 마라도, 무한도전 짜장면집
[제주도 한달살기 특집] 2일차 - 모슬포 (운진항), 마라도, 무한도전 짜장면집
제주도 한살살기 프로젝트 무모한 도전을 시작한다.회사를 그만두고 이직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는 상태에서 제주도 한달살기를 결정했다.일단 다 내려놓고 저질러 보자는 생각이
studyingengineer.tistory.com
[제주도 한달살기 특집] 3일차 - 제주 올레길 6코스, 7코스
[제주도 한달살기 특집] 3일차 - 제주 올레길 6코스, 7코스
제주도 한달살기 프로젝트 무모한 도전을 시작한다.회사를 그만두고 이직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는 상태에서 제주도 한달살기를 결정했다.일단 다 내려놓고 저질러 보자는 생각이
studyingengineer.tistory.com
[제주도 한달살기 특집] 4일차 - 머체왓 숲길, 더클리프, 네거리식당, 서귀포 매일올레시장
[제주도 한달살기 특집] 4일차 - 머체왓 숲길, 더클리프, 네거리식당, 서귀포 매일올레시장
제주도 한달살기 프로젝트 무모한 도전을 시작한다.회사를 그만두고 이직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는 상태에서 제주도 한달살기를 결정했다.일단 다 내려놓고 저질러 보자는 생각이
studyingengineer.tistory.com
[제주도 한달살기 특집] 5일차 - 서귀포 치유의 숲 (사전답사), 솔오름전망대, 돈내코 유원지, 소낭머리, 정방폭포 4.3 학살터
[제주도 한달살기 특집] 5일차 - 서귀포 치유의 숲 (사전답사), 솔오름전망대, 돈내코 유원지, 소
제주도 한달살기 프로젝트 무모한 도전을 시작한다.회사를 그만두고 이직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는 상태에서 제주도 한달살기를 결정했다.일단 다 내려놓고 저질러 보자는 생각이
studyingengineer.tistory.com
[제주도 한달살기 특집] 6일차 - 잃어버린 마을 곤을동, 주정공장수용소 4.3 역사관, 제주 4.3 평화공원 & 평화기념관, 세월호 제주 기억관
[제주도 한달살기 특집] 6일차 - 잃어버린 마을 곤을동, 주정공장수용소 4.3 역사관, 제주 4.3 평화
제주도 한달살기 프로젝트 무모한 도전을 시작한다.회사를 그만두고 이직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는 상태에서 제주도 한달살기를 결정했다.일단 다 내려놓고 저질러 보자는 생각이
studyingengineer.tistory.com
[제주도 한달살기 특집] 7일차 - 제주 올레길 5코스 & 6코스, 쇠소깍
[제주도 한달살기 특집] 7일차 - 제주 올레길 5코스 & 6코스, 쇠소깍
제주도 한달살기 프로젝트 무모한 도전을 시작한다.회사를 그만두고 이직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는 상태에서 제주도 한달살기를 결정했다.일단 다 내려놓고 저질러 보자는 생각이
studyingengineer.tistory.com
[제주도 한달살기 특집] 8일차 - 성산일출봉, 섭지코지, 우도 & 비양도
[제주도 한달살기 특집] 8일차 - 성산일출봉, 섭지코지, 우도 & 비양도
제주도 한달살기 프로젝트 무모한 도전을 시작한다.회사를 그만두고 이직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는 상태에서 제주도 한달살기를 결정했다.일단 다 내려놓고 저질러 보자는 생각이
studyingengineer.tistory.com
[제주도 한달살기 특집] 9일차 - 서귀포 치유의 숲
제주도 한달살기 프로젝트 무모한 도전을 시작한다.회사를 그만두고 이직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는 상태에서 제주도 한달살기를 결정했다.일단 다 내려놓고 저질러 보자는 생각이
studyingengineer.tistory.com
[제주도 한달살기 특집] 10일차 - 다랑쉬 마을, 다랑쉬굴, 다랑쉬 오름, 비자림, 사려니숲길
[제주도 한달살기 특집] 10일차 - 다랑쉬 마을, 다랑쉬굴, 다랑쉬 오름, 비자림, 사려니숲길
제주도 한달살기 프로젝트 무모한 도전을 시작한다.회사를 그만두고 이직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는 상태에서 제주도 한달살기를 결정했다.일단 다 내려놓고 저질러 보자는 생각이
studyingengineer.tistory.com
[제주도 한달살기 특집] 11일차 - 한강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답사(踏査) 기행 (표선 도서관, 표선 해수욕장, 표선 초등학교, 잃어버린 마을 새가름)
[제주도 한달살기 특집] 11일차 - 한강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답사(踏査) 기행 (표선 도서관, 표
제주도 한달살기 프로젝트 무모한 도전을 시작한다.회사를 그만두고 이직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는 상태에서 제주도 한달살기를 결정했다.일단 다 내려놓고 저질러 보자는 생각이
studyingengineer.tistory.com
[제주도 한달살기 특집] 12일차 - 추억의숲길, 고살리숲길
[제주도 한달살기 특집] 12일차 - 추억의숲길, 고살리숲길
제주도 한달살기 프로젝트 무모한 도전을 시작한다.회사를 그만두고 이직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는 상태에서 제주도 한달살기를 결정했다.일단 다 내려놓고 저질러 보자는 생각이
studyingengineer.tistory.com
[제주도 한달살기 특집] 13일차 - 송악산 둘레길, 산방산, 제주 올레길 10코스
[제주도 한달살기 특집] 13일차 - 송악산 둘레길, 산방산, 제주 올레길 10코스
제주도 한달살기 프로젝트 무모한 도전을 시작한다.회사를 그만두고 이직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는 상태에서 제주도 한달살기를 결정했다.일단 다 내려놓고 저질러 보자는 생각이
studyingengineer.tistory.com
[제주도 한달살기 특집] 14일차 - 한라산 등반 (성판악 코스), 사라오름
[제주도 한달살기 특집] 14일차 - 한라산 등반 (성판악 코스), 사라오름
제주도 한달살기 프로젝트 무모한 도전을 시작한다.회사를 그만두고 이직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는 상태에서 제주도 한달살기를 결정했다.일단 다 내려놓고 저질러 보자는 생각이
studyingengineer.tistory.com
[제주도 한달살기 특집] 17일차 - 머체왓숲길, 서귀포매일올레시장 (3) | 2025.07.11 |
---|---|
[제주도 한달살기 특집] 16일차 - 비양도 (한림), 협재 해수욕장, 제주 올레길 14코스, 금등풍차해안, 신창풍차해안 일몰 (6) | 2025.07.10 |
[제주도 한달살기 특집] 14일차 - 한라산 등반 (성판악 코스), 사라오름 (6) | 2025.07.08 |
[제주도 한달살기 특집] 13일차 - 송악산 둘레길, 산방산, 제주 올레길 10코스 (5) | 2025.07.07 |
[제주도 한달살기 특집] 12일차 - 추억의숲길, 고살리숲길 (4) | 2025.07.06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