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한 도전을 시작한다.
회사를 그만두고 이직하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는 상태에서 제주도 한달살기를 결정했다.
일단 다 내려놓고 저질러 보자는 생각이다.
일정은 2025년 6/25 ~ 7/24 이다.
내 청춘의 아름다운 한 페이지를 기록하기로 한다.
2025년 7월 12일 토요일
제주도 한달살기가 벌써 18일째다.
이제 웬만한 곳들은 다 다녀봐서 마음은 편하고 모든 게 여유롭다.
시간이 지나면 분명 '좀 더 다녀볼 걸' 이라고 후회도 들겠지만, 지금 이순간 만큼은 충분히 만족스럽다.
새벽 5시 반에 일어나 책을 읽었다.
김영하 작가의 '단 한 번의 삶'이라는 산문이다.
난 김영하 작가를 좋아한다.
말도 유쾌하게 잘 하지만, 그의 글 솜씨에 자주 감탄한다.
김영하의 글은, 투박하면서 섬세하고, 거침 없으면서 절제한다.
내가 지향하는 바다.
마치 '검이불루 화이불치' 같은 글을 좋아한다.
나도 유쾌하지만 진지함을 잃지 않으며 균형을 잃지 않도록 글을 쓰고, 또 그렇게 살고 싶다.
오늘 제주도 날씨는 어제처럼 흐리고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많은 양의 비가 아니어서 그냥 맞아도 옷이 젖지 않을 정도의 비였다.
역시 제주도라서 바람이 강하게 불어 모자 끈을 꽉 묶고 다녀야 할 정도다.
하지만 숲 속으로 들어가니 나무들이 바람도 막아주고, 비도 가려줘서 편안하게 다닐 수 있었다.
걷는 건 나 혼자인데 혼자라는 느낌이 없다.
그게 숲길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며칠 전에 숙소에서 저녁 먹으면서 소주 한 잔을 마시고 얼큰해진 상태에서 가볼만한 곳들을 검색해봤다.
그러다 찾은 곳들 중 하나가 서귀포 자연휴양림이었다.
얼마 전에 갔던 붉은오름 자연휴양림은 난이도가 좀 높은 코스였는데, 이곳은 어떤지 궁금했다.
직접 경험해보기 위해 일부러 열심히 검색하지는 않았다.
아침 9시 개장시간에 맞추기 위해 숙소에서 8시 반에 출발해 9시 10분 정도에 도착했다.
차로 진입할 때 게이트에서 입장료 1,000원과 주차료 3,000원을 합쳐서 4,000원을 결재해야 한다.
그래서 매표소에 갈 필요가 없다.
주차장에는 내 차 말고 차가 딱 한대 밖에 없었다.
오늘도 혼자서 걷겠구나 생각했지만, 잘못된 생각이었다.
이곳은 자연휴양림이어서 숲속 곳곳에 차가 진입할 수 있고 야영을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숲길을 걸으며 많은 사람들을 마주쳤는데 대부분 야영객들인 것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다.
복장이 동네 뒷산 산책 나온 사람들 같았기 때문이다.
이곳이 인기있는 곳이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을 보며 깨달았다.
나중에 보니 이곳은 해발 700m에 위치하고 있고, 서귀포 시내와 온도가 10도 정도 차이가 난다고 한다.
오늘은 날씨까지 흐리니 느낌으로는 23도 정도 되는 것 같았다.
약도 앞에 한참을 서서 어디로 어떻게 걸을지 고민했다.
붉은오름 자연휴양림 때처럼 크게 한바퀴를 돌기로 했다.
숲길산책로 - 법정악전망대 - 숲길산책로 - 생태관찰로 - 혼디오몽 무장애나눔숲길로 결정했다.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숲길산책로는 차량순환로와 같이 간다.
그래서 숲길 옆에 항상 아스팔트 도로가 같이 가고, 가끔씩 차가 지나간다.
야영객들이 이용하는 도로인 모양이다.
숲길로 들어서자마자 완만한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이 길은 한라산 둘레길과 겹치는 곳인가 보다.
처음부터 바닥에 거적이 깔려있고 경사가 완만해서 걷기에 너무 편안하다.
나는 해발이 높은 곳에 있어 난이도가 좀 있을 줄 알았는데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숲길 옆에 평상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여기에 야영객들이 텐트를 칠 수 있는 모양이다.
걷다 보면 계단도 나오지만 계단의 경사마저도 완만하다.
걷기가 너무 편해서 나도 모르게 속도가 빨라졌다.
정말 잘 걸어진다. 직선 구간은 거의 없고 계속해서 숲길이 구불구불하다.
그래서 숲길 다워서 더 좋다.
출발한지 30분만에 법정악전망대로 가는 길을 만났다.
이 길은 처음부터 끝가지 데크로 만든 길이다.
전망대라서 계단도 있지만, 계단 마저도 경사가 완만해서 오르기 쉽다.
숲길이 데크로 되어 있으면 걷기는 정말 편한데 숲길로서 매력은 좀 떨어진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렇게 편한 숲길은 비자림에서 느껴봤던 것 같다.
전망대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너무 많아 비집고 들어가 잠깐 동안만 전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위의 가운데 사진을 보면 저 멀리 송악산과 산방산이 보인다.
날이 맑지 않아 더 자세히는 볼 수 없었다.
맑은 날에는 마라도까지 보일 것 같았다.
전망대에서 물 한모금과 에너지바를 먹고 금방 내려왔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다시 구불구불한 숲길산책로로 돌아왔다.
조금 더 걸으니 편백숲 야영장이 나온다.
이젠 편백나무 숲이 나오면 기분이 저절로 좋아진다.
그리고 이곳에 야영객들이 집중되어 있는 것을 보니 서귀포 자연휴양림 내에서 인기가 가장 좋은 곳인 것 같았다.
편백나무숲 야영장을 지나면 '유아숲 체험원'이 나온다.
편백나무숲 야영장보다 이곳에 사람들이 더 많았다.
아이들에게 숲을 체험하게 해주기 위해 다들 고생이 많다.
주차장이 꽉 차서 인근에 주차한 차들도 많았다.
숲길산책로는 여기에서 끝이 났다.
곧바로 생태관찰로로 이어진다.
생태관찰로 역시 데크길이다.
마치 무장애 숲길처럼 완만한 경사에 계단도 없이 데크만 주욱 이어진다.
데크길 바로 옆에 텐트로 야영을 하는 것이 아닌 펜션 같은 시설이 바로 옆에 붙어 있다.
생태관찰로는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주차장 반대편에 위치하고 있는 무장애숲길로 향했다.
이름이 '혼디오몽'인데, '혼디오몽'은 제주 방언으로 '함께, 같이'를 뜻하는 '혼디'와 '움직임'을 뜻하는 '오몽'이 합쳐진 말로, '함께 움직인다', '더불어 함께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다른 숲길들에서도 많이 경험해봤지만, 무장애 숲길은 정말 아무런 부담없이 숲을 느끼며 그냥 걷기만 하면 된다.
저기 벤치에 앉아서 잠시 쉬면서 물 한모금과 에너지바를 먹었다.
무장애 숲길은 짧아서 금방 돌 수 있다.
벤치에 앉아서 쉰 시간까지 다 합쳐도 2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오늘도 어제처럼 문안한 코스였다.
다 걷고 보니 약 7km를 걸었고, 시간은 2시간 10분 정도 걸렸다.
몸이 피곤하고 곳곳에 알이 배겨서 숙소로 일찍 돌아가 책 읽으며 쉬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내일 걱정은 내일 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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